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시 정보/2019

태풍 스팟(SEPAT) 현황과 '4호 태풍 문' 발생 감시

MaGon 2019. 6. 28. 00:54



일본 기상청 지상일기도에 그려진 3호 태풍 스팟, 그리고 4호 태풍 후보인 열대저기압 95W



우여곡절 끝에 태풍 스팟(SEPAT)이 발생했다. 열대요란 94W로서 북서태평양에 출현한 것이 6월 16일 밤이었고, 이윽고 6월 27일 오후 6시경 공식 3호 태풍으로 발전하기까지 무려 11일이라는 시간이 소요되었다. 발생 위치도 독특하여 일본 시코쿠 앞바다에 해당하는 북위 31.6도에서 발생했는데, 이는 역대 상반기(1~6월) 태풍 중 가장 높은 위도에서의 발생이다. 고위도에서 발생한 대신 수명은 짧아, 오늘(6월 28일) 오전 중 일본 도쿄 남쪽 해상을 통과한 뒤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될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로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는 94W의 태풍(열대폭풍) 승격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최대풍속이 35KT(18m/s) 이상으로서 태풍 조건을 충족하긴 했지만, JTWC의 경우 '스팟'을 상층 기압골에 예속된 온대성~아열대성 저기압으로 분석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서태평양 저위도, 필리핀 동쪽 먼 바다에서는 2019년 4호 태풍 문(MUN)의 씨앗(열대저기압 95W)이 발생했다. 일단 위치 조건이 좋으며 해수면 온도(30도 이상) 또한 열대성 저기압의 발달에 적합한 수준이다. 그러나 위성 영상(JMA HIMAWARI)을 보면 95W의 상층 발산이 제한적인 범위로 이루어지고 있는 데다, 구조적인 문제(하층 순환 불안정)도 갖고 있어 발달 전망이 밝은 것만은 아니다. 3호 태풍 스팟의 전 단계였던 열대저기압 94W가 바로 며칠 전 해당 해역을 북상하는 동안 거의 발달하지 못했던 점도 고려해야 한다. 결국, 4호 태풍 발생 여부는 좀더 시간이 흐른 뒤에 결정될 것이다.


어떤식으로든 대한민국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은 존재인데, 유럽 ECMWF 앙상블 예측에서 예비 4호 태풍 문(95W)의 경로는 중국 남부~대만~일본 오키나와의 범위로 예측된 모습이다. 비교적 일찍 전향하여 일본 방면으로 북상한다면 앞선 94W(스팟)의 북상 때와 마찬가지로 장마전선을 한반도로 밀어올릴 수 있으며, 대만~중국 상륙 후 소멸하더라도 북쪽에 위치한 장마전선에 수증기를 공급하는 역할이 가능하다.




*7월 1일 UPDATE*






당초 4호 태풍 문 후보였던 '열대저기압 95W'는 미국 JTWC 명명 저기압(04W FOUR)으로 승격하는 성과를 이루긴 했지만, 추가 발달이 부진해 2019년 4호 태풍이 되지는 못했다. 앞서 3호 태풍 스팟의 전신인 '열대저기압 94W'가 필리핀 동쪽에서 거의 발달하지 못했듯이, 04W 또한 해당 해역의 부정적인 상층 환경을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04W는 약한 소용돌이로서 간신히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데, 이것이 향후 북쪽 장마전선에 수증기를 공급할 여지가 있지만 장마전선이 북위 31도 부근까지 물러난 상태이기 때문에 그 영향은 제주도 인근으로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04W의 발달이 정체되는 동안, 남중국해에서 '4호 태풍 문'으로 발달할 만한 유력 후보(열대저기압 96W)가 등장했다. 북서태평양 태풍 명명권(命名權)을 갖고 있는 일본 기상청이 96W에 대한 태풍 발생 예보를 공식 발표한 상황이기 때문에, 일본 기상청의 예보가 없었던 04W에 비해 태풍 발생 가능성이 더 높다고 할 수 있다. 예비 태풍 문은 중국 남부 하이난 섬을 거쳐 베트남 북부 방면으로 나아갈 전망이며, 몬순저기압(MONSOON DEPRESSION)의 특성을 띄고 있으므로 바람보다는 많은 비에 주의가 요구된다.




*7월 4일 오전 1시 UPDATE*






2019년 7월 2일 오후 9시경, '4호 태풍 문(MUN)'이 중국 남부 하이난 섬 인근 해역에서 공식 발생했다. 몬순저기압의 특성과 함께 넓은 대류역을 가졌었던 열대저기압 96W가 별다른 구조적 변화 없이 승격하면서, 일본 기상청은 이 태풍의 크기를 '대형'으로 분류한 상태다. 반면에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는 96W의 태풍 승격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므로, '3호 태풍 스팟'에 이어 또다시 반쪽짜리 태풍이 탄생하게 되었다. 태풍의 진행 방향에 놓인 중국 남부와 베트남 북부 등지에서는 호우에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