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시 정보/2017

미국 허리케인 하비 텍사스 주 접근, 9년 만의 텍사스 허리케인

MaGon 2017. 8. 25. 12:41





2017년의 9번째 대서양 폭풍, 허리케인 하비(HARVEY)가 미국 텍사스 주를 향해 북상하고 있다. 일주일 전인 8월 18일 소앤틸리스 제도 동쪽의 대서양 한가운데서 발원했던 폭풍으로서, 한때는 전체적인 구조가 거의 붕괴됨에 따라 열대 파동(TROPICAL WAVE) 등급까지 강등되기도 했었으나 멕시코 만에 진입한 이후부터는 다시금 발달기에 들어갔다. 멕시코 만의 높은 해수면 온도(31도 남짓)와 함께 활발한 상층 발산 및 약한 연직 시어 등에 힘입어, 최근의 하비는 그야말로 파죽지세로 세력을 키우고 있다.


허리케인 하비의 현재(한국 시간 25일 오전 9시) 세력은 중심기압 974hPa / 1분 최대풍속 75KT (40m/s)의 SSHWS '1등급'에 해당한다. 위성 영상을 보면 눈 구조가 형성될 조짐이 나타난 가운데 중심권에 두터운 대류역이 자리 잡는 모습이다. 미국 국립 허리케인센터(NHC)는 이 허리케인의 최성기 위력이 최대풍속 110KT (55m/s), 즉 SSHWS '3등급 메이저 허리케인'에 이를 것이라 예상했다. 8월 23일 중국 남부 홍콩·마카오 일대에 직격탄을 날렸던 '13호 태풍 하토'의 세력이 1분 평균 최대풍속 100KT (50m/s)였음을 생각하면, 그보다도 강한 위력이다.






허리케인 하비 경보 현황(위)과 2008년 허리케인 아이크의 모습(아래)



허리케인 하비가 텍사스 주에 바짝 접근하면서 대부분의 해안가 지역에 허리케인 경보 및 열대폭풍 경보가 내려졌다. 텍사스 유전 시설에도 상당한 영향이 있을 듯하다. 특히 최근 몇년 동안 멕시코 만 내에서 '허리케인급(최대풍속 64KT 이상)' 폭풍의 빈도가 다소 줄었기 때문에 텍사스 주에 상륙한 허리케인은 2008년의 '아이크'가 마지막이었다. 텍사스로서는 9년 만의 허리케인이 내습하는 것이다.


참고로 2008년 허리케인 아이크(IKE)로 인한 미국 내 재산 피해는 약 295억 달러에 달해, 대한민국 돈으로 무려 33조원이 넘는 기록적인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이번 허리케인도 '상륙 시 세력'이 아이크와 유사해 대단히 위협적이다. 다만 '크기'면에서 아이크에 미치지 못하는 데다 인구가 밀집된 텍사스 동부권이 아닌 서부권에 상륙할 전망이므로 피해는 아이크보다는 훨씬 적을 가능성이 높다.







한편 이번 허리케인은 예상 경로가 매우 유동적인데, 주요 수치 모델 중 ECMWF, CMC, HWRF, NAVGEM 등은 허리케인이 텍사스 주에 상륙한 뒤 급격히 방향을 꺾어 멕시코 만에 재진입하는 진로를 묘사하고 있다. 텍사스 주에는 이렇다 할 산지(山地)가 없으므로, 허리케인 하비가 멕시코 만에 진입하는 경로를 취할 경우 상당한 수준까지 세력을 회복하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현 시점에서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 주 일대는 허리케인의 영향권에서 벗어난 곳이지만, 잠재적인 영향 후보지인 셈이다. 따라서 허리케인이 텍사스에 상륙한 이후에도 그 동향을 계속 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