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시 정보/2020

2020년 4호 태풍 하구핏(HAGUPIT) 예상 경로와 한반도 영향

MaGon 2020. 8. 1. 20:41

 

지상일기도(8월 1일 오후 3시, JMA)

 

2020년 8월 시작부터 2개의 태풍이 한꺼번에 활동할 분위기다. 앞선 포스트에서도 다루었듯 기존에 태풍 승격이 유력했던 남중국해 열대저기압 91W이 3호 태풍 실라코(SINLAKU)로 공식 명명되었으며, 후발 주자였던 일본 오키나와 남동쪽 해상의 열대저기압 03W(92W로부터 승격)에 대해서도 태풍 승격이 예보된 것이다.

 

03W가 태풍으로 발전한다면 제 4호 태풍 하구핏(HAGUPIT)이 되는데, 앞선 태풍 실라코가 몬순저기압 특유의 구조적인 한계로 인해 발달이 더디게 진행됨에 따라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의 해석에서는 번호 부여가 역전되는 상황(예비 하구핏 : 03W, 실라코 : 04W)이 있었다.

 

실라코가 향후에도 별다른 발달 없이 베트남 내륙에서 소멸할 전망인 반면, 4호 태풍 하구핏은 비교적 유리한 환경을 등에 업고 카테고리 1등급(최대풍속 65KT 이상)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한반도에 어떤식으로든 영향을 줄 수 있어 그 동향이 더욱 주목된다.

 

※하구핏 : 필리핀에서 제출한 이름. '채찍질'을 뜻한다.

 

 

8월 1일 북서태평양 HIMAWARI 위성 영상(위)과 태풍 하구핏에 대한 HWRF의 세력 예측(아래)

 

북서태평양 위성 영상(JMA HIMAWARI)에서 서쪽의 3호 태풍 실라코와 동쪽의 예비 4호 태풍 하구핏(03W)의 모습을 보면 중심권 조직 상태에 있어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예비 하구핏의 경우 실라코에 비해 규모가 훨씬 작으나, 중심권에 비교적 두터운 대류역과 견고한 구조를 갖추고 있으므로 좀더 원활한 발달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일본 기상청(JMA)과 미국합동태풍경보 센터 등은 4호 태풍 하구핏의 최대풍속을 SSHWS 1등급에 못미치는 45~55KT 범위로 예측했다. 예상 경로에 놓인 일본 오키나와 인근의 해수온이 매우 훌륭한 데다 연직 시어 등도 열대저기압 발달에 제법 긍정적이지만, 아열대 고기압의 영향력이 강해 상층 발산 환경은 그리 좋다고 볼 수 없다. 이 때문에 보수적인 세력 예측을 했다고 생각된다.

 

다만 NCEP HWRF모델은 하구핏의 최성기 세력을 'SSHWS 2등급 이상'으로 모의한 만큼, 계속 지켜봐야할 부분이다.

 

 

 

예비 태풍 하구핏(03W)의 예상 경로는, 중국 동부 상하이 인근을 통과한 뒤 한반도 서해상에 진출하는 것이 매우 유력한 상황이다. 첨부한 예상 진로도를 보다시피 세계 각국의 대다수 수치 모델이 해당 시나리오를 지지하고 있다. 미해군 NAVGEM 모델만이 중국 상륙 이전 북동 전향 후 대한민국 서해안 직격을 시사하지만,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낮다.

 

03W의 크기가 다소 작은 편이기 때문에 육지와의 마찰이 일어난다면 빠르게 와해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태풍 하구핏이 중국에 상륙한 뒤에는 '태풍'의 위력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지만, 소멸 후의 '열대저압부'로서 한반도에 접근하더라도 현재 대한민국 곳곳에 영향을 주고 있는 강수대를 활성화시키는 상황이 가능하다. 이로 인한 집중호우 가능성에 각별히 유의해야 할 듯하다.

 

 

*8월 3일 오후 7시 55분 UPDATE*

 

8월 3일 HIMAWARI 위성 영상과 최신 예상 경로도(JMA)

 

지난 주말 발생한 4호 태풍 하구핏은, 각국 예보 기관이 당초 예상했던 위력보다 더 강하게 발달했다. 8월 3일 오후 6시 현재 하구핏의 세력은 중심기압 980hPa / 1분 최대풍속 65KT(약 35m/s)로서 SSHWS '1등급'에 해당한다. 최신 위성 영상을 보면 눈 구조까지 형성된 모습이다.

 

예상 진로는 발생 초기와 크게 다르지 않아 태풍은 중국 내륙(상하이 서쪽)까지 진출한 뒤 소멸할 것으로 예상되나, 소멸 후의 잔해(열대저압부 혹은 변질된 온대저기압)가 한반도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해 대한민국에 위치한 전선대(前線帶)가 활성화될 수 있는 만큼, 이번 주에는 호우에 지속적인 주의가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