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시 정보/2018

3호 태풍 즐라왓 발생과 2018년 태풍 전망

MaGon 2018. 3. 25. 16:29





2018년 3호 태풍 즐라왓(JELAWAT)이 발생했다. 3월 25일 오후 3시경, 북서태평양 저위도 미국 괌 섬 남남서쪽 약 1000km 부근 해상에 위치했던 열대저기압 03W(열대요란 96W)가 태풍으로 발전한 것이다. 완만한 속도로 조직화되던 96W가 요 며칠 발달에 속도가 붙었고,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와 일본 기상청(JMA) 모두 해당 열대저기압에 대한 승격 발표와 함께 공식 예보를 시작했다.


며칠 전 대한민국 곳곳에 때늦은 폭설이 내리는 등 동북아시아 일대에 일시적인 한파가 찾아왔던 가운데, 저위도 해역의 경우 계절 변화가 지속되면서 기압 배치가 열대저기압 활동에 긍정적으로 변화했다. 결국 3번째 태풍 발생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번에 발생한 즐라왓은 훌륭한 위치적 여건과 높은 해수면 온도 등에 힘입어, 앞선 두 태풍(1호 볼라벤, 2호 산바)에 비해 강력한 세력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즐라왓'은 말레이시아에서 제출한 이름이며, '잉어과의 민물고기'를 의미한다.








3호 태풍 즐라왓의 예상 경로는, 비교적 빠르게 전향해 일본 남쪽 먼 바다를 통과하는 형태가 될 듯하다. 첨부한 주요 수치 모델의 예측도를 보면 모든 멤버가 즐라왓의 빠른 전향을 예측한 모습이다. 이는 이맘때 발생하는 태풍들의 교과서적인 진로라고 할 수 있는데 3월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권이 아직 남쪽에 치우쳐 있으므로 북서 지향류(指向流)가 약하며, 저위도에서 발생해 북상하는 태풍은 빠른 북동 전향이 불가피하다.


진로의 유동성이 적기 때문에 이 태풍이 필리핀 일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오직 팔라우 섬(PALAU)과 야프 섬(YAP)만이 즐라왓의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17년의 태풍 시즌을 정리하면, 지난 포스트에서 몇번 언급했다시피 2017년 태풍 강도는 역대 최약에 가까웠다. 발생 수(27개)는 평년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대부분의 태풍이 발달 부진을 겪어, 일본 기상청 분석에서 '맹렬(10분 최대풍속 55m/s 이상)' 등급을 달성한 태풍이 단 1개도 없었을 정도다. 27개 태풍의 평균 중심기압은 975.6hPa에 불과했다.


다만 첨부한 과거 평균 중심기압 변화 추이를 봤을 때, 태풍 강도는 관측 이래 상승과 하락을 반복해 왔음을 알 수 있다. 특히 2015년에 최저 중심기압 기록을 세우는 등 특정 몇년 동안 태풍 강도는 강해지는 추세였다. 타이밍상 작년과 같은 미약한 시즌이 한번쯤 등장해도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고도 할 수 있다.


2018년 3월 현재, 2017년 말부터 시작된 라니냐가 지속 중인 가운데 태풍 시즌도 라니냐의 영향을 받았다. 작년 말부터 올해 2월 사이 필리핀 인근에 태풍 활동이 집중되었던 데에는 라니냐의 영향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라니냐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종식될 가능성이 높게 예측되고 있으며, 이는 2018년 태풍 활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 작년에 미미한 기록을 세웠던 반동으로, 올해 태풍 활동은 평년적인 수준이 되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