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시 정보/2019

제 16호 태풍 페이파 상황과 2019년 17호 태풍 타파 가능성

MaGon 2019. 9. 14. 13:58

 



제 16호 태풍 페이파(PEIPAH) 후보로서 열대요란 95W를 언급했던 것이 지난 9월 7일 포스트에서였다. 그러나 2019년 9월 14일 현재, 1주일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태풍 페이파는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 기존의 95W가 변함없이 태풍 후보로서 활동하고 있긴 하지만 기형적인 기압 배치가 지속되면서 좀처럼 발달하지 못하고 있다.

95W의 발달이 지체되는 동안 북서태평양에는 새로운 태풍 후보들이 발생했는데, 위성 가시 영상(JMA HIMAWARI)을 보면 95W 외에 열대저기압 97W와 열대요란 98W가 북상 중이다. 비록 이들이 단기간 내 순조로운 발달이 전망되지는 않으나, 어찌되었든 현재 북서태평양에 3개의 태풍 후보가 존재하는 만큼 16호 태풍과 더불어 2019년 17호 태풍 타파(TAPAH)까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9월 14일 오전 9시 500hPa 일기도를 보면 아열대 고기압의 세력권이 둘로 나뉘어 중국 내륙과 일본 남동 해역에 자리잡았으며, 그 중앙에는 역방향의 기압골이 형성된 모습이다. 해당 기압골 내에서 기존의 열대요란 95W와 후발 주자인 98W가 거대한 몬순 소용돌이(MONSOON GYRE)를 이루고 있다. 이는 몬순저기압(MONSOON DEPRESSION)보다 더 큰 규모의 순환장이다.

이러한 순환장에서는 태풍의 씨앗(열대요란)이 발생하기 쉽지만, 메소저기압(소규모 저기압)이 빈발하는 데다 복잡한 기류에 따른 연직 시어 증가로 인해 초기 조직화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이번 95W도 이에 해당하여 좋은 위치적 여건과 높은 해수온에도 불구하고, 발원 시의 불안정한 하층 순환이 개선되지 않았던 것이 발목을 잡았다. 더욱이 북동쪽 98W의 출현에 따른 상호 작용까지 겹치면서 서로 간의 발달을 저해하는 형국이다.

이들의 후면에서 북상하는 괌 섬 동쪽 해상의 열대저기압 97W은 당장은 독립적인 시스템으로서 발달하고 있지만, 예상되는 경로에 따르면 머지 않아 몬순 소용돌이의 일부가 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지난주 유력 태풍 후보로 꼽혔던 95W가 그랬듯, 97W 역시 향후 발달에 지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95W의 경우 일본 기상청(JMA)의 공식 태풍 승격 예보가 나왔다가 취소되는 등 입지가 다소 애매해졌지만,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는 현존 후보들 중 가장 높은 'HIGH' 등급을 부여했다. 따라서 95W는 현 시점에서도 유력한 '16호 태풍 페이파' 후보라 할 수 있다.

95W에 대한 주요 수치 모델의 경로 예측에서는 미해군 계열(NAVGEM, COTC)을 제외한 다수의 멤버가 대만~필리핀~남중국해 방면으로의 진출을 가리킨다. 유럽 ECMWF 및 GFS 앙상블 등 다수 모델의 예측은 95W의 진로가 몬순 소용돌이와 연계된 북동 지향류(指向流)의 영향으로 잠시 북쪽을 향하다가, 시간이 흐를수록 중국쪽 아열대고기압의 영향을 받으면서 서쪽으로 바뀌는 상황을 나타낸다.

반면에 중국 내륙의 고기압에서 비교적 멀리 떨어진 98W는 북동 지향류가 계속 유지될 것이므로 그대로 일본 동해상을 북상할 가능성이 높다. 괌 섬 동쪽의 97W의 경우 전술했다시피 일단 전면 몬순 소용돌이를 향해 북상할 것이며 이후의 경로는 몬순기압골이 점차 해소되는 와중의 기압계 변화에 달려 있는데, 이 시기 각 열대저기압의 동향에 따라 '페이파' 및 '17호 태풍 타파'의 발생 여부 또한 명확해질 듯하다.


*9월 16일 오전 12시 40분 UPDATE*

9월 16일 오전 12시 30분 북서태평양 위성 적외 영상(JMA)과 태풍 페이파 예보



16호 태풍 페이파가 9월 15일 오후 9시경 발생했다. 갑작스러운 발생이었는데, 사이판 섬 동쪽의 열대저기압 97W가 다른 후보들(95W, 98W)보다 빠르게 발달함에 따라 해상풍 위성에서 최대풍속 35KT(18m/s)가 관측되었다. 이에 태풍 명명권을 가진 일본 기상청이 97W에 대해 예고 없이 16번째 태풍으로의 승격을 공식 발표한 것이다.

그러나 이 태풍은 진로 전면의 몬순 소용돌이에 진입하면서 강한 연직 시어에 노출될 것이기 때문에, 크게 발달하지 못한 채 열대성 저기압으로 강등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으로 95W와 98W는 잠재적 '17호 태풍 타파' 후보로서 계속 활동할 전망이지만, 95W는 조직 상태가 좋지 않으며 98W는 북위 30도를 넘어서면서 위치 조건이 악화된 상황이다. '타파'로의 명명 여부는 계속 지켜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