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시 정보/2021

10호 태풍 '미리내' 11호 태풍 '니다' 연속 발생, 일본 열도 향해 북상

MaGon 2021. 8. 5. 22:54

8월 5일 지상일기도(JMA)

 

현재 북서태평양 상황은 그야말로 번잡스럽다. 이번 주에만 3개의 태풍이 발생한 것이다. 9호 태풍 '루핏'이 남중국해에서 공식 발생한 데 이어서, 2021년 10호 태풍 미리내(MIRINAE)와 11호 태풍 니다(NIDA)까지 잇따라 발생했다.

 

'미리내'의 경우 어느 정도 발생이 예견(97W의 승격)되었던 반면, '니다'의 발생은 갑작스러웠다. 당초 승격 가능성이 낮게 예측되었던 가장 동쪽의 열대저기압 99W가 예상 외의 발달을 이뤄내면서 공식 11호 태풍으로 인정되었다.

 

8월 5일 지상일기도에 따르면, 이전 8월 3일 포스트에서 언급했던 4개의 열대저기압 중 3개가 '태풍'으로 명명되었음을 볼 수 있다. 홀로 열대저기압 단계에 머물러 있는 12W는 부정적인 위치적 여건 및 상층 발산류의 제한으로 인해 '태풍급(최대풍속 35KT 이상)'으로는 발달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로 올해 태풍 발생 수는 제법 많은 편인데, 작년 이맘때의 태풍 수는 단 4개에 불과했다.

 

* 루핏 : 필리핀에서 제출한 이름. '잔인함'을 의미한다.

* 미리내 : 한국에서 제출한 이름. '은하수'의 제주 방언이다.

* 니다 : 태국 숙녀의 이름.

 

8월 5일 오후 9시경 북서태평양 위성 영상(JMA HIMAWARI)


위성 영상을 보면 왼쪽부터 9호 태풍 루핏 / 10호 태풍 미리내 / 열대저기압 12W / 11호 태풍 니다 등의 모습이 확인된다. 북서태평양의 기류를 지배하던 아열대 고기압의 세력권이 축소됨에 따라 저위도 대류 활동이 촉진되었고, 태평양 곳곳에서 빈발했던 다수의 대류역들이 각각 독립적인 시스템으로 조직된 결과라 할 수 있다.

 

다만 이들 태풍의 발생 메커니즘은 몬순기압골 내에서 발생하는 저기압과 유사한 것으로서, 주변 연직 시어가 다소 강한 가운데 각 저기압 간의 거리가 가까워 초기 조직화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었다. 이는 전형적인 포물선의 형태로 북상하면서 강대한 세력을 갖추는 태풍들과는 구별된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와 일본 기상청의 공식 예보에 따르면 이번 9호~11호 태풍 모두 TY급(=강도 '강') 미만에 머물 것으로 예보되었다.

 

 

 

 

500hPa 일기도를 보면 아열대 기압능(하늘색 선)이 한반도 동해~일본 열도 상공에 뻗어 있으나, 이것은 북쪽 상층 기압골(갈색 원)의 남하로 인해 동쪽으로 물러날 전망이다. 현존하는 3개의 태풍들은 이 기압골과 남쪽 아열대 고기압(남색 원) 등이 주도하는 북동 지향류에 의해 일본 열도 방면으로 북상할 가능성이 높다.

 

 

각국 주요 수치 모델의 루핏, 미리내 예상 경로도

 

9호 태풍 루핏과 10호 태풍 미리내에 대한 주요 수치 모델의 경로를 보면 아직 유동성이 해소되지 않았으며, 9호 태풍에 대해서는 한반도~일본 상륙을, 10호 태풍에 대해서는 일본 상륙~해상 통과를 예측하고 있다.

 

일본에는 9호 태풍과 10호 두 태풍이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 듯하다. 대한민국은 직접 영향 가능성이 낮지만, 향후 9호 태풍 루핏의 경로 변화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두 태풍 모두 세력적으로는 두드러지지 못할 것으로 예보되었기 때문에 바람보다는 비에 유의해야 한다.

 

다만 '루핏'은 중국 내륙에서 느린 속도로 진행하는 동안 열대저기압으로 강등되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며, 미리내 또한 거의 발달하지 못한 채 해상을 통과할 경우 일본은 약한 태풍의 가항반원(可航半圓)에 들어간다. 이 경우라면 두 태풍의 영향력이 예상보다 미미할 수 있다.

 

가장 동쪽에 위치한 11호 태풍 니다는 지향류에 영향을 줄 변수가 없는 만큼 예상 그대로 북동진할 전망이다. 일본 동쪽 먼바다로 빠져나간 뒤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