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호 태풍 '끄라톤' 대만 인근에서 소멸 예보 및 괌 동쪽 19호 태풍 발생 가능성
18호 태풍 끄라톤(KRATHON)은 대만 남부에 상륙하면서 이제 소멸을 앞두고 있다. 최성기를 맞이했던 10월 1일에는 그 세력이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 기준 중심기압 927hPa / 1분 최대풍속 130KT(약 65m/s)에 이르렀었지만, 육지와의 마찰 및 해양 환경의 악화로 인해 급격한 쇠퇴기에 접어든 상태다. 대만 상륙 시 세력(10월 3일 오후 3시경)은 중심기압 975hPa / 1분 최대풍속 65KT(약 35m/s)로 분석되었다.
당초 기상청 등의 예보에서는 '끄라톤'이 비교적 빠른 속도로 대만을 관통한 뒤 한반도 방면으로 북상할 것이라는 경로가 발표되었지만, 태풍은 10월 3일까지도 대만 일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태풍 서쪽과 동쪽에 위치한 아열대 고기압이 각각 굳건하게 유지되면서 주변의 복잡한 지향류(指向流)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500hPa 일기도에서 확인되는 상층 기압골(갈색 원)의 남하가 태풍의 한반도 접근을 유도할 것으로 기대되었으나, 기압골 남하에도 불구하고 아열대 고기압의 세력(하늘색 원)이 완고하게 유지되면서 태풍의 북상을 가로막았다.
결과적으로, 10월로서는 이례적으로 강했던 중국 쪽 아열대 고기압과 동쪽의 북태평양 고기압이 '끄라톤'의 움직임을 사실상 봉쇄한 것이다. 느릿느릿한 태풍의 직격을 맞은 대만에서는 일강수량 500mm / 누적 강수량 1200mm 이상의 극한 호우가 관측되었고, 영향 시간이 계속 늘어나면서 큰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한편 북서태평양 저위도의 괌 섬 동쪽 해역에서는 2024년 19호 태풍 바리자트(BARIJAT)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열대요란 99W가 활동 중이다. '끄라톤'의 북상을 차단했던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권이 중위도 편서풍대의 영향으로 인해 주말부터는 급격히 축소될 전망이므로, 99W 또한 빠르게 북쪽으로 전향할 것으로 예상된다.
각국의 주요 모델(영국 UKM, 유럽 ECMWF, 미국 GFS, 캐나다 CMC 등)은 99W가 태풍 '바리자트'로 발전할 가능성을 높게 예측하고 있으며, NCEP GFS 앙상블은 99W의 경로를 일본 도쿄 동쪽 먼바다 통과로 모의했다. 당장의 발달 전망은 좋지 않지만 아열대 고기압 약화에 따른 상층 환경의 개선이 예상되는 만큼 99W의 동향을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바리자트 : 미국에서 제출한 이름. 마셜군도의 원주민어로 '해안지역'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