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9일 현재, 북서태평양에는 다수의 태풍과 열대저기압 등이 활동하고 있다. 최근 며칠 새 저위도 해역에서 대류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진 결과로, 위성 영상을 보면 남중국해에서 마셜 군도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영역에 걸쳐 태풍 및 열대요란이 줄지어 위치한 모습이다.
2021년 제 17호 태풍 라이언록(LIONROCK)은 8일 새벽 남중국해에서 공식 발생했는데, 발생 위치가 하이난 섬~베트남 등과 너무 가깝기 때문에 별로 발달하지 못한 채 소멸할 것으로 예상된다. 8일 오후 3시경 필리핀 동쪽에서 발생한 18호 태풍 곤파스(KOMPASU)는 위치상 좀 더 오래 존속할 전망이지만, 후술할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당분간 발달 부진이 이어질 듯하다.
한편 가장 동쪽의 95W는 다음 주 19호 태풍 남테운(NAMTHEUN)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라이언록과 곤파스와는 달리, 빠르게 북동쪽으로 전향하면서 육지와 멀리 떨어진 경로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17호 태풍 라이언록과 18호 태풍 곤파스, 이번에 연달아 발생한 두 태풍은 공통적으로 몬순저기압(MONSOON DEPRESSION)의 특성을 갖고 있다. 매우 넓은 순환장을 동반한 것이 특징으로서, 일본 기상청의 분석에 따르면 '라이언록'은 직경 1200km의 대형 태풍, '곤파스'는 직경 1900km의 초대형 태풍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몬순저기압 특유의 넓은 순환장은 발달에 지장을 초래한다. 태풍이 강력하게 발달하기 위해서는 특정 포인트(중심)에 수렴한 기류가 상공의 발산류를 촉진하고 급격한 기압경도를 형성하는 과정이 반복되어야 하나, 몬순저기압 구조에서는 이러한 메커니즘이 적용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곤파스의 경우는 현시점에서 하층 순환이 명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다수의 소용돌이를 동반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본 기상청은 이들을 하나의 몬순저기압 시스템으로 묶어 곤파스라는 이름의 공식 '태풍'으로 인정했지만,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는 하나의 저기압이 아닌 두 개의 열대요란(93W, 94W)으로 분석 중이다.
미국 JTWC의 해석만 본다면 93W와 94W 모두 아직 태풍(열대폭풍) 강도에는 미치지 못하는 상태로, 곤파스는 아직 발생조차 하지 않았다. 다만 조직화가 진행되면서 93W와 94W는 어느 한쪽으로 병합될 전망이며, 병합 후에는 점차 형태가 개선되면서 중심기압과 풍속 등도 향상될 것으로 예측된다. 해수온은 양호한 만큼, 형태가 안정된다면 발달에 제법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있다.
16호 태풍 민들레가 일본 근해를 통과한 이래, 중국 내륙~일본 남해상에는 아열대 고기압(하늘색 원)이 폭넓게 자리잡고 있는 형국이다. 태풍이 동북아시아로 북상할 길은 막혀 있고, 대한민국의 2021년 태풍 시즌도 사실상 종료되었다고 할 수 있다.
현재 기압계로 미루어 '라이언록'은 움직임을 주도하는 지향류가 약한 가운데 중국 하이난 섬과 베트남 해안을 느린 속도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며, '곤파스'는 일단 필리핀 북부와 중국 남해안 방면을 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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