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시 정보/2017

2017년 21호 태풍 란(LAN) 발생 예상 및 하이난 태풍 카눈

MaGon 2017. 10. 13. 20:15





20호 태풍 카눈(KHANUN)이 어제(12일) 오후 9시를 기해 발생했다. 지난 10월 7일 포스트에서 지상 일기도에 분석된 두 개의 태풍 후보를 언급했었는데, 그중 하나가 태풍으로 발전한 것이다. 당시 필리핀 인근에 위치했던 열대저기압(TD)은 빠르게 베트남에 상륙하면서 해상에 머무른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 태풍이 되지 못했으나, 미국 괌 섬 남동쪽 먼 바다에 위치했던 열대성 저압부(LPA)는 오랜 시간 부침을 겪은 끝에 20번째 태풍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현재 태풍 카눈은 루손 섬 북부를 거쳐 남중국해에 진출한 상태이며, 바로 앞서 태풍이 되지 못한 채 소멸했던 열대저기압과 비슷한 경로를 밟아 중국 하이난~베트남 북부 방면으로 나아갈 전망이다. 이번 태풍은 하이난 상륙 직전 SSHWS '1등급' 이상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 특히 태풍의 규모가 제법 큰 만큼 상당한 주의가 요구된다.


한편 20호 태풍 카눈이 발생함으로써 9월 19일부터 이어졌던 무(無) 태풍 기간이 드디어 깨졌다. 태풍 시즌이 한창인 9월 말~10월 초라는 시기에 단 1개의 태풍도 존재하지 않았던 것은 과거 유례가 없던 일이다. 올해 태풍의 경우 '평균 강도'가 역대 최약 수준이었음에도 '발생 숫자' 만큼은 평년치를 상회했었지만, 이제는 그조차도 아니게 되었다. 2017년 태풍 시즌이 얼마나 비정상인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10월 중순에서야 겨우 침묵을 깬 태풍 활동은 '카눈' 발생 후에도 당분간 지속될 분위기다. 현재 미국 괌 섬의 남쪽 해역에는 2017년 21호 태풍 란(LAN) 후보인 열대요란 91W가 활동하고 있다. 최근 북서태평양 저위도에 눌러 앉았던 아열대 고기압의 세력이 물러나면서 대류 활동이 며칠째 활기를 띄고 있으며, 이에 태풍의 씨앗(열대요란)도 잇따라 발생하는 형국이다.


이번에 발생한 91W의 경우 미국 / 유럽 / 캐나다 등 각국의 주요 수치 모델이 태풍 발달 가능성을 매우 높게 예측하고 있으므로, 큰 이변이 없는 한 다음 주 중 21호 태풍 란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20호 태풍 카눈의 예상 경로는 중국 하이난~베트남 북부 상륙으로 거의 굳어졌다. 카눈의 경우 태풍 발생 이전의 열대요란 단계에서부터 남중국해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졌었고, 지금도 기존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채 움직이고 있다.


반면에 예비 '21호 태풍 란(91W)'의 경로는 매우 유동적으로 분석된다. 91W에 대한 주요 수치 모델 예측을 보면 다양한 경로가 예측된 가운데 카눈과는 달리 북쪽 전향(일본~동중국해 방면)을 예측한 모델이 다수 존재하는 모습이다.


여기서 예비 태풍 란이 북쪽으로 전향하는 경로가 흥미로운데, 보통 10월 중순이라는 시기에 북 전향하는 태풍은 진로가 급격히 동쪽으로 꺾여 일본 열도 남쪽 먼 바다를 통과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올해 10월은 북태평양 고기압(아열대 고기압)의 세력권이 매년 이맘때보다 높은 위도에 자리 잡는 경향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만일 이번 태풍이 북쪽으로 전향한다면 일본 열도에 바짝 접근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올해 최강 태풍이 될 잠재력도 갖고 있어, 여러모로 주시가 필요한 열대요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