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시 정보/2019

태풍 우딥(WUTIP), 역사상 '최강의 2월 태풍' 등극

MaGon 2019. 2. 24. 15:49





북서태평양 관측 역사상 최강의 2월 태풍이 등장했다. 2019년 2월 20일 새벽 발생한 2호 태풍 우딥(WUTIP)이 그 주인공으로서, 이 태풍의 세력은 2월 23일 오후 9시를 기해 중심기압 925hPa / 10분풍속 100KT(약 50m/s) / 1분풍속 135KT(약 70m/s)의 'SSHWS 4등급 슈퍼 태풍'에 이르렀다.


일본 HIMAWARI 위성이 관측한 태풍 우딥의 최성기 시 영상을 보면, 선명한 눈과 함께 두터운 대류역이 형성된 모습이다. 북위 10도까지는 훌륭한 해양 환경(높은 해수면 온도, 열용량)이 태풍의 발달을 이끌었고, 그 이북에서는 중위도 편서풍대와 연계된 상층 발산류의 강화가 낮아지는 해수온을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의 발달 환경을 조성했다. 2월은 전반적으로 북서태평양 해수온이 연중 가장 낮은 시기이지만, 여러 긍정적인 요소가 맞물리면서 우딥은 2월 사상 최강의 태풍으로 등극할 수 있었다.


특히 우딥의 기록은 2015년 '태풍 히고스'가 세웠던 종전 2월 최고 태풍 기록(중심기압 940hPa)을 불과 4년만에 다시 경신한 것이다. 최근 전지구적인 기후 변화로 인해 2월 태풍의 활동이 잦아진 여파라 할 수 있다. 이는 한반도~일본에 영향을 주는 10월 늦태풍 빈도가 늘어나고 있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되며,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향후 태풍의 '레귤러 시즌'은 더 일찍 시작해서 더 늦게 종료되지 않을까 한다.







참조 : 2019/02/19 - 2019년 2호 태풍 우딥, 괌·사이판에 영향 줄까



지난 포스트에서 언급했듯, 당초 영국 UKM / 미국 GFS / 일본 GSM / 미해군 NAVGEM 등 다수의 모델이 우딥에 대해 괌~사이판 방면으로의 북동 전향을 예측하고 있었다. 그러나 중층 아열대 고기압의 세력권이 이들의 예측보다 굳건하게 유지되면서 태풍의 북동 전향을 저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리하여 현재 2호 태풍 우딥의 진행 경로는 발생 초기 유럽 ECMWF, 캐나다 CMC 모델이 예측했던 진로와 가까운 편이다. 물론 이것도 완전히 들어맞은 것은 아니어서, 태풍은 ECMWF의 초기 예측에 비해 좀더 북쪽으로 치우쳐 움직이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령 괌 섬의 경우 비록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는 했지만 우딥의 영향 반경에 들어가면서 수일째 비바람이 계속되는 중이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와 일본 기상청(JMA) 등의 최신 예보에 따르면, 태풍 우딥은 당분간 필리핀 루손 섬 동해상 방면으로 느리게 서진할 전망이다. 그리고 건조 공기와 악화되는 상층 환경 및 강한 연직 시어, 낮아지는 해수온 등의 요인과 마주하면서 그 세력이 급격히 약화될 것이며, 필리핀에 도달하기 이전에 소멸할 가능성이 높다.




*2월 25일 UPDATE*




태풍 우딥의 모습(HIMAWARI 위성, 2월 23일 오후 3시경)과 주요 수치 모델의 예상 경로



태풍 우딥은 2월 23일 최대풍속 135KT로서 최성기를 맞이한 뒤, 이중눈(EYEWALL REPLACEMENT CYCLE) 현상이 나타나면서 그대로 쇠퇴하는 듯했다. 그러나 오늘(2월 25일) 각국 예보 기관의 예상을 벗어난 뒷심을 발휘했고, '2차 최성기'와 함께 기어이 'SSHWS 5등급 슈퍼 태풍'을 달성했다. 25일 오후 3시 기준 우딥의 세력은 JTWC 분석으로 140KT, JMA 분석으로 915hPa / 105KT에 달한다.


이는 그 드물다는 2월 태풍이, 그것도 해수면 온도 27도 해역에서 달성한 세력이기에 매우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열용량(OHC)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27도라는 해수온은 대개 열대저기압의 발달보다는 유지에 적합하며, 무엇보다 '5등급'으로의 발달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북쪽의 중위도 편서풍대가 폭발적인 상층 발산을 촉진하는 가운데 연직 시어가 일시적으로 개선되면서 해수온의 한계를 뛰어 넘었고, 극적인 발달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기적적인 재발달과 5등급 달성에도 불구하고, 중장기적인 전망은 여전히 변함없다. 서쪽의 건조 공기가 건재하므로 태풍은 필리핀에 접근할수록 급격한 쇠퇴기에 접어들 것이다. 각국의 주요 수치 모델 예측은 필리핀에 바짝 접근(GFS, HWRF)하는 경로와 비교적 빠른 전향(GSM, NAVGEM) 등으로 나뉘는데, 2호 태풍은 어떤 진로를 밟든 간에 이번 주 내로 소멸할 것이 유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