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시 정보/2020

2020년 1호 태풍 봉퐁 발생 임박, 올해 첫 태풍 필리핀에 상륙할까

MaGon 2020. 5. 11. 01:08

 

위성 영상(5월 10일 밤, JMA HIMAWARI)

 

잠잠했던 2020년 태풍 시즌이 이제 시작될까. 북서태평양 '제1호 태풍'이 이번 주중 발생할 듯하다. 5월 10일 오후 11시 현재 필리핀 민다나오 섬 동쪽 해상에서 태풍의 직전 단계(열대저기압 95W)가 발달 중으로,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 및 일본 기상청(JMA) 등 국제 태풍 감시 기관에서 이것의 동향을 예의 주시하기 시작했다.

 

해당 저기압이 태풍으로 승격하면 '1호 태풍 봉퐁(VONGFONG)'으로 명명될 예정이다. 작년 12월 말 '29호 태풍 판폰'이 소멸한 이래 4개월 넘게 경과해서야 발생하는 태풍인데, 작년의 첫 태풍이 새해 첫날(1월 1일)에 발생한 것과 대조적이다. 봉퐁은 마카오에서 제출한 이름이며, '말벌'을 의미한다.

 

위성 적외 영상에서 예비 태풍 봉퐁의 모습을 보면, 양호한 연직 시어와 활발한 상층 발산이 어우러지면서 조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층 순환이 아직 약해 중심 최대풍속은 20~30KT에 머무르고 있지만, 양호한 상층 환경과 더불어 주변 해수면 온도가 30도 남짓으로서 태풍 발달에 매우 적합한 상황이기 때문에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CIMSS 상층 유선도(위)와 주요 수치 모델의 예상 경로도(아래)

 

5월 10일 오후 9시 CIMSS 상층 유선 분석에 따르면, 상공의 기압계는 북마리아나 제도 상공에 위치한 북태평양 고기압과 인도차이나 반도쪽 별개의 아열대고기압 사이에 예비 태풍 봉퐁이 위치한 형세다. 각 고기압의 향후 세력 변화와 기류 예측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태풍 진로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이는 예비 1호 태풍 봉퐁에 대한 주요 수치 모델의 예측에서 잘 나타나며, 필리핀 관통 여부를 두고 각국 멤버의 예상 진로가 크게 엇갈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미국 GFS / GFS 앙상블 / 캐나다 CMC 등은 필리핀 상륙 이전 북동 전향을, 유럽 ECMWF / 영국 UKM 앙상블 등은 필리핀 중남부~마닐라 일대 관통을 모의했다. 일단 종반에 이르러서 북동 전향이 유력한 가운데, 전향 이전 필리핀 상륙 가능성에 대해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이 태풍이 발생하게 될 위치가 육지와 꽤 가까운 편이긴 하지만, 과거에 이 해역에서 짧은 발달 시간에도 불구하고 급발달했던 사례들이 있었으므로 향후 태풍의 중심에 가까워지는 지역에서는 유의해야 한다. 이에 필리핀 기상청은 95W에 '암보(AMBO)'라는 독자적 이름을 부여하면서 일찌감치 공식 예보 태세에 들어갔다.

 

 

*5월 16일 오전 3시 15분 UPDATE*

 

필리핀 상륙 직전 태풍 봉퐁의 모습(5월 14일 정오경, HIMAWARI 가시영상)과 최신 JTWC 경로도(5월 16일 0시 발표, 아래)

 

1호 태풍 봉퐁은 2020년 5월 16일 오전 0시 현재, 필리핀 마닐라에 다소 접근하면서 루손 섬 내륙을 통과하고 있다. 다만 태풍의 크기가 작고 세력도 약화된 상태이므로 마닐라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이 태풍은 12일 밤 공식 발생한 뒤, 이틀 뒤인 14일 사마르 섬 상륙 직전에는 중심기압 965hPa / 1분 최대풍속 100KT(50m/s)의 SSHWS '3등급'까지 발달하기도 했다. 최성기 위성 영상을 보면 중심권에 형성된 '눈'과 함께 조밀하게 조직된 대류역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태풍 봉퐁의 현재 경로는 지난 10일 초기 모델 예측 중에서 컨센서스(CONW)와 유사하다. 태풍은 오늘(16일) 중으로 필리핀을 빠져나갈 것이며, 이후 소멸 직전의 빈사 상태로 일본 오키나와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5월은 오키나와 일대의 해수온이 아직 높지 않은 시기인 데다 상공의 연직 시어도 강한 만큼 태풍의 세력이 온전히 유지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