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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 고기압과 여름 날씨

MaGon 2015. 8. 26. 20:14





티베트 고기압은 티베트 고원의 상공에서 발달하는 상층 고기압이다. 북반구가 여름에 접어들 즈음이면 티베트 고원이 가열되기 시작하는데, 이 고원의 평균 해발고도가 약 4500m에 이르기 때문에 이곳에서 상승한 공기는 고도가 매우 높은 상층 고기압을 형성한다. 이것이 티베트 고기압. 이 고기압은 200hPa 고도 이상의 상층 일기도에서 명료하며, 지상 일기도에서는 저기압(열적 저기압)으로서 나타난다.


이 고기압의 세력 여하에 따라서 한반도 여름 날씨도 영향을 받는다. 티베트 고기압의 고도가 흔히 "키 큰 고기압"으로 일컬어지는 북태평양 고기압보다도 높은 만큼, 이 고기압의 세력권이 한반도 및 일본 쪽으로 확장되면 기존의 북태평양 고기압 위에 티베트 고기압이 포개어지는 형국이 된다.


이 경우 한반도 상공에는 극단적으로 키가 큰 고기압이 위치하게 되며, 단열 승온(斷熱昇溫) 효과가 증대됨에 따라 해당 지역에는 열대야가 동반된 극심한 무더위가 찾아온다. 참고로, 티베트 지역의 적설량과 이 고기압의 강도가 반비례 관계에 있기 때문에 이 지역 적설량을 통해 한반도 더위에 대한 간접적인 예측이 가능하다.





쇠퇴 중인 태풍 (태풍 너구리, 2014년 7월 8일)



티베트 고기압은 동북아시아 지역으로 북상하는 태풍에 대해서도 영향을 미치는데, 그 영향은 태풍에 있어서 대체로 부정적일 때가 많다. 북서태평양 먼 바다로부터 접근하는 태풍의 상층 순환(시계 방향 순환)과 대륙으로부터 뻗어 나온 이 고기압의 순환이 조화되지 않기 때문에 태풍의 입장에서 보면 상층 환경의 악화와 함께 주로 북서쪽 반원의 발산류(OUTFLOW)가 억제된다.


평범한 위력의 태풍이라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있지만 중심기압 950hPa 이하의 비교적 강한 태풍이라면 이로 인한 세력 약화를 피하기 쉽지 않다. 대한민국이나 일본으로 북상하는 태풍 중 8월 말~9월 태풍이 한여름철 태풍보다 위협적인 데에는 이 상층 티베트 고기압의 세력권이 8월 말부터 급격히 축소되기 시작한다는 사실과도 어느 정도 관련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