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시 정보/2014

4호 태풍 페이파(05W) #4 - 열대저기압(TD)으로 약화

MaGon 2014. 4. 9. 18:42






4호 태풍 페이파(05W PEIPAH)는 4월 9일 오후 3시를 기해 열대저기압(TD)으로 약화, 소멸되었다. 서진을 거듭하면서 필리핀 민다나오 섬 동쪽 약 300km 부근 해상까지 접근했지만 발달 부진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함에 따라 결국 소멸이라는 결과에 이르게 된 것. 세력면에서는 별볼일 없던 태풍이었지만 진로에 대해서는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였는데, 당초 필리핀 민다나오 섬 상륙으로 예상되었던 것이 사마르 섬~레이테 섬 부근으로 조정되었으며, 특히 예상보다 크게 늦어진 진행 속도로 인해 발생 초기 예보 대로라면 지금쯤 이미 필리핀 내해를 통과 중이었어야 했지만 아직 필리핀 내륙에 발도 붙이지 못했다. 최신 예보에 따르면 "TD" 등급으로서의 예상 필리핀 상륙일은 12일 오후 무렵이 될 전망. 이는 발생 초기의 예상 상륙일이었던 8일 오후로부터 무려 4일이나 늦다. 






JTWC 09/0832Z : TOO WEAK


JMA 09/0600Z : T1.0/1.5


NOAA SAB 09/0832Z : T1.0/1.5



위성 영상을 보면 페이파는 이전과 변함없이 동쪽 반원의 대류가 부실한 모습이다. 결국 이런 비대칭적인 형태가 끝까지 개선되지 않으면서 4호 태풍 페이파는 "태풍" 강도를 유지하지 못했다. 기관별 위성 해석 T값은 1.0 이하에 불과해 일반적인 태풍의 기준(3개 기관 평균 T2.0 이상)을 다소 밑돌고 있다. 사실 며칠 전부터 페이파의 T값은 이미 태풍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었지만 일종의 보정(소멸 기준이 발생 기준보다 관대한 경향이 있다)을 받아 어떻게든 태풍으로서 존재하고 있었는데, 이후의 T값이 상승하기는 커녕 오히려 더 떨어지게 되자 일본 기상청(JMA)으로서도 소멸 판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태풍의 세력 약화에는 필리핀 민다나오 섬 동쪽의 열용량(OHC)이 낮은 해역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해당 해역은 올해 초부터 태풍 및 열대저기압이 잇따라 내습하면서 수온의 회복이 더딘 상태였는데, 공교롭게도 이번 태풍이 그곳에 진입했고 여기에다 주변의 연직 시어까지 30KT 안팎으로 강화되면서 태풍의 약화를 촉진시켰다. 때문에 태풍이 육지에 상륙하기도 전에 소멸되는 경우는 드묾에도 불구하고, 이번 페이파는 보기 드문 사례 중 하나가 될 수 밖에 없었다. 다만 태풍으로부터 약화된 TD가 저열용량역을 벗어난 이후 재발달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