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시 정보/2019

2019년 10호 태풍 크로사 예상 및 제 9호 태풍 레끼마 진로 분석

MaGon 2019. 8. 5. 20:56





2019년 8월 5일 현재 북서태평양에는 제 9호 태풍 레끼마(LEKIMA) 및 한반도 상륙이 사실상 확정된 8호 태풍 프란시스코(FRANCISCO), 그리고 최근 새로이 발생한 태풍 후보(95W, 남중국해 LPA)들이 활동하고 있다. 특히 95W는 빠르면 내일 10호 태풍 후보 크로사(KROSA)로 승격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것은 원래 9호 태풍 레끼마와 연계된 거대한 저기압성 순환의 일부였으나 최근 독립적인 시스템으로 조직화되었다.


10호 태풍 크로사는 서쪽의 레끼마와 마찬가지로 주변에 30도 이상의 높은 해수면 온도와 열용량 및 양호한 상층 환경(개선되는 연직 시어, 원활한 상층 발산) 등이 갖추어진 가운데, 중심기압 950hPa을 밑도는 강력한 세력으로의 발달이 기대된다. 상반기 극히 부진했던 2019년 태풍 시즌이 8월 들어 반전되는 상황으로서, 동시에 3개의 태풍(8호~9호~10호)이 북상하는 상황이 연출될 듯하다.





북서태평양 위성 영상(8월 5일, JMA HIMAWARI)과 예비 10호 태풍 크로사 모델 예측 경로도(아래), 위성 영상에서는 매우 거대한 순환장을 동반한 크로사 후보와 레끼마, 프란시스코의 모습 등을 볼 수 있다. 프란시스코의 경우 큐슈 상륙을 앞두고 급발달해 '눈(EYE)' 구조까지 형성되었다.



예비 10호 태풍 크로사(95W)의 진로는 다른 태풍들의 초반 경로가 그랬듯이 유동성이 제법 크다. 당장 태풍의 진행을 주도할 만한 확실한 지향류(指向流)가 없으며, 레끼마와의 상호작용(후지와라 효과) 및 몬순저기압 특징으로 인한 모호한 중심 위치 등이 태풍 경로 예측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다만 향후 이 태풍의 진로를 주도하게 될 저위도 아열대 고기압의 세력권 변동성이 중위도 아열대 고기압에 비해 적을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9호 태풍 레끼마'에 비하면 대체적인 방향성은 잡힌 형국이다. 주요 수치 모델 예측에서는 유럽 ECMWF를 제외한 다수의 모델이 크로사의 빠른 북동 전향을 모의하고 있으며, 일단 크로사는 일본 도쿄 남해상을 향해 북상할 전망이다.







한편 오리무중이었던 제 9호 태풍 레끼마의 경우는 진로의 유동성이 조금씩 해소되기 시작했다. 여전히 경로의 불확실성이 크긴 하지만, 일본 남해상보다는 대만~중국 방면으로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추세다. 태풍 레끼마가 대만 방면으로 북상한다면 그만큼 발달 시간이 줄어드는 것이므로, 전반적인 규모와 강도 등이 다소 하향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레끼마에 대한 각국의 주요 수치 모델 예측을 보면 영국 UKM / 미국 GFS / 일본 GSM 등 다수의 모델이 대만 상륙을, 캐나다 CMC 앙상블은 일본 쪽으로 치우친 경로를 모의한 모습이다. 기존의 레끼마 예측과 비교하면 진로가 전체적으로 서편(西偏)했다. '프란시스코'의 한반도 통과~남하하는 기압골(갈색 원) 등에 대응해 중위도 아열대 고기압이 어떠한 형태로 재정립되느냐에 따라 레끼마의 최종 목적지가 결정될 전망인데, GFS 등은 '완고한 고기압'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나 일본 기상청(JMA)의 공식 예보 또한 해당 경로(대만~중국 상륙)로 기울고 있다.


이렇게 태풍 레끼마가 '완고한 고기압'에 막힌 채 대만~중국 내륙에까지 진출한다면 한반도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유럽 ECMWF / ECMWF 앙상블과 같은 경로를 밟을 경우, 비록 중국 상륙 후 세력은 약화되겠지만 여전히 '태풍'의 강도를 유지한 채 대한민국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캐나다 CMC의 시나리오(한반도 직접 북상) 역시 아직 유효하므로, 진로가 완전히 확정되기 전까지는 갱신될 태풍 정보에 유의해야 한다.







참고로 첨부한 어스널 스쿨(Earth Nullschool) 자료 / Windy / 혹은 기상청 육상예상일기도와 같은 단일 모델 예측장을 통한 태풍 진로 예측이 널리 활용되고 있지만, 이번 태풍처럼 진로가 매우 유동적인 경우 단일 예측장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낮아진다. 따라서 해당 정보를 이용할 때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가장 신뢰도 높은 태풍 정보는 공식 열대저기압 감시 기관(미국 JTWC 등)의 예보일 것이다.




*8월 7일 오후 8시 45분 UPDATE*






이틀 사이 9호 태풍 레끼마는 중심의 '눈'이 뚜렷해지는 등 세력에서 급격한 성장(중심기압 950hPa)을 이뤘고, 진로에도 변화가 있었다.


8월 7일 갱신된 주요 수치 모델의 경로도를 보면 레끼마의 대만 상륙 가능성이 낮아진 대신, 경로가 동쪽으로 조금 편향되어 중국 동해안 북상 시나리오가 대두한 형국이다. 영국 UKM / 미군 AFUM 모델이 여전히 대만 상륙을 고수하고 있으나 그 외 다수의 모델은 북편(北偏) 경향이 뚜렷하다. 남하하는 상층 기압골과 이를 맞이하는 중위도 아열대 고기압의 세력 예측이 좀처럼 안정되지 않는 가운데, 모델의 시나리오 또한 갈팡질팡하는 모양새라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레끼마는 중국 동해안을 따라 북상해, 한반도 서해 먼 바다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물론 태풍이 해당 진로를 밟더라도 대한민국과의 거리가 상당할 것이기 때문에 아직은 직접 영향을 우려할 단계가 아니지만(어설프게 중국 연안을 따라 북상하면 태풍 영향 대신 폭염이 찾아올 수 있다), 미국 GFS 앙상블 / 캐나다 CMC의 시나리오와 같은 한반도 관통의 가능성 또한 염두에 두어야 한다.







어제(8월 6일) 발생한 10호 태풍 크로사는 '강한(TY급) 대형의 태풍'으로의 발달이 전망된다. 위성 영상을 보면 크로사와 연계된 매우 광범위한 순환장을 볼 수 있으며, 이 정도로 규모가 크면서 어느 정도 세력까지 갖춘 태풍은 주변의 기압계를 뒤흔들 잠재력을 갖는다.


당초 크로사는 비교적 일찍 전향해 일본 남해상을 북동진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했으나, 거대한 규모에 따른 자체적 북상(베타효과)의 강화 + 굳건하게 유지되는 중위도 아열대 고기압이 조화된다면 진로가 다소 북서쪽으로 치우쳐 일본 중부권까지 접근할 가능성이 있다. 영국 UKM 앙상블 / 유럽 ECMWF / 미군 AFUM 등의 예상 경로는 전술한 상황을 모의하며, 이는 미국 JTWC 및 북서태평양 RSMC 등 공식 기관의 최신 진로 예측에도 반영되기 시작했다. 목적지가 확정되기까지는 며칠 더 시간이 걸릴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