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시 정보/2020

초강력 사이클론 암판(AMPHAN), 인도 북동부 콜카타 향해 북상

MaGon 2020. 5. 19. 01:25

 

전지구 위성 적외 영상. 대서양 열대폭풍 아서와 초강력 사이클론 암판, 그리고 대한민국 인근 온대저기압의 모습이 보인다. (5월 18일 밤, 미해군)

 

2020년 북반구가 계절상 여름으로 거의 접어듦에 따라 전세계 각지에서 열대저기압의 발생 빈도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며칠 전 '1호 태풍 봉퐁'이 필리핀을 강타한 데 이어, 이번에는 북인도양 벵골 만에서 사이클론 암판(AMPHAN)이 발생해 초강력 사이클론으로 성장하기에 이르렀다. 미국 허리케인센터의 담당 구역인 대서양에서도 첫번째 네임드 폭풍 '아서(ARTHUR)'가 활동 중이다.

 

대서양 열대폭풍 아서는 북쪽 한기의 남하로 인해 곧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될 전망이지만, '암판'의 경우 경이적인 세력과 진로의 위험성 때문에 각별히 유의해야 하는 존재다. 특히 암판의 북상 경로가 인도 북동부의 주요 도시인 콜카타 일대를 향하고 있어 이 지역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와 인도 기상청(RSMC 뉴델리) 등 주요 기관이 이 폭풍의 동향을 집중 감시하고 있다.

 

※AMPHAN : 북인도양에 접하는 국가 중 하나인 태국(THAILAND)에서 제출한 이름이다. 일단은 '암판'으로 적었으나 발음은 '사이클론 엄펀'에 가깝다.

 

 

 

사이클론 암판은 최근 2일 동안 아주 급격한 발달을 이뤄냈다. 지난 주말(5월 16일) 처음 발생했을 때만 해도 중심기압 1000hPa 안팎의 약한 열대저기압에 불과했지만, 짧은 시간에 그야말로 파죽지세로 세력을 키운 것이다.

 

5월 18일 오후 9시 현재 세력은 미국 JTWC 해석으로 중심기압 901hPa / 1분 최대풍속 145KT (75m/s)로서 열대저기압 강도 분류(SSHWS)상 최고 등급인 '5등급'에 해당한다. 이는 북인도양 벵골 만 관측 역사상 가장 강력한 세력이기도 한데, 2007년 북인도양 사이클론 고누(GONU)가 1분 최대풍속 145KT까지 발달한 사례가 있으나 고누는 '아라비아 해'에서의 기록이었다.

 

한편으로 이 지역 RSMC 업무를 맡고 있는, 또한 열대저기압의 세력을 보수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기도 한 인도 기상청의 분석에서, 암판의 세력은 중심기압 925hPa / 3분 최대풍속 120KT의 '슈퍼 사이클론'으로 발표되었다. RSMC 기준으로는 벵골 만 내에서 1999년 '오디샤 사이클론(ODISHA CYCLONE)' 이래 가장 강한 위력이다.

 

첨부한 최신 위성 적외 영상에서는 벵골 만 전역을 메우다시피한 사이클론 엄펀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극단적으로 활발한 상층 발산과 31도를 넘는 해수면 온도가 맹렬한 발달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이 사이클론은 현재 '이중 눈(EYEWALL REPLACEMENT CYCLE)' 현상이 나타나 일시적인 쇠약기에 들어간 데다, 북상할수록 강해지는 연직 시어와 마주할 것이므로 더이상의 추가 발달은 가능성이 낮다.

 

 

주요 수치 모델의 사이클론 진로 예측(위)과 인도 기상청의 폭풍해일 예측도(아래)

 

이번 인도 사이클론은 총 인구가 9000만명에 달하는 북동부 서벵골주(WEST BENGAL) 및 콜카타 대도시권 일대를 향해 북상하고 있어 향후 진행 상황에 따라 상당한 피해가 우려된다.

 

주요 수치 모델 예측을 보면 사이클론 중심이 어디에 상륙할 것인지에 대해 약간의 유동성이 존재하며, 캐나다 CMC 앙상블 / CTCX / HWRF 등의 경로와 같이 동쪽으로 편향되어 북상한다면 폭풍 중심이 인구 밀도가 적은 겐지스 삼각주 일대(인도 북동부~방글라데시 남서부)를 통과하면서 피해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대조적으로 유럽 ECMWF / 영국 UKM / GFS 앙상블 등의 시나리오는 인도에 있어서 매우 위험한 경로가 될 전망이다.

 

바로 내일(한국 시간 5월 20일 오후 중)이면 인도 북동부 서벵골주 일대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세력은 북상하면서 꾸준히 약화되겠지만 그럼에도 이 지역에서 보기 드문 위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암판의 영향 범위가 제법 크기 때문에 강력한 폭풍 해일 등을 동반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인도 기상청은 폭풍 해일에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참고로 인도에는 가끔씩 강력한 사이클론이 내습하며, 1999년에는 '오디샤 사이클론'으로 일컬어지는 초강력 사이클론으로 인해 무려 1만여명이 사망·실종되기도 했다. 앞서 잠깐 언급했듯이 '암판'이 발생하기 이전까지 벵골 만에서 가장 강력했던 폭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