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23호 태풍 도라지, 24호 태풍 마니, 25호 태풍 우사기 전망과 '역대급' 11월 태풍 시즌
2024년 11월 10일 오후 9시 현재, 북서태평양에는 3개의 태풍(22호 태풍 인싱, 23호 도라지, 24호 마니)과 예비 25호 태풍 우사기(94W) 등을 통틀어 총 4개의 열대성 시스템이 활동하고 있다. 11월 9일 하루에만 23호, 24호 태풍이 연달아 발생했다.
본격적인 겨울을 앞둔 11월이라는 시기에 태풍 3개가 한꺼번에 존재했던 사례는 극히 드문데, 북서태평양에서는 1968년의 사례(25호, 26호, 27호 태풍이 동시 활동)가 유일하다. 만일 현존 태풍들이 소멸하기 전에 '우사기'까지 공식 발생한다면 무려 4개의 태풍이 동시 활동하면서 관측 사상 최초의 '역대급' 11월 태풍 시즌이 된다.
위성 영상을 보면 나란히 줄지어 있는 태풍 및 열대저기압 등의 모습이 확인된다. 북태평양 고기압의 주 세력권이 겨울로의 계절 변화에도 불구하고 조금 북쪽으로 이동했고, 이에 저위도에 활발한 대류 활동이 촉진되면서 잇따른 태풍 발생으로 이어졌다. 평년보다 적었던 태풍 발생 수 또한 단숨에 역전되었다.
※도라지 : 북한에서 제출한 이름이다.
※마니 : 홍콩에서 제출한 이름. 해협의 이름이다.
※우사기 : 일본에서 제출한 이름. 토끼자리(별자리)를 의미한다.
2024년 23호 태풍 '도라지(TORAJI)'는 필리핀으로 접근하고 있다. 위성 영상에서는 필리핀 동해상에서 계속 발달하는 태풍의 모습(T4.5)을 볼 수 있으며 루손 섬 중북부 관통~남중국해 진출이 예상되는데, 그 이후부터는 진로가 유동적이다.
각국의 주요 모델에 따르면 '도라지'는 ①중국 남부 상륙(GFS / HFSA / CMC 등)과 ②남중국해 북부의 건조 공기+강한 연직 시어와 마주하면서 해상에서 소멸(UKM / ECMWF / GSM 등)과 같은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상층 기압계 변화 때문에 '22호 태풍 인싱(YINXING)'과는 달리 베트남으로는 가지 않을 듯하다.
또한 필리핀 상륙 직전 예상되는 세력도 불확실성이 큰데, 일본 기상청(JMA)의 경우 중심기압 980hPa / 10분 최대풍속 65KT(약 35m/s)로 예보했으나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는 1분 최대풍속 85KT(약 45m/s)의 SSHWS 2등급을, NCEP HFSA 모델은 4등급에 이르는 더 강한 세력을 예측하고 있다. 필리핀으로서는 유의해야 하는 부분이다.
2024년 24호 마니(MAN-YI)는 동아시아 대륙으로부터 아주 멀리 떨어진, 미국령 사이판 동쪽 약 1400km 부근 해상(동경 159도)에서 발생했다. 올해 발생한 태풍 중 가장 동쪽에서 발생한 태풍으로 기록되었다.
이 태풍의 발생 위치만 보면 발달에 적합해 보이지만, 동경 150도 부근에 형성된 상층 수렴대와 강력한 건조 공기, 연직 시어 등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국 JTWC, 일본 JMA 등의 공식 예보 기관은 전술한 요인으로 인해 태풍이 괌 인근에서 소멸할 것으로 발표했다.
다만 각국의 주요 수치 모델 예측을 보면, 22호 태풍 '마니'가 완전히 소멸하지는 않고 하위 단계인 열대저기압(TD)으로서 필리핀 동해상까지 진출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영국 UKM 앙상블 / ECMWF 앙상블에 포함된 일부 멤버는 '마니'가 사이판 인근을 통과한 뒤 강력한 태풍으로 재발달하는 시나리오를 예측했다.
2024년 25호 태풍 우사기(USAGI)로의 발달이 예보된 열대저기압 94W는 당장은 태풍다운 형태를 갖추지 못했지만, 진행 방향 전면의 환경이 앞서 언급한 24호 태풍 '마니'보다 훨씬 양호하다. 따라서 필리핀 동해상에 이르기까지 무난한 발달이 예상되며, SSHWS '2등급' 이상의 세력이 기대된다.
각국의 주요 모델이 예측한 예비 25호 태풍 우사기의 예상 경로는 매우 유동적으로, 남중국해 진출과 일본 오키나와 남해상 북상으로 구분된다. 이는 태풍의 움직임을 주도하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향후 세력권 변동에서 기인하며, 불확실성 해소까지는 며칠 더 지켜보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