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시 정보/2019

강해지는 태풍 타파 진로, 경남 남해안 상륙 가능성

MaGon 2019. 9. 20. 21:43

 

동아시아 위성영상(JMA HIMAWARI, 9월 20일 오후 8시 30분경)



2019년 17호 태풍 타파(TAPAH)는 일본 오키나와 인근 해상에서 느린 속도로 북상하고 있다. 이 태풍은 발원 시의 몬순저기압 특성에서 비롯된 주변 '열대저기압 99W'와 '동쪽 저압부(LPA)' 등을 병합하는 과정에서 비대칭적인 형태로 조직되었고, 높은 연직 시어까지 가세하면서 초기 발달이 다소 더디게 진행되었다. 오전 위성 영상에서는 하층 순환 불안정으로 인해 메소 소용돌이가 관측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의 '타파'는 상층 환경이 점차 개선되는 가운데 28~29도의 고수온역에 힘입어, 태풍 특유의 나선 형태를 빠르게 갖추어나가고 있다. 동중국해를 북상하는 동안에는 중위도 편서풍대와 연계된 발산 환경의 개선이 예상되므로, 북쪽 방향으로의 상층 발산까지 활발해질 전망이다.

이러한 변화는 태풍 타파의 더 수월한 발달(중심기압 970hPa 이하, SSHWS '1등급' 이상)을 이끌 것이며, 특히 진행 방향 전면의 수렴대(收斂帶)를 활성화시키면서 대한민국 곳곳에 호우를 야기할 것으로 예측된다.




타파의 진로는 일본 큐슈 상륙의 가능성이 낮아짐에 따라 한반도 남해안 상륙~대한해협 통과의 범위로 좁혀졌다. 갱신된 주요 모델 예측을 보면 크게 대한민국 남해안 상륙 진로(유럽 ECMWF / EC 앙상블 / 일본 GSM / 캐나다 CMC 앙상블 / NCEP HWRF)와 대한해협 통과(영국 UKMO / 미국 GFS / 미해군 NAVGEM 등)로 구분된다.

당초 HWRF 등 2~3개의 모델만이 상륙을 시사했었지만 며칠새 상륙 멤버가 늘어났다. 즉, 17호 태풍 타파가 오는 일요일(9월 22일) 경남 남해안에 상륙할 가능성이 그만큼 상승한 것이다. 타파가 최근 수시간 동안 예상보다 빠르게 발달하면서 주변 기압계의 불확실성이 증가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JMA 분석 북서태평양 500hPa 일기도와 90W 위성영상



종국에는 500hPa 일기도에 표시한 북쪽의 상층 기압골(이와 연계된 대륙 고기압)의 남하 정도와 이를 마주하는 북태평양 고기압(파란색 원)의 세력권 변화에 따라서 태풍의 상륙 여부가 결정될 예정인데, 남쪽의 북태평양 고기압이 완고하게 버틸수록 태풍의 한반도 상륙이 유력해진다.

여기에 '2019년 18호 태풍 미탁(MITAG)' 후보로 꼽히는 괌 섬 북서쪽 열대요란 90W의 존재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이것이 직접적으로 기압계를 뒤흔들 수는 없겠지만, 발달 정도에 따라서 아열대 고기압(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권에 '경미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태풍이 대한해협을 통과하느냐 경남 남해안에 상륙하느냐는 종관 규모에 있어서 작은 차이인 만큼, 결과적으로 90W의 '경미한 영향'이 상륙 여부에 있어서 유의미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셈이다.




한편으로 이번 태풍은 대한민국 기상청 분석에서는 그 규모가 '중형급'으로 분석되었으나 일본 기상청(JMA)은 직경 1000km 이상(노란색 원)의 '대형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현재 예상되는 경상남도~대한해협 범위의 경로대로라면 대한민국 대부분의 지역이 진행 방향 왼쪽 가항반원(可航半圓)에 들어가지만, '대형 태풍' 특성상 가항반원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남하하는 대륙 고기압과 북상하는 태풍 사이의 기압 경도력 증가 또한 전체적인 영향력을 증대시키는 요인이다.

지난 9월 초 13호 태풍 링링과 비교하면 강도는 약하지만 규모는 더 크며, 북상 속도는 비슷하게 빠른 수준(30km/h 이상)이 될 듯하다. 여러번 언급했다시피 대한민국은 그 위치상 '느린 태풍'보다는 '빠른 태풍'이 위협적이다.

링링 내습 시에는 막판 진로가 북한쪽으로 비껴갔었기 때문에 주력 강수대의 영향에서 벗어났었으나, 이번 '타파'의 경우 전면의 강력한 강수대를 온전히 맞게되므로 이번 주말(21~22일)에는 각별한 태풍 대비가 필요하다.


※참고 자료

9월 20일 오전 10시~오후 5시(한국시간)의 NOAA ANIMATED 위성 영상. 타파의 중심권에서 떨어져 나온 메소 소용돌이가 소멸되면서 태풍의 형태가 안정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JMA 분석 한반도~일본 인근의 평년 대비 해수면 온도. 평년에 비해 대체로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