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시 정보/2017

일본 태풍 탈림(TALIM) 4등급 격상, 베트남은 태풍 독수리 위협

MaGon 2017. 9. 14. 18:46





2017년 9월 14일 현재, 북서태평양에는 두 개의 강력한 태풍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 중 동중국해에 위치하는 18호 태풍 탈림(TALIM)은 최성기를 맞이했으며, 일본 기상청 기준으로 그 세력이 중심기압 935hPa / 최대풍속 95KT (50m/s)에 달한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가 분석한 최대풍속(1분 평균) 또한 120KT까지 상승하면서 사피어-심프슨 허리케인 분류 '4등급'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는 '슈퍼 태풍' 기준에 단 10KT가 모자란 것으로, 올해 들어 발생한 19개 태풍 중에서는 두 번째로 강력한 위력이다.


남중국해의 19호 태풍 독수리(DOKSURI)는 현재 세력이 1분 최대풍속 75KT (40m/s)의 '1등급 태풍'으로 분석되었는데, 탈림과는 달리 여전히 발달기인 상태인 만큼 향후 세력은 이보다 더 강할 것이 유력하다. 바로 내일(15일) 오후에 이 태풍의 상륙이 예보된 베트남으로서는 비상이 걸렸다. 동아시아 각국이 '탈림'과 '독수리'로 인해 큰 위협을 받는 형국이다.







18호 태풍 탈림은 일본 오키나와 인근의 높은 해수면 온도(31도 남짓)와 낮은 연직 시어, 그리고 활발한 상층 발산 등에 힘입어 급격히 세력을 확장했다. 위성 영상을 보면 '큰 눈'이 뚜렷한 형태로 형성되었고, 두꺼운 대류역이 중심을 감싼 모습이다. 이러한 형태를 기반으로 해석된 탈림의 드보락 T값은 6.5로서 미국 텍사스를 휩쓸었던 허리케인 하비의 최대값(T6.0)보다 높고, 허리케인 어마(T7.0)에 필적한다.


물론 태풍 탈림이 북상할수록 해양 환경이 평범해지는 데다, 북쪽 편서풍대의 영향까지 겹쳐 연직 시어가 급격히 높아지므로 앞으로는 쇠퇴가 불가피하다. 그런데 최근 탈림의 예상 경로가 중국 대륙에 별로 접근하지 않고 빠르게 전향하는 것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육지와의 마찰이 적어져 세력 약화가 당초 예상보다는 더디게 진행될 전망이다.


특히 어제 오후 태풍이 한창 발달할 무렵 중심권에 근접했던 오키나와 현 시모지 섬에서는 태풍의 가항반원에 들어갔음에도 50.9m/의 최대순간풍속이 관측되었다. 태풍의 위험반원에 놓이게 될 일본 본토 몇몇 지역에는 해당 풍속 이상의 강풍이 야기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태풍에 동반된 습한 난기와 북쪽의 한기가 마주쳐 집중 호우까지 우려된다.


2015년의 '15호 태풍 고니(중심기압 945hPa로 큐슈 강타)'와 2016년 '16호 태풍 말라카스(955hPa 큐슈 상륙)' 때 피해를 억제했던 일본의 방재 시스템이 이번에도 효과를 발휘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대한민국 남해안 및 제주도 등은 태풍 탈림이 일본 인근을 북상하는 동안 영향권에 들어갈 것이며, 이미 남해 먼 바다에는 태풍 예비 특보가 내려졌다. 여기서 유의할 점은 이번 태풍의 예상 상륙 위치가 큐슈 북부인지 남부인지 아직 불분명하다는 것인데, 각국의 주요 수치 모델 예측을 보면 큐슈 상륙 자체는 거의 확실시되지만 정확한 상륙 지점에서 다소 차이가 나타난다.


만일 태풍이 큐슈 남부에 상륙할 경우 작년 비슷한 경로를 밟았던 '태풍 말라카스' 때와 마찬가지로 대한민국에 별 영향이 없을 가능성이 높지만, 큐슈 북부로 나아갈 경우 태풍 중심이 제주도 및 한반도에 더 가까워지면서 직접 영향에 준하는 강풍이 예상된다. 따라서 최신 태풍 정보를 계속 주시할 필요가 있다.







한편 베트남에 접근하는 태풍 독수리의 위성 영상을 보면, 비록 탈림 정도의 뚜렷한 눈이 형성되지는 않았지만 제법 균형 잡힌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로서 쇠퇴 조짐은 전혀 관측되지 않고 있으며, 베트남 상륙 직전까지 꾸준히 발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가 예보한 독수리의 최성기 세력은 최대풍속 85KT (45m/s)의 '2등급'이며, 이 세력을 거의 유지한 채 내일 오후 베트남 중북부 지방을 직격할 듯하다. 독수리의 예상 경로와 베트남 중부의 주요 도시인 '다낭'은 불과 150km 가량 떨어져 있다.


올해 남중국해에 많은 태풍이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활동 영역은 대부분 남중국해 북부에 집중되었기 때문에, 현재 태풍 독수리의 진행 방향 전면으로는 높은 해수면 온도와 열용량이 보존된 상태다. 또한 태풍이 초기 예상과 달리 중국 하이난 섬을 비껴가면서 육지(하이난 섬)와의 마찰이 최소화된 것이 태풍 독수리의 발달 전망을 밝게하는 요인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