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시 정보/2018

2018년 7호 태풍 쁘라삐룬 북상과 예상 경로

MaGon 2018. 6. 29. 20:54





2018년 '7호 태풍 쁘라삐룬(PRAPIROON)'이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고 있다. 앞전 포스트에서 다루었던 열대요란 90W가 당초 예측보다 훨씬 빠르게 발달하면서, 오늘(6월 29일) 오전 태풍으로 승격하기에 이른 것. 쁘라삐룬 주변의 높은 해수면 온도와 약한 연직 시어 등이 급격한 발달을 유도했고, 위성 영상을 보다시피 이틀 전보다 훨씬 개선된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


이 태풍은 앞으로 원활한 발달이 예상되며,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의 공식 예보에 따르면 'TY급(최대풍속 65KT 이상)'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관들의 예상과 별개로, HWRF 모델은 쁘라삐룬에 대해 중심기압 935hPa에 육박하는 매우 강력한 세력으로의 발전을 예측하고 있기 때문에 태풍의 발달 상황을 계속 지켜보아야 한다.


참고로 동남아시아 태국에서 제출한 '쁘라삐룬'이라는 이름은 '비의 신'을 의미하는데, 2000년에는 '12호 태풍 프라피룬'이라는 이름으로서 대한민국을 강타해 큰 피해를 야기한 바 있다. 국립국어원의 표기 방침에 따라 '프라피룬'에서 '쁘라삐룬'으로 변경되었다.







한편 동쪽으로 멀리 떨어진 해상에서 활동 중인 91W는, 이틀 전만 해도 90W와 함께 유력한 7호 태풍 후보로 꼽혔으나 최근에는 쇠퇴 경향에 들어가 당장의 태풍 발달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다. 그러나 위치적 여건이 좋은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8호 태풍 마리아(MARIA)' 후보로서 주시해 볼 만하다.







7호 태풍 쁘라삐룬의 예상 경로는 한반도 인근 진출로 거의 확정되었지만, 세부적으로 들여다 보면 진로의 유동성이 아직 크다. 각국 주요 수치 모델의 예측을 보면 GFS 앙상블 / 캐나다 CMC / CMC 앙상블과 같은 모델은 한반도 남해안 상륙을, 미국 GFS / 미해군 NAVGEM, CTCX / 일본 JGSM, TEPS 등은 서해상 진출을 묘사한 모습이다.


또한 진행 속도에도 다소 차이가 있어, CMC 모델이 7월 2일 오전 중 한반도 상륙을 전망한 반면 HWRF는 96시간 뒤인 7월 3일 오전 9시의 시점에서조차 태풍이 아직 상륙하지 않는 진로를 예측했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 / 일본 기상청 / 대한민국 기상청 등이 발표한 공식 예상 경로는 이들 모델의 중간값에 가깝다. 내일(6월 30일) 오후쯤이면 유동성이 거의 해소될 것으로 생각된다.







500hPa 일기도를 보면 한반도 상공에 상층 기압골(갈색 원)이 존재하며, 일본 동쪽 먼 바다에는 북태평양 고기압(파란색 원)의 주력이 위치한다. 태풍 쁘라삐룬(빨간색 원)은 주변에 이렇다 할 지향류(指向流)가 없어, 최근 수시간 동안은 매우 느리게 움직이고 있다.


향후, 한반도 상공의 상층 기압골이 물러가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권은 서쪽으로 확장될 것이다. 이때 태풍은 고기압 주변부의 북 지향류(남풍류)를 타고 북상할 전망인데, 고기압의 세력이 빠르고 강하게 확장될수록 태풍 진로는 서해상으로 치우치면서 진행 속도 또한 느려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대로 고기압의 세력 확장이 비교적 더딜 경우 태풍은 북쪽 편서풍대의 영향을 받아 빠르게 북상, 남해안에 상륙하게 될 것이다. 전술한 각 모델의 진로 엇갈림은 해당 고기압의 세력권 여하에서 기인한다.







태풍이 서해로 북상할 경우, 흔히 '한반도는 태풍의 위험반원에 들어가 위험'이라는 식의 경고가 나오지만, 이번 태풍에는 적용되지 않을 듯하다. 이는 아직 서해상의 해수온이 낮아 태풍이 서해에 진출한다면 세력이 급격히 약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열대저기압이 세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27도 가량의 해수면 온도가 필요하나 현재 서해상의 해수면 온도는 22~23도에 불과하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태풍이 비교적 빠른 속도로 북상해, 세력이 미처 약해지기 전 남해안에 상륙하는 상황이라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