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시 정보/2017

9호 태풍 네삿 예상 경로와 북서태평양 태풍 분석 (2017-07-26)

MaGon 2017. 7. 26. 18:25





2017년 7월 26일 오후 5시 현재, 북서태평양에는 5호 태풍 노루(NORU)와 오늘 정오 무렵 승격한 9호 태풍 네삿(NESAT) 등이 활동 중이다. 지난 주 쏟아지듯 발생했던 태풍들은 대륙에 상륙(7호 로키, 8호 선까)하거나 더 강력한 태풍에 의해 억압(6호 꿀랍)되면서 잇따라 소멸해, 이제 태풍은 일본 남동쪽 먼 바다의 노루와 필리핀 루손 섬 동쪽의 네삿만이 남았다.


이 두 태풍은 짧은 수명으로 소멸했던 앞선 태풍들과는 달리 오랜 시간 망망대해를 전전하면서 북서태평양 기압계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두 태풍 간의 상호 작용(후지와라 효과)이라는 변수가 등장할 수 있어 각각의 예상 경로가 매우 유동적인 만큼, 이들의 향후 움직임이 매우 흥미로운 형국이다.


한편 첨부한 일기도에서는 동경 173도 부근에서 새로이 발생한 열대저기압 93W의 존재도 볼 수 있다. 일단 10호 태풍 하이탕(HAITANG) 후보인 셈이지만, 현 시점에서 태풍 승격 가능성은 낮게 평가된다.








필리핀 루손 섬 동쪽에서 북상 중인 9호 태풍 네삿은 주변에 확실한 지향류(指向流)가 없어 10km/h대의 느린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네삿의 예상 경로는 매우 유동적으로, 네삿에 대한 각국의 주요 수치 모델 예측을 보면 대만 상륙(미국 GFS, 유럽 ECMWF)부터 오키나와 인근에서의 빠른 전향(영국 UKMO, JMA 태풍 앙상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진로가 표현되었다. 이러한 차이는 5호 태풍 노루와의 상호 작용을 각각의 모델이 다르게 예측하는 데서 비롯된다. 서쪽 편향 모델은 미미한 상호 작용을, 동쪽 편향 모델은 보다 강한 상호 작용을 시사하는 것이다.


태풍 네삿의 위성 영상을 보면 활발한 발산류와 함께 중심권에 강력한 대류역이 형성되기 시작하는 모습인데, 이전 포스트에서 다루었다시피 열대요란 99W로서 존재했던 7월 21부터 24일 사이에는 후발 주자인 91W의 발생 등으로 인해 조직화가 매우 부진했었다. 그러나 91W가 소멸한 후 발달에 속도가 붙은 상태다. 네삿의 남쪽으로는 연직 시어가 제법 강한 영역이 위치하고 있으나, 루손 섬 동쪽 해역의 경우 지금까지 태풍 활동이 없었기 때문에 매우 높은 해수면 온도와 열용량이 갖추어져 있어 부정적인 요소를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는 순조로운 발달이 기대된다.







5호 태풍 노루는 6호 태풍 꿀랍과의 상호 작용으로 인해 북서태평양 상을 1회전하는 기이한 움직임을 보였지만, 꿀랍이 태풍 지위를 상실한 것과 함께 그간의 비정상적인 경로에서 벗어나 다시금 서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위성 가시(可視) 영상을 보면 꿀랍의 잔해(분홍색 원)가 약한 하층 순환으로서 아직 존재하지만 곧 노루(붉은색 원)에 의해 완전히 소멸됨에 따라 더이상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할 전망이다.


현재 태풍 노루의 세력은 일본 기상청(JMA) 기준 중심기압 970hPa / 최대풍속 70KT(35m/s)로서, 최근의 발달은 정체되고 있다. 이는 태풍 꿀랍이 접근하면서 잠시 상층 발산에 지장이 있었던 데다, 태풍 노루가 1회전하는 동안 해수 뒤섞임 효과로 인해 주변 해양 환경이 전보다 악화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태풍 노루가 향후 서남서쪽으로 나아가 해수온이 더 높은 해역에 진입한다면 재발달기에 들어갈 듯하다.







종합적으로 봤을 때, 5호 태풍 노루와 9호 태풍 네삿의 예상 경로는 일단 일본 도쿄 남쪽 먼 바다 및 대만 동해상까지로 그럭저럭 가닥이 잡혔다. 그 이후의 경로는 두 태풍의 상호 작용(후지와라 효과) 여부 및 북태평양 고기압(아열대 고기압)의 세력권이 어떻게 자리잡을 것인지 등에 달려 있다.


여기서 네삿의 경우, 윗 문단에 첨부했던 모델 예측도를 보다시피 한반도 접근을 시사하는 모델(미국 GFS, 캐나다 CMC)이 존재하므로 영향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