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시 정보/2022

초강력 태풍 '힌남노' 북상과 예상 경로 분석, 사라·매미와의 차이는?

MaGon 2022. 9. 3. 20:53

9월 4일 북서태평양 위성 영상(왼쪽)과 '힌남노'의 이중 눈을 암시하는 마이크로파 관측 영상(오른쪽)

 

《9월 4일 오후 9시 UPDATE》

 

한반도 남해안 상륙이 유력해진 11호 태풍 '힌남노'는 동중국해의 높은 수온과 개선된 상층 환경 등에 힘입어 재발달을 이어가고 있다. 고위도 진출에 따른 발달 환경의 점진적인 악화와 눈벽 대체 현상(EYEWALL REPLACEMENT CYCLE) 진행 여부 등이 변수로서 남아 있지만, 일단 현재까지의 발달은 꽤 순조롭다.

 

위성 영상을 보면 힌남노에 동반된 구름대가 동중국해 전체를 뒤덮은 가운데,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 및 일본 기상청은 9월 4일 오후 6시 기준 힌남노의 세력을 중심기압 945hPa / 10분 최대풍속 85KT(약 45m/s) / 1분 최대풍속 105KT(약 55m/s)의 SSHWS '3등급'으로 분석했다.

 

또한 재발달 예상 세력이 당초의 110KT(3등급)에서 115KT(4등급)로 소폭 상향되었다. 만일 4등급의 세력을 유지한 채 북위 31~32도 부근까지 진출한다면 '매미'와 '사라'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매미의 경우 120KT(약 60m/s)의 세력으로서 제주도 남쪽 먼바다에 이르렀던 바 있다.

 

기존 포스트에서는 '힌남노'의 재발달에도 불구하고 과거 최악의 두 태풍보다는 약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었는데,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 참고로 실측 풍속에 있어서는 '매미'가 일본 오키나와를 통과할 당시 최대순간풍속 74.1m/s의 초강풍을 몰고 왔던 반면, 힌남노는 세력에 걸맞지 않게 40.1m/s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최신 힌남노 예상 진로
9월 4일 주요 수치 모델의 예상 진로도

 

11호 태풍 힌남노의 예상 진로는 경남 남해안에 상륙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9월 4일 모델 예측에 따르면 UKM과 GFS를 제외한 모든 모델이 남해안 상륙 후 동해 진출을 가리킨다. 다만 UKM / GFS의 시나리오를 완전히 배제할 단계는 아닌 만큼, 여지는 남아 있다.

 

예를 들어 2018년 태풍 '솔릭'은 제주도 부근을 통과할 때만 하더라도 대한민국 중부 지방 상륙이 유력했었지만, 막판에 급격히 진로가 동쪽으로 틀어져 결국엔 전라남도 진도 부근에 상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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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3일 태풍 힌남노 예상 경로
9월 3일 주요 수치 모델의 힌남노 예상 경로도

 

제 11호 태풍 힌남노(HINNAMNOR)의 예상 경로는 9월 3일 현재까지도 안갯속에 있다. 9월 6일 오전 즈음 대한민국 남해안 최접근이 확실시되지만, '상륙 여부'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이다. 태풍은 중심권이 내륙을 관통하는지 아닌지에 따라서 영향력이 극과 극으로 갈리기 때문에 대한민국에 있어서는 상륙 여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9월 3일 갱신된 각국의 주요 수치 모델은 이틀 전 예측과 마찬가지로 남해안 상륙과 대한해협 통과에 대해 반반의 가능성을 시사한다. 미공군 AFUM / 일본 GSM / GSM 앙상블 / HWRF 등은 남해안 상륙을, 영국 UKM / 미국 GFS / COAMPS 등은 대한해협 통과를, 유럽 ECMWF / 미해군 NAVGEM 등은 내륙 관통이라기엔 애매한 부산 해안가 통과를 모의하고 있다.

 

이러한 경로 예측의 모델별 엇갈림은, 현재 몽골 방면에서 찬공기를 동반한 채 남하하는 기압골과 남쪽의 북태평양 고기압의 상호 변동성에서 기인한다. 각종 매체에서는 이 태풍의 상륙이 사실상 확정된 듯이 보도되고 있지만, 이는 섣부른 예상이며 정확한 경로는 하루 이틀 더 기다려야 알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태풍 힌남노가 몰고온 수증기가 남하하는 한기와 마주할 전망이므로, 상륙 없이 대한해협을 통과하더라도 많은 비가 예상된다.

 

 

9월 3일 11호 태풍 힌남노 위성 영상9월 3일 북서태평양 해수면 온도
9월 3일 태풍 힌남노의 위성 영상과 북서태평양 해수면 온도(JMA)

 

태풍 힌남노는 대만 동해상에서 정체하는 동안 세력이 크게 약화되었고,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와 일본 기상청(JMA) 등에 따르면 9월 3일 오후 6시 기준 태풍의 세력은 중심기압 955hPa / 1분 최대풍속 85KT(약 45m/s)의 SSHWS '2등급'으로 분석된 상태다. 한때는 그 세력이 5등급 슈퍼 태풍(최대풍속 140KT)에 달했으나, 기세가 꺾였다.

 

그러나 위성 영상을 보면 형태를 재건하고 있는 11호 태풍 힌남노의 모습이 확인되는데, 진행 방향 전면(동중국해)의 환경이 열대저기압의 발달에 적합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세력을 만회할 전망이다. 이 일대의 해수온은 올해 지속되는 라니냐 현상으로 인해 평년보다 2도 가량 높은 데다, 몽골에서 남하하는 기압골과의 상호 작용에 따른 상층 발산 촉진까지 기대된다.

 

동중국해 재발달에 관해서는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가 SSHWS '3등급'까지의 비교적 완만한 발달을 예보한 반면, 대한민국 및 일본 기상청은 중심기압 920~925hPa의 4등급 이상의 발달(대한민국 기상청 분류에서는 '초강력 태풍')을 이뤄낼 것으로 발표했다.

 

 

1959년 태풍 사라 진행 경로2003년 태풍 매미 진행 경로
1959년 태풍 사라(왼쪽)와 2003년 태풍 매미(오른쪽)의 진행 경로와 위력 [자료 : JTWC]

 

한편 이번 태풍 '힌남노'의 유사 사례로서 2003년 '매미'나 1959년 '사라(사라호 태풍)'와 같은 과거 최강의 태풍들이 거론되고 있으나, 여러 상황을 고려했을 때 이들에게는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위의 두 태풍은 현재 힌남노가 위치하고 있는 해역에서 1분 최대풍속 150KT(약 75m/s) 이상의 SSHWS '5등급'을 달성했던, 그야말로 괴물 태풍들이었다. 힌남노의 현재 세력은 앞서 언급했다시피 85KT(약 45m/s)에 불과하다.

 

또한 고속으로 북상하면서 세력을 보존했던 두 태풍(매미, 사라)에 비해 북상 속도에서도 두드러지지 못한다. 이들은 오키나와 미야코 섬 인근에서 한반도 남해안 상륙까지의 시간이 힌남노의 현 시점 예측(9월 6일 오전 중 남해안 도달)보다 훨씬 빨랐다. 북위 30도 이북에서는 태풍의 쇠약이 현저해지기 때문에 북상 속도가 느릴수록, 상륙 시 세력은 그만큼 약해지는 것이다.

 

물론 위의 두 태풍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일 뿐, '힌남노' 또한 대한민국 접근 시 위험한 태풍임은 마찬가지이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