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시 정보/2018

14호 태풍 야기(YAGI)의 예상 진로, 한반도로 북상할까

MaGon 2018. 8. 8. 20:16





2018년 14호 태풍 야기(YAGI)가 8월 8일 정오경 갑작스레 발생했다. 유력한 태풍 후보였던 필리핀 동쪽의 '열대저기압 93W'가 태풍으로 승격한 것이다. 태풍 명명 업무를 담당하는 일본 기상청(JMA)은 일반적으로 00 / 06 / 12 / 18UTC(한국시각 오전 3시, 9시 / 오후 3시, 9시) 등의 시각에 태풍 발생을 발표한다. 그러나 이번 태풍의 경우 ASCAT 위성의 해상풍 관측에서 태풍 기준(최대풍속 35KT)을 웃도는 풍속 영역이 나타남에 따라, 정시가 아닌 시각에 태풍이 발생하게 되었다.


한편 13호 태풍 산산(SHANSHAN)은 일본 본토에 상륙하지 않고 치바 현 해안을 스쳐 지나갈 것으로 보인다. 남중국해의 열대요란 96W는 단기적인 발달 가능성이 낮지만 오랜 시간 남중국해에 정체하면서 느리게 발달해, 이번 주 후반~다음 주초에 '15호 태풍 리피(LEEPI)'로 승격할 가능성이 높다. '야기'와 '리피'는 일본과 라오스에서 제출한 이름이며, '염소자리(별자리)' 및 '폭포의 이름'을 뜻한다.







14호 태풍 야기의 위성 영상(JMA HIMAWARI)을 보면, 열대요란 단계에서부터 지적됐던 비대칭적인 형태가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모습이다. 현재 동중국해부터 일본 혼슈 남해상에 걸쳐 건조한 공기(주황색 영역)가 폭넓게 분포하고 있는데, 이것이 '야기'의 발달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높은 해수면 온도와 서쪽 방향으로의 활발한 상층 발산 등에 힘입어 태풍으로 승격하는 데까지는 성공했지만, 해당 건조역의 영향에서 벗어나기 전까지는 추가적인 발달을 기대하기 어려울 듯하다.


일본 기상청과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 등은 14호 태풍 야기의 현재 세력을 중심기압 994hPa / 최대풍속 35KT(18m/s)로 분석한 가운데, 당분간 거의 발달하지 않는다는 예보를 발표했다. 다만 강도 예측은 진로 예측에 비해 신뢰도가 낮기 때문에, 태풍의 실제 세력이 어떻게 될 것인지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다.







태풍 야기의 예상 진로는 이전에 비해 크게 서쪽으로 편향되었고, 각국의 주요 수치 모델은 일본 오키나와 인근을 거쳐 중국 동부~한반도 서해에 진출하는 경로를 예측했다. '야기'가 열대요란 단계였을 무렵에는 13호 태풍 산산과의 상호 작용(후지와라 효과) 여하에 따라 예상 경로에 매우 큰 차이(이전 포스트 참조)가 있었으나, 결과적으로 '산산'이 '야기'의 진로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하면서 '산산을 추종하듯이 일본 도쿄 방면으로 북상하는 시나리오'는 없던 일이 됐다.


14호 태풍 야기는 동쪽에서 세력을 확장 중인 북태평양 고기압(짙은 파란색 선) 주변의 동풍류를 타고 진행해 북서진할 전망인데, 최종 경로는 해당 고기압의 세력 확장이 얼마나 강하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중국 동부 상륙을 예측한 영국 UKM / 유럽 ECMWF 등은 비교적 강한 고기압을, 한반도 인근 진출을 예측한 ECMWF 앙상블 / 미국 GFS / 일본 GSM / HWRF 등은 비교적 약한 고기압을 시사한다고 할 수 있다. 한반도 상공에 위치한 별개의 아열대 고기압(하늘색 선)은 점차 세력이 약화되면서 태풍 경로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