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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어지는 1호 태풍 네파탁의 발생, 2016년 태풍 전망 및 고찰

MaGon 2016. 6. 15. 17:31



2016년 6월 15일 정오 무렵의 북서태평양 위성 영상. 저위도 해역에 이렇다 할 대류 활동이 없다.



올해 첫번째 태풍, "1호 태풍 네파탁"의 발생이 이례적으로 늦다. 태풍 통계가 공식적으로 시작된 1951년 이래 지금 시점(6월 15일)까지 단 한개의 태풍도 발생하지 않은 연도는 올해를 포함해 4차례 밖에 없다. 2016년은 이 부문 4위에 해당한다. 게다가 현재로서는 가까운 시일 내 태풍이 발생할 낌새조차 딱히 보이지 않는 만큼 이 기록이 계속해서 경신될 가능성이 높다. 첫 태풍 발생이 가장 늦었던 연도는 1998년으로, 7월 9일이 되어서야 1호 태풍이 발생했다.







2016년 태풍의 발생이 이처럼 더딘 원인은 북서태평양의 기압계 변화에 있다. 작년 위세를 떨친 이른바 "슈퍼 엘니뇨"가 올해 봄 종식된 후 새로이 "라니냐" 전조 현상이 나타나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권이 작년에 비해 서쪽으로 옮겨온 것이다. 이로 인해 고기압의 세력권이 북서태평양 저위도 거의 전 해역에 걸쳐 형성된 채 고착화되었고, 태풍의 씨앗인 열대요란조차도 쉽사리 발생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는 첨부한 500hPa 일기도(15일 오전 9시)에서도 확인된다.







다만 늦은 태풍의 원인이 라니냐에 따른 북태평양 고기압의 변화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단순히 고기압의 세력권이 서편화된 것 뿐이라면 고기압의 주력으로부터 비교적 멀리 떨어진 필리핀 인근 혹은 남중국해에서라도 태풍이 발생하면 될 일이기 때문. 그러나 올해 상반기의 경우는 북인도양 벵골만 일대의 이례적 고온으로 인한 상승류가 필리핀 및 남중국해의 하강류를 촉진하면서 이 일대 대류 활동을 억제하고 있다. 즉, 태풍 발생이 이렇게까지 늦고 있는 것은 라니냐의 전조와 북인도양 벵골만 일대 고온이 조화된 결과라 할 수 있다. 2010년에도 라니냐와 벵골만 일대의 고온이 겹쳐 상반기 동안 단 1개의 태풍만이 발생했었다.


그렇다면 언제쯤 1호 태풍 네파탁의 발생을 볼 수 있을까? 현재 북서태평양의 열대저기압 활동이 극도로 침체된 상황이지만, 이는 계절이 변화함에 따라 자연히 해소될 전망이다. 한여름에 접어들수록 아열대 고기압의 세력권이 보다 더 북쪽으로 옮겨질 것인데, 고기압이 물러간 자리(저위도 해역)에는 대류가 활성화되면서 열대저기압 활동이 다시 활기를 찾게 된다. 아무리 늦어도 7월 중에는 태풍이 발생할 것이다.


태풍이 한반도 일대에 접근하는 시기는 보통 "6월 말부터 10월 초 사이"이므로, 대한민국의 태풍 시즌은 이제 시작이나 다름없다. 올해 첫 태풍 네파탁이 한반도를 향해 북상할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따라서 앞으로 발생할 태풍의 동향을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