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시 정보/2019

2019년 3호 태풍 스팟 전망과 대한민국 장마 시기

MaGon 2019. 6. 20. 09:32

 



'6월 태풍'의 발생이 가시화되고 있다. 2019년 3호 태풍 '스팟(SEPAT)'의 발생 조짐이 감지된 것이다. 6월 20일 오전 8시 30분 현재 북서태평양 위성 영상(JMA HIMAWARI)을 보면 적도 인근 해역에서 대류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모습인데, 이 중 일부가 태풍의 씨앗 단계인 열대저기압 94W로 인정되면서 조직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것은 당분간 북서쪽으로 나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상반기 태풍 활동은 2월 활동했던 '우딥(WUTIP)' 이래 태풍 발생이 전혀 없었을 정도로 꽤 부진한 편이어서, 이로 인해 해수 뒤섞임이 미미했던 필리핀 동쪽 저위도 해역의 해수면 온도가 높은 수준(31도 이상)으로 유지되고 있다. 이러한 해수온 및 개선되는 상층 환경 등이 향후 94W의 발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태풍 발생을 감시하는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와 일본 기상청(JMA)과 같은 유수 기관에서도 이미 94W에 대해 별도의 정보를 발표하면서 그 동향을 주시하기 시작했다. 94W가 발달 경향을 이어갈 경우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 초 즈음 '태풍 스팟'으로 승격할 가능성이 높다.

 



일반적으로 6월에 발생하는 태풍은 필리핀~남중국해로 진출하거나 일찍 전향하여 일본 남해상을 북동진하는 경로를 취할 때가 잦다. 그러나 이번에 3호 태풍이 발생한다면 북상 시기가 북태평양 고기압(아열대 고기압)의 세력 확장 시점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동중국해까지 진출하는 시나리오가 점쳐진다. 유럽 ECMWF / 영국 UKM / 미국 GFS / 캐나다 CMC 등 각국의 주요 모델은 예비 태풍에 대해 동중국해~일본 큐슈를 지향하는 진로를 예측하고 있다.

 

일본 기상청 분석 지상일기도를 보면 필리핀 민다나오 섬 동쪽 먼 바다에 위치한 열대저기압(94W)과 일본 남쪽의 장마전선(주황색 원) 등이 확인되는데, 올해는 장마전선이 좀처럼 북상하지 못하면서 대한민국의 장마 시기도 계속 늦어지는 모습이다. '3호 태풍 스팟'의 예상 경로는 이러한 상황을 뒤흔들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스팟이 발생한다면 아열대 고기압의 확장→장마전선의 북상으로 이어져 대한민국에 6월 장맛비를 유발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태풍이 직접·간접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러모로 예의 주시해야 하는 존재다.

 


*6월 26일 21:00 UPDATE*

 



열대저기압 94W의 발달이 예상보다 늦어짐에 따라, 3호 태풍 스팟은 아직(6월 26일 오후 9시)까지 발생하지 않았다. 높은 해수온에도 불구하고, 94W의 하층 순환이 불안정했던 가운데 주변 상층 환경의 개선이 더뎠던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현재 일본 기상청의 태풍 발생 예보가 유효한 상황이지만 94W가 바로 내일(27일)이면 일본 열도에 다다를 것이므로 시간적 여유는 그리 많지 않다. 태풍 발생 예보가 취소될 가능성도 조금씩 엿보이고 있다.

 

비록 3호 태풍의 발생이 다소 늦어지고는 있으나, 지금의 동북아시아 기압계는 당초 주요 모델들이 예측했던 형국과 비슷하다. 북태평양 고기압의 확장과 열대저기압의 북상이 맞물리면서 장마전선을 한반도로 밀어올렸고, 부산 등 남부 지방에 호우를 야기하고 있다. 94W의 진로 또한 기존에 어느 정도 예측되었다시피 일본 본토 근해를 북동진하는 모양새가 될 전망이다. 94W가 북상하는 동안 전면의 장마전선이 계속 활성화될 것이며, 특히 북쪽에서 새로이 발생한 별개의 열대저기압(갈색 원)이 대한해협을 통과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로 인한 호우에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