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시 정보/2017

2017년 17호 태풍 구촐 전망과 올해 태풍의 특징

MaGon 2017. 9. 5. 03:26





지난 주 활동했던 15호 태풍 상우(SANVU)와 16호 태풍 마와르(MAWAR)는 모두 소멸했지만, 이들의 뒤를 잇듯이 필리핀 동쪽에서 열대저기압 92W가 발생했다. 태풍 발생 업무를 담당하는 일본 기상청은 이 92W에 대해 '2017년 17호 태풍 구촐(GUCHOL)'로의 발전을 예보한 상황이다. 최근 들어 태풍 발생이 필리핀 인근에 집중되고 있는데, 이는 북서태평양 기압계가 고착화되면서 저위도 대류 활동이 제한된 범위에서만 행해지는 것이 원인이다. '구촐'은 미크로네시아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향신료'를 의미한다.







중하층 유선도를 보면 북태평양 고기압 및 아열대 고기압의 세력권(시계 방향 흐름)이 동중국해를 시작으로 마리아나 제도, 경도 180도 날짜변경선에까지 이르는 모습이다. 전통적으로 강력한 태풍이 발원하는 마리아나~마셜 제도 일대의 경우 해당 고기압의 영향력이 강하기 때문에 대류 활동이 산발적이거나 미미하다. 당연히 태풍의 발생도 쉽지 않다.


8월 말부터 이러한 기압계가 고착화된 형국인데, 저위도에 눌러 앉은 고기압의 세력권은 15호 태풍 상우가 괌 섬 북동쪽 해상에서 발생할 무렵에 잠시 변화가 있었을 뿐 그 외의 기간에는 계속 굳건하게 유지되고 있다. 따라서 17호 태풍 구촐의 예상 경로는 앞서 중국 남부 광둥 성·홍콩 등에 영향을 주었던 태풍들의 경로와 대체로 유사할 가능성이 높다.


위성 영상에서는 전술한 고기압 남쪽의 서 지향류(指向流)를 타고 진행하는 예비 17호 태풍 구촐(92W)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곧 필리핀 루손 섬 북부과의 마찰이 시작되는 데다 최근 필리핀~남중국해에서 다발했던 태풍들로 인해(해수 뒤섞임 효과) 주변 해양 환경이 이전에 비해 좋지 않으므로, 92W는 이후 조직화에 꽤 어려움을 겪을 듯하다. 결국 별로 발달하지 못하면서 14호 파카르나 16호 마와르 등과 비슷한 위력(중심기압 985~990hPa)에 머무를 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2017년 북서태평양에는 9월 4일까지 총 16개의 태풍이 발생했다. 현존하는 열대저기압 92W가 태풍으로 발전한다면 17개가 된다. 발생 숫자만 놓고 보면 평년 이맘때(약 15개)보다 더 많은 만큼 활발한 축에 속하지만, 대부분의 태풍이 별로 발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소위 실속이 없는 시즌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실제로 1호 태풍 무이파부터 16호 태풍 마와르까지 16개 태풍의 '최성기 중심기압 평균'은 약 980hPa에 불과해, 관측 사상 최약(最弱) 태풍 시즌이었던 1999년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다.


1999년(첨부 경로도 참조)의 경우 저위도 마리아나~마셜 제도 일대에서 단 한 개의 태풍도 발생하지 않았던 것이 관측 사상 가장 약한 태풍 강도를 기록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 2017년이 1999년의 전철을 밟을 것인지 아닌지는 마리아나~마셜 제도의 대류 활동이 언제부터 활발해지느냐에 달려 있으며, 앞으로 이 해역의 대류 활동을 주목해 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