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7호 태풍 '제비', 18호 태풍 '끄라톤(KRATHON)' 발생 예상과 16호 태풍 시마론의 소멸
2024년 9월이 막바지로 접어드는 가운데 북서태평양 열대저기압 활동이 대단히 활발하다. 위성 영상과 지상일기도 등을 보면 현재 북서태평양에 총 4개의 열대저기압(TD)이 활동 중인 모습이다. 이들 중 일본 남해상의 TD는 제 16호 태풍 '시마론'으로부터 약화(소멸)된 것으로서, 이 태풍은 어제(9월 25일) 정오경 발생했었지만 불과 하루 만에 강등되었다.
'시마론'이 빠르게 소멸하긴 했으나, 곧 2024년 제 17호 태풍 '제비'와 18호 태풍 끄라톤(KRATHON)이 연이어 발생할 전망이다. 미국령 괌 섬 북쪽의 열대저기압 95W 및 대만 동쪽의 열대저기압 97W가 유력한 태풍 후보이며,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와 일본 기상청 등의 최신 예보에 따르면 95W가 17호 태풍 '제비'로, 97W가 18호 태풍 '끄라톤'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제비 : 대한민국에서 제출한 이름이다.
※시마론(CIMARON) : 필리핀에서 제출한 이름. 야생 황소를 의미한다.
※끄라톤(KRATHON) : 태국에서 제출한 이름. 열대과일의 종류인 '산톨'을 의미한다.
《UPDATE》
2024.09.27 - 2024년 18호 태풍 '끄라톤' 예상 경로와 17호 태풍 제비 전망
2024년 18호 태풍 '끄라톤' 유력 후보인 대만 동쪽의 열대저기압 97W는 주시해야 하는 대상인데, 각국의 주요 모델은 이 태풍에 대해 강력한 세력으로 발달하면서 동중국해 방면으로 북상하는 경로를 시사하고 있다. 유럽 ECMWF 앙상블의 예측 진로를 보면 매우 큰 유동성과 함께 대만~한반도~일본 일대로의 경로가 모의된 모습이다.
9월 중순까지 이어진 동북아시아의 고온으로 인해 동중국해의 해수온은 평년보다 2도 가량 높은 수준이다. 게다가 향후 기압계 변화와 함께 점진적인 상층 환경 개선까지도 기대된다. 예비 18호 태풍의 동향을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17호 태풍 '제비'로 승격할 가능성이 높은 열대저기압 95W의 경우, 훌륭한 위치적 조건과 해양 환경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북태평양 고기압 주력과의 거리가 가까워 상층 발산이 제한되는 상황이며, 북쪽 건조 공기의 존재 또한 발달에 부정적인 요소다. 위성 영상을 보면 대류역이 중심의 남동쪽에 치우쳐 있어, 비대칭적인 형태가 분석(위성 해석 T값 2.0)되었다.
북서태평양 태풍 명명권(命名權)을 가진 일본 기상청(JMA)의 예보에 따르면, 태풍 기준을 충족한 뒤 별다른 발달 없이 소멸하면서 단명(短命) 태풍이 될 전망이다.
한편 2024년 제 16호 태풍 '시마론(CIMARON)'은 빠르게 소멸하긴 했지만 특이 태풍으로 기록되었다. 이 태풍의 특징은 일반적인 태풍과는 달리 온대저기압에서 기원했다는 것인데, 이례적인 고수온과 상층 환경의 개선 등이 맞물리면서 '열대저기압(태풍)'으로의 성질 변화가 일어났다. '열대성→온대성'으로의 변화는 태풍의 쇠퇴 과정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온대성→열대성)는 굉장히 드문 사례다.
200hPa 일기도를 보면 그간 한반도~일본 상공에 눌러앉아 장기간의 무더위를 야기했던 티베트 고기압~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권이 남쪽으로 밀려났고, 제트기류와 편서풍대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형국이다. 해당 편서풍대로 인한 상층 발산의 강화와 평년보다 높은 해수온 등이 '시마론'의 이례적인 성질 변화를 이끌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