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시 정보/2019

2019년 19호 태풍 하기비스 경로 예상 및 슈퍼 태풍 예보 (10.06.)

MaGon 2019. 10. 6. 11:51

 

북서태평양 지상일기도(10월 6일 오전 3시)


2019년 19호 태풍 하기비스(HAGIBIS)가 10월 6일 새벽 발생했다. 마셜 제도의 열대요란 93W(92W로부터 대체)가 빠르게 발달하면서 일본 기상청(JMA)과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 등의 공식 태풍 인정을 받았다. 발생 한참 전부터 뉴스에 보도되는 등 넷상에서 화제가 된 태풍이기도 한데, 일단 이 태풍은 일본 방면으로 북상하는 분위기다.

 

지상일기도(JMA)를 보면 하기비스는 동북아시아 일대에서 매우 멀리 떨어진 해상에 위치하며, 미국령 괌~사이판에서도 1000km 이상 떨어져 있다. 위치적 조건은 열대저기압에 그야말로 최적으로서, 과거 통계상 이 일대에서 발생해 사이판 방면으로 서진했던 태풍들은 곧잘 중심기압 930hPa 이하의 세력을 달성하곤 했다. 제19호 태풍 하기비스는 '5등급 슈퍼 태풍'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

 

한편으로 대한민국은 대륙고기압이 남하(보라색 원)하면서 해당 고기압이 몰고온 비교적 찬 공기의 영향을 받고 있다. 월초에는 18호 태풍 미탁(MITAG)의 북상과 함께 늦더위가 있었지만 원래 10월은 겨울을 앞두고 기온이 빠르게 내려가는 시기다. 19호 태풍이 이를 뚫고 북상하기가 어려운 만큼 현재로서는 한반도보다는 일본 접근이 전망되나, 진로 유동성이 해소될 때까지 며칠 더 지켜봐야 한다.

 

 

JMA 분석 500hPa 일기도와 수치 모델의 태풍 경로 예상

 

500hPa 고도 일기도를 보면 상층 기압골(갈색 원) 및 제트기류가 남하했고, 이와 연계된 지상의 찬 대륙고기압이 대한민국에 영향을 주고 있다. 대한민국에 늦더위를 야기했던 북태평양 고기압(아열대 고기압, 파란색 원)의 세력권은 남쪽으로 밀려나, 북위 30도 이남에서 동-서로 길게 늘어진 고압대를 형성한 모습이다.

 

해당 아열대 고압대는 향후 19호 태풍의 진로를 좌우할 것인데, 하기비스에 대한 각국의 주요 수치 모델 경로도에서는 고기압 세력 예측이 엇갈리면서 다양한 진로가 모의되었음을 볼 수 있다. 크게 보면 늦은 전향과 함께 일본 큐슈 일대까지 서진하는 경로와, 비교적 빠르게 전향하면서 도쿄 일대로 북상하는 경로 등 2개의 시나리오로 구분된다.

 

영국 UKM / 유럽 ECMWF / 미해군 NAVGEM 등은 고기압의 세력이 북쪽 기압골 남하에도 불구하고 그럭저럭 버티는 상황을 나타내며, 미국 GFS / GFS 앙상블 / 캐나다 CMC 등은 고기압의 세력이 좀더 수축하여 태풍의 빠른 전향을 유도하는 시나리오다.

 

이에 대해 현재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나 일본 기상청 등은 전자(영국, 유럽의 예상)에 가까운 경로를 예보하고 있다. 10월에 활동하는 태풍은 후자 모델의 예상 경로처럼 빠르게 전향할 때가 많지만, 올해 고기압이 예년에 비해 강한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으로 보인다. 태풍이 동경 130도 큐슈 인근까지 북서진한다면 대한민국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북서태평양 해수면 온도 분포도(JMA)와 HIMAWARI 위성에서 관측된 하기비스의 모습

 

서두에서 언급했다시피 19호 태풍 하기비스는 위치적 조건이 더할 나위 없는 수준으로, 2019년 현재까지 발생한 태풍 중 가장 동쪽에서 발생(동경 158.2도)했다. 특히 올해는 괌 섬 동쪽의 열대저기압 활동이 드물었던 만큼 매우 높은 해수온과 열용량이 하기비스 진행 방향 전면에 갖추어져 있으며, 중층~상층의 아열대 고압대가 최근 안정적으로 자리 잡으면서 연직 시어 등 상층 환경 또한 크게 개선되었다.

 

위치적 조건과 초기 경로 예상 및 주변 환경 등까지 고려했을 때 이번 태풍은 올해 어느 태풍보다도 초반 발달 조건이 가장 좋다고 평가된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와 일본 기상청의 공식 예보에도 이것이 반영되었으며, 발생 초기부터 중심기압 915hPa / 10분 최대풍속 55m/s / 1분 최대풍속 130KT(약 65m/s)에 이르는 '슈퍼 태풍(SUPER TYPHOON)'급 이상의 발달이 예보되었다.

 

10월 6일 위성 가시 영상을 보면 태풍 하기비스는 이미 대칭적인 형태로 조직되기 시작했으며, 앞으로 급격히 발달하면서 '대형화'까지 진행될 전망이다. 예상대로라면 경로에서 비껴가게 될 괌~사이판도 10월 7~8일에는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들어갈 듯하다. 또한 괌 북쪽 해역 통과 후의 최성기 세력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서 진로 변화에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갱신되는 태풍 정보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