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시 정보/2019

2019년 19호 태풍 하기비스 전망과 '미탁'의 한반도 상륙

MaGon 2019. 10. 2. 22:33

 



제18호 태풍 미탁(MITAG)은 대한민국 서남해안, 전라도 해남 일대에 상륙했다. 한반도로 북상하는 동안 세력이 크게 약화되었기 때문에 강풍보다는 강수량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으며, 10월 3일 개천절에는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탁'이 소멸(변질)되더라도 북서태평양 열대저기압 활동은 계속될 전망인데, 최근의 위성 영상(JMA HIMAWARI)을 보면 저위도 마셜 제도(MARSHALL ISLANDS) 인근 해역에서 열대수렴대의 일부가 열대요란 92W로서 점차 조직화되는 모습을 확인 할 수 있다. 각국의 수치 모델이 이것의 점진적인 발달을 시사하는 만큼, 92W는 잠재적인 '2019년 19호 태풍 하기비스(HAGIBIS)' 후보로 꼽힌다.

※하기비스 : 필리핀에서 제출한 이름. '빠름'을 의미한다.




예비 하기비스(92W)의 초기 예상 진로는 미국령 괌 섬~사이판 방면으로의 서진이 유력하다. 500hPa 일기도에 그려진 일본 남쪽의 북태평양 고기압(파란색 원) 세력권은 강력한 한기(갈색 원)가 남하함에 따라 남쪽으로 수축할 것이다.

이윽고 밀려난 북태평양 고기압은 북위 30도 이남에서 동-서로 길게 늘어진 형태로 고압대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며, 19호 태풍은 고압대 주변 서 지향류(指向流)를 타고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올해 많은 태풍이 발생했지만 의외로 괌 동쪽에서 활동한 태풍은 적었기 때문에 이 일대에는 높은 해수온과 열용량 등이 보존되어 있다. 상층 환경까지 갖추어진다면 92W의 발달은 순조롭게 이루어질 것이다.


미국 GFS 예측장에 표현된 10월 9일 '하기비스'의 모습. SSHWS 5등급에 준하는 중심기압 923hPa이 모의되었다.



이 92W의 향후 예상 강도는 매우 모호한데, 아직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는 물론 태풍 명명권(命名權)을 가진 일본 기상청(JMA)의 공식 감시 정보가 나오지도 않은 상황이어서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

각국의 수치 모델은 미국 GFS를 제외하면 느린 속도의 발달을 예측하고 있다. GFS는 92W가 다소 빠르게 '하기비스'로 발전해 중심기압 950hPa을 밑도는 강력한 세력으로서 괌~사이판에 접근, 종국에는 일본 본토 방면으로 북상하는 시나리오를 예측했다.

그러나 유럽 ECMWF / 영국 UKM / 일본 GSM / 캐나다 CMC / 미해군 NAVGEM 등 그 외 다른 모델들의 경우, 태풍 하기비스의 발생까지는 어느 정도 일치하면서도 그만한 위력으로의 발달까지는 지지하지 않는다.

결론은 몇몇 모델의 예측으로 미루어 봤을 때 19호 태풍 하기비스의 발생 가능성이 계속 높아지는 추세임은 사실이나, 발생 시기와 예상 강도, 경로 등을 특정짓기에는 때가 너무 이르다고 할 수 있겠다. 입맛에 맞는 GFS의 예측만을 인용하여 과장된 19호 태풍 정보가 넷상에 퍼지고 있는 것이 지금의 상황이지만, 좀더 신뢰도 높은 정보가 발표될 때까지 기다려도 늦지는 않을 것이다.




한편 18호 태풍 미탁의 상륙 지점은 서두에서 잠깐 언급했다시피 전라도 해남 일대로 결정되었다. 이 태풍은 대만 인근 해상에서 1분 최대풍속 90KT(45m/s)의 SSHWS '2등급'까지 발달하기도 했었지만, 북상 경로가 중국 동해안 상하이 일대에 너무 가까웠던 것이 문제였다.

특히 중국 동부 저우산 군도(舟山群岛)를 통과하면서 세력이 급격히 약화되었는데, 이런 늦은 시기(10월)의 육지 마찰은 태풍에 있어서 치명적이다. 결국 대한민국에 상륙할 무렵(2019년 10월 2일 오후 9시) 미탁의 세력은 작년 콩레이나 2016년 차바 등보다 훨씬 약한 중심기압 990hPa / 1분 최대풍속 40KT(20m/s)로 분석되었다.

다만 주의할 점은 현재 태풍 미탁이 '열대저기압(TROPICAL DEPRESSION)으로의 약화'가 아닌 '온대저기압으로의 성질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으로, 북쪽의 한기~제트 기류 남하에 의한 경압성 증가로 약간의 재발달이 예상된다.

일본 기상청의 최신 통보문에도 이 부분이 반영되면서 한반도 관통 후 동해상에서 중심기압 986hPa / 최대풍속 23m/s으로의 재발달이 예보되었다. 강원도~경상도 동해안 및 울릉도~독도 지역에서는 태풍으로부터 변질된 온대저기압이 3일 오후 늦게까지 영향을 줄 전망이므로, 이로 인한 강풍과 지속되는 호우 등에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