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시 정보/2019

東西로 비껴간 타파와 링링.. 2019년 18호 태풍 미탁 전망은?

MaGon 2019. 9. 25. 21:14

 

지역특별기상센터(RSMC)가 분석한 한반도 인근에서의 태풍 링링, 타파의 진행 경로. 두 태풍 모두 대한민국을 직격하지는 않고 조금 떨어져 북상했다.


지난 주말 제17호 태풍 타파(TAPAH)가 대한해협을 통과하면서 올해 6번째 대한민국 영향 태풍으로 기록되었다. 7월의 '5호 태풍 다나스' 내습부터 시작된 총 6개의 태풍 영향은 최근 50년 내 최다 기록(1976년과 타이 기록)이기도 하다.

특히 2019년의 여러 태풍 중에서 9월에는 강력한 2개의 태풍(13호 링링, 17호 타파)이 대한민국을 위협했다. 링링과 타파 모두 최악의 태풍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었지만, 결정적인 순간 진로가 꺾였다. '타파'의 경로는 동쪽으로 치우쳐 일본 큐슈~대마도 사이로 북상했고, 링링의 경로는 서쪽으로 꺾여 북한에 상륙한 것이다. 물론 비껴간 경로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곳곳이 이들 태풍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으나 최악의 시나리오를 면했다고도 할 수 있다.


13호 태풍 링링, 17호 태풍 타파 북상 당시의 수치 모델 예측



9월의 태풍 '링링' 및 '타파'는 감시 포스트에서 다루었다시피 상당수의 모델이 대한민국 상륙을 모의했었다. 그러나 17호 타파의 경우 북쪽의 상층 기압골의 강도가 강했고, 남쪽의 열대요란 90W의 발달까지 미미해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권을 유지시킬 여력이 부족했다. 결국 고기압이 남쪽으로 물러나면서 타파의 진로는 막판에 급격히 동쪽으로 꺾였다. 반대로 '링링'은 기압골의 남하에도 불구하고 고기압이 굳건히 버텼던 것이 당시 상황이었다.




다음에 발생하게 될 2019년 18호 태풍 미탁(MITAG)의 경로는 어떠할까? 최근 미국 괌 섬 동쪽 먼 바다에서 태풍의 직전 단계인 열대저기압(91W)이 발생했는데, 첨부한 위성 적외 영상(JMA HIMAWARI)을 보다시피 빠르게 형태를 갖추고 있어 이번 주 내로 '18호 태풍'으로 승격할 가능성이 높다. 앞선 포스트에서 잠깐 언급했던 열대요란 90W와는 달리, 91W는 여러 상층 환경 및 해수온 등이 발달에 적합한 가운데 대부분의 수치 모델이 무난한 발달을 예측하고 있다.

예비 태풍 미탁은 북태평양 고기압(아열대 고기압) 주변 북서 지향류를 따라 이동하면서 일본 오키나와 방면으로 북상할 전망인데, 이에 대한 유럽 ECMWF 앙상블 예측도를 보면 한반도 남해상부터 일본 도쿄 동쪽에 이르는 넓은 범위가 모의된 모습이다. 아직 태풍 발생이 공식적으로 인정되지 않은 씨앗 단계인 만큼, 매우 큰 유동성이 표현되었다.

일반적으로 아열대 고기압의 세력은 계절이 진행(여름→가을)될수록 약화되기 마련인데, 북한에 상륙했던 9월 초의 '링링'과 대한해협을 통과한 9월 말의 '타파'는 점진적인 북태평양 고기압의 약화를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일단 18호 태풍 미탁의 경우 앞선 태풍들보다 남동쪽으로 치우친 경로를 밟을 가능성이 비교적 높다고 판단되지만, 태풍의 발달 정도와 고기압의 세력 변동에 따른 진로 변화를 계속 지켜보아야 한다.


어스널스쿨에 모의된 미탁의 모습. 이 사이트의 바람장은 GFS 모델 데이터가 기반이다. 따라서 이곳의 열대저기압(태풍) 예상 경로는 GFS의 예측과 같다.



한편 예비 18호 태풍 미탁(91W)의 존재는 '개천절 태풍'으로서 오늘 주요 포털의 실시간 검색에도 올랐다. 앞서 첨부한 경로도를 보았다시피 향후 진로에 따라서 91W의 한반도 영향 가능성이 0은 아니긴 하다. 그러나 예비 태풍은 동북아시아 일대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작금의 상황은 조금 섣부른 반응으로 보인다.

몇몇 매체 등에서는 다양한 시나리오 중 일부를 꼽아 마치 태풍의 한반도 영향 가능성이 높은 것처럼 과장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보도는 지양해야 할 것이다. 어스널스쿨(Earthnullschool)이나 윈디(WINDY) 등에서 표현되는 태풍 예측은 앞서 본 여러 멤버의 경로들 중 일부에 불과하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참고 자료

9월 24일 북서태평양 해수면 온도 분포(JMA). 동중국해~한반도 일대의 해수온은 태풍 타파의 북상과 강풍에 따른 해수 뒤섞임으로 인해 다소 내려간 모습이다. 만일 태풍이 동중국해로 북상한다면 비교적 차가운 바다에 직면하게 된다.



9월 25일 오전 9시 500hPa 고도 일기도.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권(파란색 선)이 여전히 북위 30도 이북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세력권이 계속 유지되거나 혹은 더 강화된다면 남쪽의 태풍이 고위도까지 북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