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시 정보/2017

2017년 9호 태풍 네삿 발생 예상 및 5호 태풍 노루의 후지와라 효과와 진로

MaGon 2017. 7. 24. 05:55



8호 태풍 선까가 발생했을 때의 지상 일기도 (2017년 7월 23일 오후 3시)



최근의 북서태평양 태풍 활동은 그야말로 폭발적이다. 21일 하루에만 5호 태풍 노루(NORU)와 6호 태풍 꿀랍(KULAP)이 발생한 데 이어, 22일에는 7호 태풍 로키(ROKE)가, 23일에는 08W가 8호 태풍 선까(SONCA)까지 발생하기에 이르렀다. 단 3일 동안 무려 4개의 태풍이 나타난 것. 이전 포스트에서 7호, 8호 태풍 후보로 다루었던 두 개의 열대저기압(08W, 98W)이 모두 태풍으로 발전한 결과다. 2017년 1월부터 7월 중순까지의 태풍 발생 수가 불과 4개에 머물러 평년값(6.7개)을 밑돌았지만, 단번에 이를 뛰어넘었다.


7호, 8호 태풍이 발생하는 과정에서는 조금 특이한 상황이 있었는데, 원래 일본 기상청(JMA)과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 등의 기관은 중국 하이난 섬 인근의 열대저기압 08W가 7호 태풍 로키로 발달할 것으로 예보했었다. 그러나 후발 주자였던 열대저기압 98W가 대만 인근 해상에서 상정 외의 급격한 발달을 이루어, '7호 태풍 로키'를 선점한 것이다. 발달이 예상보다 느렸던 08W는 23일 오후 3시에서야 태풍으로 승격, '8호 태풍 선까'가 되었다.


짧은 시간에 태풍이 다발하면서 북서태평양 상에 무려 4개의 태풍이 동시에 활동하는 진기한 광경을 볼 수도 있었지만, 8호 태풍 선까의 발생한 시각(23일 오후 3시)에 7호 태풍 로키가 중국 내륙에서 소멸했으므로 이는 실현되지 않았다. 4개의 태풍이 동시에 활동하는 사례는 극히 드문데, 가장 '최근 사례'는 약 23년 전인 1994년 10월 25일에 있었다.







필리핀 동쪽 저위도 해역에는 이전 포스트에서 언급했던 기존 열대요란 99W와 새로이 발생한 열대요란 91W가 위치하고 있다. 주요 수치 모델이 며칠 전부터 꾸준히 필리핀 동쪽 저위도 해역에서의 태풍 발생을 예측해 왔고, 때문에 이 일대에서 며칠째 활동 중인 99W는 유력한 2017년 9호 태풍 네삿(NESAT) 후보로 꼽힌다. 다만 현재로서는 99W의 조직화가 모델의 예측보다 더디게 진행되는 가운데 인근에서의 91W 발생이라는 변수까지 겹쳐, 9호 태풍 네삿으로의 발전 시기가 미묘해진 형국이다.







5호 태풍 노루는 상대적으로 세력이 약한 6호 태풍 꿀랍을 흡수하는 형태로서 상호 작용(후지와라 효과)을 이어나갈 것이 유력하다. 노루의 현재(7월 24일 오전 3시) 세력은 중심기압 970hPa / 10분 최대풍속 70KT / 1분 최대풍속 85KT로, 올해 발생한 태풍 중 잠정 최강이기 때문에 꿀랍은 이를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이다. 두 태풍의 상호 작용이 끝난 후, 태풍 노루는 북태평양 고기압 주변부의 동풍류에 주도되면서 서남서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 8호 태풍 선까의 경우 진행 속도가 예상보다 느려지긴 했으나 예상 경로 자체는 중국 하이난 섬~베트남 북부 방면으로서 이전과 비교해 큰 변화가 없다. 반면에 예비 9호 태풍 네삿이라고 할 수 있는 99W는 북위 20도 부근까지 북상한 뒤의 진로가 안갯속에 있어 선까와 대조적인 모습이다.


요 며칠 쉴새없이 발생한 태풍들로 인해 북서태평양 기압계가 복잡해짐에 따라 확실한 지향류가 없어진 상황이며, 그 결과 전술한 각각의 태풍 및 열대저기압들은 다소 느린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