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시 정보/2018

2018년 30호 태풍 파북 발생 임박, 필리핀에 상륙할 듯

MaGon 2018. 12. 24. 21:18





2018년의 마지막 태풍(30호 태풍) 발생이 구체화되고 있다. 북반구가 한겨울로 접어들면서 열대저기압 활동 가능 영역은 대폭 줄어들었고, '29호 태풍 우사기'가 11월말 소멸한 이후에는 이렇다 할 열대저기압 활동이 없었다. 그러나 최근 며칠새 저위도 대류 활동이 일시적으로 활기를 찾은 가운데 열대요란 96W가 계기를 잡은 것이다. 96W는 이번 주 내에 '제 30호 태풍 파북(PABUK)'으로 발전할 것이 유력하다.


위성 영상(JMA HIMAWARI)을 보면 필리핀 동쪽 팔라우 제도(PALAU ISLANDS) 인근 해역에서 발달 중인 열대요란 96W가 확인된다. 현재 필리핀 동쪽 해역의 연직 시어가 25KT 이상으로 제법 높아 열대저기압의 발달에 부정적인 상태이지만, 높은 해수면 온도와 상층 발산의 촉진 등의 요소가 이를 상쇄하면서 96W는 꾸준한 조직화가 진행되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와 일본 기상청(JMA) 등의 공신력 있는 기관은 물론, 필리핀 기상청(PAGASA) 또한 30호 태풍 파북의 발생 여부를 주시하기 시작했다. 참고로 필리핀 기상청은 국제적으로 정해진 태풍명과 별개로 독자적인 이름을 부여하는데, 필리핀 국내에서 쓰이게 될 이번 폭풍의 이름은 '오스만(USMAN)'으로 예정되어 있다.







동아시아 500hPa 일기도를 보면 한기를 동반한 편서풍대가 대만 북쪽에까지 남하한 형국이며, 아열대 고기압(하늘색 원)의 세력권은 그것의 남쪽에 자리 잡아 예비 태풍(96W)의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다. 예비 30호 태풍 파북의 예상 경로는 북쪽 아열대 고기압 주변부의 서 지향류(指向流) 흐름을 따라가 필리핀을 향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


특히 각국의 주요 수치 모델 예측을 보면 유럽 ECMWF, 영국 UKM, 미국 GFS 등 대부분의 모델이 필리핀 중부권 상륙을 시사하고 있어 예상 경로(필리핀 중부 상륙 후 남중국해 진출)의 신뢰도가 매우 높다. 필리핀 비콜 지방 및 민도로 섬, 보라카이 섬 등의 지역이 이번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2년 전(2016년)에는 '26호 태풍 녹텐(NOCK-TEN)'이 지금과 비슷한 시기에 발생, 강력한 세력으로 필리핀 북중부~마닐라 일대를 강타한 바 있다. 예비 30호 태풍 파북은 녹텐(최성기 중심기압 915hPa)에 비해 세력이 훨씬 약할 것으로 예측되지만, 파북의 경우 조금 남쪽으로의 진로를 밟아 태풍 방재 시스템이 비교적 취약한 지역을 통과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나름대로 주의가 필요할 듯하다.




*12월 31일 UPDATE*






'30호 태풍 파북'으로 발달할 가능성이 높았던 열대요란 96W는 지난 주 중반까지는 꽤 순조롭게 발달했었다. 그리하여 미국 JTWC 분석에서 '열대저기압 35W'로 승격된 데 이어 필리핀 기상청으로부터 '오스만(USMAN)'으로 명명되기도 했지만, 필리핀 상륙으로 인한 육지와의 마찰 증대 및 개선되지 않는 연직 시어 등의 영향 때문에 추가적인 발달은 억제되었다. 12월 30일에는 태풍으로 발달하지 못한 채 소멸했다는 정보가 공식 발표되기에 이르렀다.


다만 '태풍 파북'의 발생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데, 비록 35W는 태풍이 되지 못했지만 그 잔해가 별개의 시스템(열대요란 97W)에 병합되면서 열대저기압 36W로 대체되었다. 현재는 이 36W가 태풍 파북 후보이며, JTWC는 36W가 베트남 호치민 남쪽 해상에서 열대폭풍급(최대풍속 35KT 이상)까지 발달한다는 예보를 내놓았다. 만일 이것이 해를 넘긴 뒤 태풍으로 발전한다면 '30호 태풍'이 아닌 '2019년 1호 태풍 파북'으로 명명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