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시 정보/2020

'태풍 마이삭' 경상남도 남해안 상륙 직전 및 3일 온대저기압 변질 예보

MaGon 2020. 9. 2. 23:46

한반도 상륙 직전 태풍 마이삭의 모습(9월 2일 오후 11시경, JMA HIMAWARI)


2020년 9호 태풍 마이삭(MAYSAK)은 한반도 남해안 상륙을 눈앞에 두고 있다. 태풍의 중심은 9월 2일 오후 9시 현재 제주도 성산 동쪽 해상에 위치하고 있으며, 대략 내일(9월 3일) 오전 2시를 전후해 경상남도 남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삭은 9월 1일 오후 3시경 최성기를 맞이했고, 이때 일본 기상청(JMA)과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가 분석한 마이삭의 세력은 중심기압 935hPa / 1분 최대풍속 125KT(약 65m/s)의 SSHWS '4등급'에 이르렀다. 슈퍼태풍(130KT 이상)에 준하는 위력을 북위 28도에서 달성한 것이다.

이후 태풍 마이삭이 북상하면서 그 세력이 꾸준히 약화되고 있는 것이 지금의 상황인데, 위성 영상에서 확인되는 북쪽 방향의 매우 활발한 상층 발산이 다른 부정적인 요인(낮아지는 해수온과 건조 공기 유입 등)을 어느 정도 상쇄하고 있다.


각국 예보 기관의 최신 정보에 따르면 태풍 마이삭의 남해안 상륙 시 중심기압은 955hPa 남짓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최악의 태풍으로 꼽히는 '매미(950hPa)'와 '사라(942hPa)' 등의 상륙 시 기록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루사(960hPa 상륙)'보다는 더 강한 세력으로 평가된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 중국 기상국, 대한민국 기상청의 태풍 마이삭 경로 예보(9월 2일 오후 9시 기준)


한편 9호 태풍 마이삭은 한반도 남해안 직격이 사실상 확정되었으나, 상륙이 임박한 현시점에서도 아직 정확한 상륙 지점이 특정되지 않았다. 미국 JTWC와 중국 기상국은 거제도 서쪽 상륙을, 대한민국 기상청과 일본 기상청은 거제도~부산 범위 어딘가의 상륙을 예상하고 있다.

이는 중위도 기압골 접근으로 인한 한반도 일대 지향류(指向流) 변화와 이에 반응하는 태풍에 대해 각 기관의 판단이 엇갈리는 형국으로 보인다. 대한민국 기상청의 예보와 같이 태풍이 동해안 일대에 붙어서 북상한다면, 미국과 중국 등의 예보에 비해 전체적인 영향력이 다소 감소할 전망이다.

다만 이번 태풍의 규모가 지난 '바비'보다 크기 때문에 중심권에 근접하는 지역은 가항반원과 위험반원에 관계없이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앞서 제주도 서부 고산 관측소에서는 이 태풍의 중심권이 100km 이상 비껴가 '가항반원'에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10분 평균풍속 45.0m/s의 무시무시한 강풍(대한민국 관측 사상 역대 4위 타이 기록 : 순위 참조)이 관측되기도 했다.

500hPa 일기도(9월 2일, JMA)


태풍 마이삭은 중위도 상층 기압골과의 상호 작용으로 인해 곧 본격적인 온대저기압(EXTRATROPICAL CYCLONE)으로의 변질이 시작될 것이다. 500hPa 일기도를 보면 해당 기압골(갈색 원)이 대단히 깊고 동반된 한기도 강하기 때문에, 마이삭(붉은색 원)의 급격한 온대저기압화를 유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한반도 산지(山地)와의 마찰에도 불구하고 태풍의 쇠퇴가 완만해질 가능성이 존재하는데, 이에 대해서도 각국의 예보에 차이가 있다. 대한민국 기상청의 경우 태풍의 온대저기압화에도 불구하고 빠른 쇠퇴를 예상한 반면, 일본과 중국은 이 태풍이 강원도까지 북상한 이후에도 960hPa대의 세력을 유지할 것으로 예보했다.

 

어떻게 되든 온대저기압화가 진행되는 태풍은 크기(영향 범위)가 확대되는 특징이 있으므로, 내일(9월 3일)까지는 수도권을 포함한 대한민국 대부분의 지역이 태풍의 영향권에 놓일 듯하다.

참고로 '급격한 온대저기압화'가 일어나는 일부 태풍의 경우 세력을 거의 보존한 채 '성질'만이 바뀌거나 오히려 재발달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2004년 9월 일본을 강타한 태풍 송다는 그 대표적인 사례로서, 북위 40도 이북에 위치한 일본 홋카이도 일대에 최대순간풍속 50m/s 이상의 기록적인 강풍을 몰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