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시 정보/2019

18호 태풍 미탁(MITAG) 예상 진로 변화와 대한민국 영향

MaGon 2019. 9. 29. 19:09

 

태풍 미탁의 모습 (9월 29일, JMA HIMAWARI)



18호 태풍 미탁(MITAG)의 초반 발달은 상층 발산의 개선 및 높은 해수온~열용량 등에 힘입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2019년 9월 29일 오후 6시 기준 미탁의 세력은 중심기압 975hPa / 최대풍속 65KT(35m/s)로서, 위성 영상을 보면 중심권에 운정 온도 -80도 이하의 대류역이 대칭적으로 자리 잡는 등 어제와 비교해 조직 상태가 확연하게 개선되었음을 알 수 있다.

한편으로 태풍의 경로는 하루 사이 다소 바뀌었는데, 예상 진로가 시간이 갈수록 서편(西偏)되면서 '대한해협 통과'가 아닌 '한반도 서남해안 상륙'이 유력해졌다. 다만 서쪽 편향 정도가 당초 예측을 크게 벗어날 정도여서, 대만 및 중국 동해안 상하이 인근에 근접한 채 북상할 전망이다.


태풍 풍웡의 경로도(2014년 9월, 태풍연구센터)와 CIMSS 연직 시어 분석(2019년 9월 29일)



진로의 서편으로 인한 육지와의 마찰 증가는 '미탁'의 발달에 지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2014년 9월 말 '16호 태풍 풍웡(FUNG-WONG)'의 경우 대만과 중국 상하이 일대를 스치듯이 북상하면서 한반도를 향했었는데, 이 과정에서 세력이 급격히 약화되었기 때문에 제주도 인근에 이르렀을 때는 이미 소멸 후의 열대저압부(TD) 상태였다.

한여름철(7월 하순~8월 중순)의 태풍은 해안가를 스치더라도 높은 해수온에 힘입어 재발달기에 접어들기도 하지만, 9월 말은 해수온이 낮아지는 시기인 만큼 육지 마찰이 약간이라도 더해지면 태풍의 세력이 온전하기 어렵다. 북위 30도 이북의 강한 연직 시어와 상층 한기의 잦은 남하 또한 여름철과 구분되는 요소다.

이번 태풍 미탁은 풍웡에 비해 약간 더 동쪽으로 떨어져 북상할 전망이며, 풍웡처럼 도중에 소멸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전반적인 발달 환경 악화로 인해 당초 우려됐던 SSHWS '4등급' 이상으로의 발전 가능성은 낮아졌다. 대한민국으로서는 이 태풍의 직격이 우려되기는 하지만, 상륙 시 세력은 10월 초 한반도에 상륙했던 최근의 태풍 2016년 '차바'나 2018년 '콩레이' 등보다 약할 듯하다.




CIMSS 분석 상층 유선도를 보면 북태평양 고기압(아열대 고기압)의 시계 방향 기류가 대만 인근까지 뻗어 있다. 중국 대륙 내의 상층 기압골이 당초 예상보다 무기력한 형국이며, 아열대 고기압의 세력권은 아직 크게 수축할 기색 없이 굳건하다. 강건한 고기압과 함께 북서 지향류(指向流)가 계속 유지되면서 18호 태풍 미탁의 경로 또한 서쪽으로 치우치고 있다.

최근 갱신된 각국 주요 수치 모델에도 이러한 기압계 변화가 반영되면서 태풍 진로가 서쪽으로 조정되었다. 대한민국 상륙 가능성이 다소 올라간 대신, 북동 전향 이전 경로는 대만과 중국 상하이 일대까지 서편된 모습이다. 특히 한반도 도달 시점이 초기 예상에 비해 조금씩 늦어지는 경향(10월 3일 오후까지도 영향 가능성)에 있다.

유럽 ECMWF / 영국 UKM / NCEP HWRF 등은 비교적 중국 상하이에 근접한 진로와 함께 한반도 서해안 상륙~한반도 횡단을 시사한다. 이는 대한민국 전역이 18호 태풍 영향권에 들어갈 수 있는 위협적인 진로이지만, 육지와의 마찰 및 한반도 서해의 낮은 해수온에 따른 급격한 세력 약화가 불가피하므로 영향력은 의외로 강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미해군 CTCX / 일본 JGSM, 태풍앙상블 / 캐나다 CMC 등은 태풍 미탁이 비교적 대만~중국에서 떨어진 채 북상하는 경로를 나타내며, 세력을 보다 더 강하게 보존한 채 한반도 남해안에 상륙할 수 있다. 태풍의 세력을 고려했을 때 대한민국에 있어서 좋지 않은 시나리오는 서해안 상륙보다는 CTCX / CMC의 진로와 같이 '남해안 상륙'이라고 판단되며, 태풍 전향 상황을 계속 주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