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제 13호 태풍 버빙카, 14호 태풍 풀라산 전망과 예상 경로
《9월 11일 오후 8시 15분 UPDATE》
하루 사이 두 열대저기압(14W, 94W)의 운명이 결정되었다. 14W는 어젯밤 13호 태풍 '버빙카'로 공식 발달했고, 14호 태풍 '풀라산' 발생 예보는 11일 오전을 기해 결국 취소되었다.
최신 위성 영상을 보면 '버빙카'는 중심권 대류역이 대칭적인 형태로 조직되고 있는 모습이다. 위치적 조건과 해수온 등, 전반적인 주변 환경이 발달에 적합하기 때문에 향후 강력한 세력으로의 성장이 기대된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는 13호 태풍 버빙카의 최성기 세력을 1분 최대풍속 115KT(약 60m/s)의 SSHWS '4등급'으로 예보했다.
11일 갱신된 각국 모델의 버빙카 예상 경로는 중국 상륙으로 굳어지는 추세다. 영국 UKM 모델만이 한반도 서해 진출을 예측했고, 그 외 대다수가 태풍의 중국 동해안 상륙을 가리킨다. 대한민국에 폭염 특보를 야기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당분간 건재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이것이 태풍의 북상을 차단하는 형국이라 할 수 있다.
2024년 제 13호 태풍 '버빙카(BEBINCA)'와 14호 태풍 '풀라산(PULASAN)'의 발생이 공식적으로 예보되었다. '열대요란(Tropical Disturbance)'에 불과했던 94W와 95W가 모두 '열대저기압(Tropical Depression)'으로 조직화되면서 이제 태풍 승격을 눈앞에 둔 것이다.
위성 영상을 보면 미국령 괌 섬 인근의 14W(95W로부터 발달)는 발달에 적합한 위치 조건을 갖추었다. 특히 주변의 높은 해수온과 양호한 상층 환경까지 발달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94W는 육지(중국 대륙)와의 거리가 가까운 데다 당장의 상황도 좋지 않기 때문에 승격이 미묘하며, 설령 태풍이 되더라도 약소한 세력이 예상된다.
태풍의 명명권(命名權)을 가진 일본 기상청은 14W와 94W 중 어느 쪽이 13호 '버빙카'가 될 것인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다만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에 따르면 현재로서는 14W가 '버빙카'가 될 가능성이 높다.
※버빙카 : 마카오에서 제출한 이름. 마카오식 우유 푸딩을 의미한다.
※풀라산 : 말레이시아에서 제출한 이름. 과일의 한 종류를 의미한다.
예비 13호 태풍 버빙카(14W)의 예상 경로는 일본 오키나와~동중국해 진출까지는 거의 확정되었다. 그 이후부터는 진로가 다소 유동적인데, 중국 동해안 일대 상륙을 모의한 다수의 모델(유럽 ECMWF 앙상블 / 일본 GSM / 미해군 NAVGEM 등)과 서해로의 전향을 시사하는 영국 UKM 앙상블 / 미국 GFS 앙상블 등의 소수 모델로 구분된다.
500hPa 일기도를 보면 북태평양 고기압(5880m 선)이 북서태평양의 곳곳에 세력을 뻗친 모습이다. 이로 인해 대한민국에는 늦은 폭염이 찾아왔고, 태평양 먼바다에서는 당초 순조로운 발달이 전망됐던 14W의 발달이 다소 지체될 정도였다. 태풍의 향후 경로는 북쪽 편서풍의 동향 및 해당 고기압의 세력 변화에 달려 있다.
이에 대해 전술한 '다수의 모델'은 강력한 고기압이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모의 중이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태풍이 고기압에 가로막혀 대한민국이나 일본으로는 오지 못하고, 중국에 상륙할 가능성이 비교적 높다고 할 수 있다. 대략 3일 뒤에는 거의 확실한 경로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14호 태풍 '풀라산'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열대저기압 94W는 강한 연직 시어와 남쪽의 건조 공기에 노출되어 있다. 최신 위성 영상을 보면 중심 부근(주황색 원)의 대류역이 거의 없는 매우 미숙한 모습(위성 해석 T값 1.0 미만)이다.
특히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 및 당장 94W의 영향에 직면한 중국 기상국의 경우 열대저기압 94W가 태풍급(최대풍속 34KT 이상)으로는 발달하지 않는다는 예보를 발표했다. 태풍 명명권을 가진 일본 기상청이 이를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