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시 정보/2020

제 9호 태풍 마이삭 예상 경로, 각국의 진로 예측 변동성↑

MaGon 2020. 8. 29. 18:35

8월 29일 오후 5시 30분경 북서태평양 적외 위성 영상(JMA HIMAWARI)

2020년 제 9호 태풍 마이삭(MAYSAK)이 어제(8월 28일) 오후 3시경 공식 발생했고, 양호한 주변 환경에 힘입어 순조롭게 발달하고 있다. 위성 영상을 보면 이번 태풍은 제법 큰 구름대를 수반한 모습인데, 거의 소형급에 머물렀던 지난 8호 태풍 바비보다 훨씬 더 큰 규모의 태풍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태풍 마이삭은 예상 경로가 한반도 남해안 방면을 가리키고 있어 특별 감시 대상이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는 마이삭의 1분 최대풍속 115KT(약 60m/s)의 SSHWS '4등급' 태풍이 될 것으로 예상했고, 일본 기상청(JMA)은 중심기압 925hPa 이하의 초강력 태풍 발전을 예보했다. 현재 시점의 2020년 최강 태풍은 '바비'가 기록했던 SSHWS '3등급'이지만, '마이삭'이 다시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

북서태평양 해수면 온도 현황(JMA) 및 연직 시어 분석(CIMSS)


현재 태풍 마이삭이 위치하고 있는 필리핀 루손 섬 동쪽 동경 130도 부근 해역은 올해 단 한 개의 태풍도 활동하지 않았던 해역으로서, 매우 높은 해수면 온도(SST)와 열용량(OHC)이 보존되어 있다. 게다가 이 일대 기압계가 안정됨에 따라 낮은 연직 시어 및 태풍의 연직 구조 확립에 의한 상층 발산의 촉진 등의 요소까지 어우러져 있어, 태풍은 대략 북위 25도까지 순조로운 발달을 이어갈 전망이다.

다만 북위 25도 이북으로는 앞서 태풍 바비가 강한 세력으로 통과한 데에 따른 해수 뒤섞임 효과로 인해 수온이 낮아진 영역이 존재하며, 다음 주 예정된 중위도 기압골 접근으로 인한 연직 시어의 증가와도 마주해야 한다. 이는 마이삭의 추가적인 발달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500hPa 일기도 분석(JMA)과 각국 주요 수치 모델의 태풍 경로도


8월 29일 500hPa 일기도를 보면 북태평양 고기압(아열대 고기압, 하늘색 원)의 세력권이 광범위하게 자리 잡은 가운데, 이 고기압의 가장자리가 한반도 중남부에 영향을 미치면서 대한민국에 폭염 특보가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다음 주에는 서쪽에서 접근하는 중위도 상층 기압골(갈색 원)이 아열대 고기압의 동쪽 수축을 유도할 것이며, 때맞춰 북상하는 제9호 태풍 마이삭의 예상 경로는 9월 2일부터 3일 사이 한반도~대한해협~일본 큐슈의 범위 내를 통과하는 모양새가 될 듯하다.

오늘 갱신된 각국의 주요 수치 모델은 마이삭에 대해 향후 아열대 고기압의 수축 정도에 따라 서로 다른 진로를 시사하며, 영국 UKM 앙상블 / 유럽 ECMWF / 일본 전지구 모델(GSM) / NCEP HWRF 등은 한반도 남해안 상륙을, 영국 UKM / 미국 GFS / 캐나다 CMC 등은 일본 큐슈~대한해협 방면으로 꺾이는 경로를 예측하고 있다.

태풍 예보 초기(26~28일)에는 서해 북상을 포함한 대한민국 직격 예측이 많았고 여러 언론에서도 이것을 인용하였지만, 시간이 갈수록 진로가 조금씩 동쪽으로 꺾이고 있는 것이 최근의 경향이다. 태풍의 현재 움직임이 매우 느려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2003년 9월 12일 GOES 위성이 관측한 태풍 매미의 모습. 중심기압 935hPa이라는 경이적인 위력으로 제주도 동쪽 해상을 통과했다.

유의할 점은 앞서 해수온 분포를 보았다시피 '바비'의 영향력이 약했던 제주도 동쪽 해상의 경우 해수온이 여전히 높기 때문에, 진로의 동편(東偏)이 '태풍 마이삭'의 세력 유지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만일 9호 태풍 마이삭이 제주도 동쪽으로의 경로를 밟으면서 남해안에 상륙한다면, 세력 약화가 더디게 진행되면서 대한민국에 심각한 위협이 될 가능성이 높다. 중심권이 서해 먼바다로 빗나갔던 '바비' 때와는 다른 상황에 직면할 것이다.

 

 

*8월 31일 오후 11시 15분 UPDATE*

8월 31일 오후 10시 50분경의 위성 영상(JMA HIMAWARI)

8월 31일 오후 9시 현재, 태풍 마이삭의 세력은 중심기압 950hPa / 1분 최대풍속 110KT (약 55m/s)로서 SSHWS '4등급(115KT 이상)' 직전까지 발달했다. 풍속만 놓고 보면 '바비'를 넘어 2020년 잠정 최강 태풍으로 등극한 것이다.

위성 영상을 보면 뚜렷한 형태의 '눈'과 운정 온도 -80도 이하의 아주 두꺼운 대류역을 확인할 수 있다. 태풍의 경로가 발생 초기에 비해 동쪽으로 치우치면서 해수온이 낮아진 영역(8호 태풍 바비에 의한)을 다소 피할 수 있었고, 북위 25도를 넘어선 이후에도 발달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내일(9월 1일) 밤부터는 대륙에서 접근하는 중위도 기압골과의 상호 작용이 시작될 전망인데, 이는 연직 시어의 증가를 야기하겠지만 이에 앞서 기압골 접근에 따른 상층 발산의 촉진이 선행되면서 일시적인 추가 발달 가능성이 존재한다. 현재 태풍의 세력은 중심기압이 925hPa에 달할 것이라던 당초 예보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나, 이 시기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수치 모델의 마이삭 예측 진로도(8월 31일)

한편 9호 태풍 마이삭의 예상 진로는 대한민국 남해안에 직접 상륙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8월 31일의 주요 수치 모델의 예측을 보면 '모든 모델'이 남해안(전라남도 동부~경상도) 상륙을 예측하고 있다.

 

다만 경상남도 동부 상륙(ECMWF, CMC) 예측과 대한해협 통과 경로 간의 거리가 불과 50km 안팎의 차이인 만큼, 대한해협 통과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단계는 아닌 듯하다. 갱신되는 예보를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