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시 정보/2017

초대형 태풍 란 이례적인 일본 도쿄 직격, 대한민국에도 직접 영향

MaGon 2017. 10. 22. 17:54





21호 태풍 란(LAN)은 10월 22일 오후 4시 현재, 일본 도쿄 남서쪽 약 800km 부근 해상까지 북상했다. 란은 역사에 남을만한 초대형 태풍으로서, 최성기 시에는 중심기압 925hPa / 1분 최대풍속 135KT(70m/s)라는 '슈퍼 태풍'에 해당하는 세력과 함께 그 영향 범위가 직경 약 2000km(일본 기상청 분석)에 이르렀다. 북서태평양 태풍 관측 역사상 6번째로 거대한 태풍으로 기록되었다.


최성기 당시(10월 21일) 태풍 란의 위성 영상을 보면, 뚜렷한 태풍의 눈과 함께 동반된 구름대가 서쪽으로는 대만, 동쪽으로는 미국 괌 섬 서해상까지 미치는 모습이다. 또한 이때부터 이미 북쪽에 형성된 수렴대가 일본 본토 전역을 덮고 있었다.







전술했다시피 이 태풍은 좀처럼 보기 드문 초대형 태풍이다. 최근에는 악화된 상층 환경으로 인해 기세가 조금 꺾여 중심기압 945hPa로 약해졌지만, 크기는 아직 변함이 없다. 첨부한 이미지를 보듯 태풍의 강풍역(노란선)이 일본은 물론 대한민국 중부 지방에까지 걸쳐 있다. 현재 대한민국 곳곳에 매우 강한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은 21호 태풍 란의 직접적인 영향인 셈이다. 울산 해안가에서는 최대순간풍속 29.8m/s의 강풍이 관측되었다.


그러나 대한민국 기상청(KMA)은 강풍 특보만 발령했을 뿐 태풍 란의 직접적인 영향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지난 8월 '5호 태풍 노루'의 경우 대한민국에 거의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했음에도 한반도 영향 태풍으로 분류되었던 것을 생각하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처사다. 요 몇년 KMA의 태풍 크기 분석은 고질병 수준으로 심각한 과소 평가 경향에 있으며, 현재의 태풍 란도 KMA 기준으로는 '중형 태풍'에 불과하다. 이는 차후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다.







주요 수치 모델이 예측한 21호 태풍 란의 예상 경로는 일본 시즈오카~카나가와 현 상륙으로 좁혀졌다. 내일(10월 23일) 새벽 중으로 해당 지역에 상륙한 뒤, 도쿄가 포함된 수도권 관동 지방 일대를 관통할 것으로 보인다. 태풍 상륙이 잦은 일본이라지만 이 같은 10월 하순 상륙은 유례를 찾기 힘들다. 만일 이 태풍이 예상대로 일본에 상륙할 경우, 10월 28일에 상륙했던 1967년 34호 태풍에 뒤이어 일본 관측 사상 3번째로 늦은 상륙 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겨울로의 계절 변화가 한창 진행되는 10월 하순에 때늦은 태풍이 일본에 상륙하는 것은, 북태평양 고기압이 평년 이맘때보다 북쪽에 자리 잡은 가운데 태풍 란이 역사적인 '초대형 슈퍼 태풍'으로 발전하면서 베타 효과(태풍의 자체적인 북상)가 증대되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열대저기압의 베타 효과는 남북 전향력 차이에서 기인하므로 강도보다는 크기에 좌우되며, 이 때문에 대형 태풍은 소형 태풍에 비해 주변 지향류 변화에 덜 민감한 경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