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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의 태풍 경로 예상은 얼마나 정확할까?

MaGon 2017. 8. 16. 14:58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는 미 해군과 공군이 공동 운영하는 태풍 및 열대저기압 예보 기관이다. 1959년 미국령 괌 섬에서 최초 설립되었으며, 현재는 하와이 진주만에 본부를 두고 있다. 열대저기압 관련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공신력을 갖는 기관으로서, 북서태평양의 태풍은 물론 인도양이나 남태평양의 열대성 사이클론(CYCLONE)에 대해서도 예보를 실시한다. 만일 해외 여행 시 열대저기압의 동향이 궁금하다면 이 기관의 정보만으로도 대부분 해결되는 셈이다.


당연히 북서태평양에서도 지역특별기상센터(RSMC) 업무를 담당하는 일본 기상청(JMA)과 더불어 국제적인 신뢰를 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곳의 태풍 정보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그렇다면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의 태풍 경로 정확도는 얼마나 될까? 최근 우리나라 기상청의 강수 예측 등이 연일 빗나가면서 불신이 깊어졌기 때문에 태풍 관련 예보에도 부정적인 시선이 늘어났다.


하지만 태풍 예보는 별개로 볼 필요가 있으며, 대한민국 기상청과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의 태풍 경로 예상은 정확도(진로 오차)에서 별 차이가 없다. 2016년만 해도 120시간 예상 진로를 기준으로 대한민국 KMA 405km, 미국 JTWC 422km의 진로 오차를 기록함에 따라 KMA가 오히려 근소한 우위에 있었다. 120시간 예보는 태풍의 전반적인 경로를 예상하는 것으로서, 진로 변동시 가장 체감이 크게 느껴지는 예보다.


미국 JTWC의 태풍 예보 정확도는 2013년까지만 보면 확실히 최고 수준이었지만, 최근 몇년 동안 대한민국의 태풍 예보 정확도가 급격히 향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첨부한 2010년부터의 대한민국 기상청/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일본 기상청의 120시간 진로 예보 오차를 참조하면 된다.(자료=각 기관 연간보고서)





2012년 8월 28일 태풍 볼라벤의 모습. 볼라벤의 중심은 서해 먼 바다를 통과했지만 당시 대한민국 기상청은 태풍이 해안선에 바짝 붙어 북상 중이라는 잘못된 정보를 발표했다.



다만 통계에는 맹점도 존재하기 마련이다. 대한민국 기상청의 평균적인 태풍 예보 성적은 전술했다시피 준수하게 평가되나, 정작 한반도로 북상했던 태풍들에 대해서는 정확도가 그다지 높지 못했다.


대표적인 사례들을 예로 들면 2010년 수도권을 강타한 '태풍 곤파스'의 경우 72시간 기준 예상 경로가 무려 900km 이상 벗어나기도(다시 말하지만 이 900km는 '72시간' 진로 오차다) 했으며, 2012년 볼라벤 내습 때는 빗나간 예상 경로와 더불어 진로 조작 논란에까지 휩싸이면서 한바탕 곤혹을 치렀다. 2015년 찬홈의 경우 진로 예측 실패는 물론 크기 해석에서도 문제가 지적됐고, 바로 얼마 전인 8월 초 '5호 태풍 노루' 북상 당시에도 각국 예보 기관 중 가장 늦게까지 잘못된 경로(대한해협 통과)를 고수한 바 있다.





2010년 곤파스와 2015년 찬홈에 대한 동시각의 JTWC·KMA 예상 경로 비교. 두 태풍은 모두 한반도 서해안에 상륙했다.



반면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는 위에서 예시로 든 태풍들을 포함해 한반도 인근으로 북상하는 다수의 태풍들에 대해서 상당히 정확한 예보를 수행했다. 주요 포털 등에서는 '우리나라 기상청은 못 믿겠으니 미국의 예보만을 참고하겠다'와 같은 의견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이는 평균적인 통계로 미루어 잘못된 편견일 수 있겠지만 대한민국 영향 태풍으로 한정하면 합리적인 판단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예보에 있어서 100% 완벽은 없으므로, 어떤 상황이든 간에 맹신은 좋지 않다. 비록 몇몇 임팩트 큰 사례들로 인해 국내에서는 대한민국 기상청의 태풍 관련 '체감 정확도'가 낮게 여겨지고 있긴 하지만, 태풍 예보 수준이 향상된 것도 엄연한 사실인 만큼 이는 극복될 것으로 생각된다. 결국, 기상청과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 등의 예보를 모두 참고하는 것이 최선이라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