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시 정보/2024

2024년 5호 태풍 '마리아' 예상 경로와 8월 태풍 전망

MaGon 2024. 8. 8. 22:11

8월 8일 태풍 마리아 위성 영상
8월 8일 태풍 마리아의 위성 영상(JMA HIMAWARI)

 

 2024년 제 5호 태풍 마리아(MARIA)가 오늘 새벽 공식 발생했다. 태풍 '개미'가 7월 말 중국 내륙에서 소멸한 이후 약 12일 만에 발생한 태풍이다. 위성 영상을 보다시피 이 태풍의 현재 위치는 도쿄에서 남남동쪽으로 약 1000km 떨어진 해상으로서, 저위도 열대지방에서 발생하는 태풍에 비하면 위치적 조건이 좋지 않다.

 

그러나 최근 이어진 '역대급 폭염'으로 인해 주변 해수면 온도(약 30도)가 매우 높고, 활발한 발산 환경과 약한 연직 시어 등이 갖추어져 있어 초기 발달에는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와 일본 기상청(JMA) 등은 태풍 마리아가 중심기압 975hPa 이하 / SSHWS '1등급' 이상의 강도를 달성할 것으로 예보했다.

 

*마리아 : 미국에서 제출한 이름이다.

 

 

태풍 마리아 각국 예상 경로8월 8일 500hPa 일기도
태풍 마리아의 각국 예상 경로도(왼쪽)와 북서태평양 500hPa 일기도(오른쪽)

 

 500hPa 일기도를 보면 한때 한반도를 뒤덮었던 북태평양 고기압(아열대 고기압)의 세력권이 변화해, 주력은 일본 동쪽 먼바다로 물러났고 대만 일대에는 별도의 아열대 고기압이 형성된 모습이다. 5호 태풍 마리아는 일본 동쪽 고기압 주변부의 지향류(指向流)를 타고 북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각국의 주요 수치 모델은 태풍 마리아의 경로를 매우 유동적으로 예측했다. 유럽 ECMWF / 미국 GFS, HFSA / 일본 GSM 등은 태풍 진로가 급격히 서쪽으로 꺾이면서 일본 동부 상륙을, 영국 UKM / 캐나다 CMC / 미해군 NAVGEM 등은 북동진 지속과 함께 해상 통과 시나리오를 모의하고 있다.

 

이러한 차이는 전술한 '일본 동쪽 고기압'의 세력을 각기 다르게 예측한 데서 비롯된다. '마리아'의 일본 상륙 시나리오의 경우 일시적으로 물러난 동쪽 고기압이 빠르게 세력을 만회하는 상황이며, 후자 시나리오는 고기압의 세력 만회가 더딜 때를 의미한다. 각국 기상청의 공식 예보는 '전자(일본 상륙)'에 무게를 둔 만큼, 현재로서는 태풍이 일본 어딘가에 상륙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8월 8일 북서태평양 위성 영상북서태평양 해수면 온도
북서태평양 위성 영상(8월 8일)과 해수면 온도(8월 7일, JMA)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는 북태평양 고기압(아열대 고기압)의 세력권이 강대하고 넓은 세력권으로서 이 일대 기압계를 지배했다. 여기에 상층의 티베트 고기압까지 가세하면서 대한민국을 포함한 동북아시아 일대에 강력한 폭염이 지속되었다.

 

아열대 고기압의 영향이 지속되면서 북서태평양 해수면 온도 분석을 보면 30도 이상의 고수온역이 폭넓게 분포하고 있음이 확인된다. 높은 해수온은 일반적으로 열대저기압에 매우 긍정적인 환경이지만, 이 정도로 높은 해수온이 확산한 것은 그만큼 열대저기압의 활동이 억제되고 있었음을 방증한다. 최근 들어 아열대 고기압의 세력에 균열이 생김에 따라 대류가 활성화되면서 열대저기압과 태풍의 발생으로 이어진 것이다. 요 며칠 대한민국 곳곳에 소나기가 내리고 있는 것도 고기압의 세력이 약해지기 시작한 것이 원인이다.

 

이러한 기압계 변화와 누적된 해양 열용량에 힘입어, 다음 주에는 1개 이상의 태풍이 더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일본 오키나와 인근 해상에는 열대요란 91W가 활동 중이며, 이것이 6호 태풍 손띤(SON-TINH)으로 발전할 것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현시점의 태풍 발생 수가 평년 이맘때(약 10개)보다 크게 적은 가운데 통계적으로 8월의 태풍 발생이 가장 많았던 것도 고려해야 한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 마리아 예보8월 8일 북서태평양 연직 시어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의 태풍 마리아 공식 예보도(JTWC)와 연직 시어 분포(CIM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