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시 정보/2019

제 10호 태풍 크로사 경로 변화와 중국 태풍 레끼마

MaGon 2019. 8. 9. 20:26





2019년 8월 9일 현재, 제 9호 태풍 레끼마(LEKIMA)는 중국 동해안 상륙이 사실상 확정된 채 상하이~산둥반도 방면으로 북상하고 있으며, 동쪽의 제 10호 태풍 크로사(KROSA)는 일본 남해상에서 느리게 움직이고 있다. 위성 영상(JMA HIMAWARI)을 보면 두 태풍에 동반된 구름대가 북서태평양을 가득 메우고 있는 모습으로서, 레끼마와 크로사는 모두 크기 분류상 '대형(직경 1000km 이상) 태풍'으로 분석되었다.







9호 태풍 레끼마는 진로의 유동성이 거의 해소되어, 8월 9일 갱신된 주요 수치 모델의 예측 경로는 중국 동해안 상륙으로 모아졌다. CIMSS 분석 북서태평양 상층 유선장을 보면 한반도 상공에 아열대 기압능(RIDGE)이 형성되어 있어, 태풍이 한반도로 북상하지 못하는 가운데 대한민국 전역에는 폭염이 찾아온 형국이다. 작년의 태풍 암필(AMPIL)이나 야기(YAGI)가 그랬듯, 태풍이 중국 동해안에 상륙할 경우 태풍이 몰고온 열기가 더해지면서 한반도에는 극심한 무더위가 내습한다.


결과적으로 레끼마는 중심기압 950~960hPa의 '강한 대형'의 세력으로서 중국 저장 성(浙江省)에 상륙한 뒤, 상하이 부근을 거쳐 산둥반도까지 북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 중심과 한반도와의 거리가 제법 멀기 때문에 대한민국은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에서는 벗어나겠지만, 레끼마의 크기가 대형급이기 때문에 서해안 지역은 태풍 우측 구름대의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또한 레끼마가 중국에서 소멸하더라도, 산둥반도 상공의 약한 지향류로 인해 해당 구름대가 며칠 더 한반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예상 경로가 거의 굳어진 레끼마와 달리, 10호 태풍 크로사는 여전히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발생 초반에는 일본 도쿄 남동쪽 먼 바다를 북동진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했었지만 날이 갈수록 진로가 서쪽으로 편중되는 경향이다. 중위도 아열대 고기압이 당초 예상보다 훨씬 더 견고하게 유지되면서 레끼마를 중국으로 밀어냈고, 크로사의 서편(西偏)에도 기여했다. 게다가 크로사는 위성 영상을 보다시피 매우 광대한 규모의 태풍으로서 자체적인 북상(베타효과)에 따라 북서쪽으로의 길을 여는 측면도 있다.


10호 크로사에 대한 각국의 주요 수치 모델 예측을 보면 다수의 멤버가 일본 본토 관통을 모의한 모습이다. 이는 태풍 크로사 발생 초기 아웃라이어 취급을 받았던 유럽 ECMWF 예측이 적중하는 분위기라 할 수 있다. 특히 HWRF는 더 나아가 한반도 직접 영향의 가능성도 시사한다. 일단 현재로서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한반도 상공의 아열대 기압능이 레끼마의 중국 상륙 후 점차 약화되는 동안 크로사가 일본 어딘가에 상륙하는 것이지만, 모델별 경로 편차가 해소되기까지 좀 더 지켜보아야 할 듯하다.




*8월 12일 오후 8시 25분 UPDATE*






제 10호 태풍 크로사의 진로는 일본 큐슈~시코쿠의 범위로 사실상 확정되었다. 종잡을 수 없었던 중위도 아열대 고기압의 세력 예측이 안정된 가운데 태평양 먼 바다에서 정체(停滯)하던 크로사가 조금씩 속도를 내 북상하기 시작하면서 경로의 유동성이 거의 해소된 것이다. 8월 12일자 주요 모델 예측도를 보면 제각각이었던 여러 모델의 경로가 큐슈~시코쿠 방면으로 한데 모아진 모습이며, 단지 태풍이 큐슈와 시코쿠 중 어디에 상륙할 것인지 여부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태풍 크로사는 최근 며칠 사이 세력이 꺾여 한때 950hPa에 이르렀던 중심기압이 현재는 965hPa로 약화되었다. 이는 태풍이 특정 해역에서 너무 오래 머물렀던 탓에 해수 뒤섞임 효과로 인해 인근 해수온이 다소 낮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태풍이 일본 큐슈 쪽으로 접근하는 동안 해양 환경 및 상층 환경 등이 점차 개선될 전망이므로, 중심기압 955~960hPa까지 재발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 태풍'이었던 레끼마가 중국에 상륙했음에도 한반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는데 이번 태풍 크로사는 레끼마보다 더 규모가 큰, 일본 기상청 기준 '초대형 태풍(직경 1600km 이상)'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태풍의 중심권이 큐슈~시코쿠로 향하더라도, 대한민국 곳곳이 8월 15~16일 사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한편으로는 이 태풍이 동쪽으로 물러간 뒤 북쪽의 한기가 잠시 남하하면서 한반도에 평년보다 시원한 날씨가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