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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디(Windy)와 어스널스쿨의 태풍 경로, 올바르게 이용하기

MaGon 2019. 10. 5. 14:55

어스널스쿨 풍속 시각화 이미지
어스널스쿨에 표현된 한반도 인근 기류


윈디(Windy)와 어스널스쿨(earth nullschool)은 미국 GFS와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의 수치 모델 예측을 보기 쉬운 풍속 애니메이션 형태로 출력하여 제공한다. 이를 이용해 태풍과 허리케인 등 열대저기압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으며, 대륙고기압의 남하 및 미세먼지 분석 등에도 응용이 가능하다.

 

※윈디닷컴 : https://www.windy.com
※어스널스쿨 : https://earth.nullschool.net

 

다시 강조하지만 이 사이트들의 바람장은 미국과 유럽의 수치 모델 자료를 보기 쉽게 시각화한 것이다. 윈디나 어스널스쿨에서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예보가 아님에 유의해야 한다.

 

 

Windy 풍속 이미지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의 공식 하기비스 발생 예보(왼쪽)와 Windy에 그려진 하기비스 예측(오른쪽). Windy 이미지의 우측 하단을 보면 이것이 ECMWF(혹은 GFS) 예측임을 명시하고 있다.

 

"민간 기상전문업체 윈디닷컴은 '19호 태풍 하기비스'가 다음주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윈디가 태풍 발생을 예보했는데 기상청은 뭐하고 있나요?"

 

 

2019년 10월 5일, 19호 태풍 하기비스의 발생 예보가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 및 일본 기상청(JMA) 등에서 공식 발표되었다. 발생 가능성은 며칠 전부터 시사되고 있었는데, 그 근거는 해외 수치 모델(GFS, ECMWF 등)의 예측이었다. 그런데 이것이 호도되어 마치 '윈디'라는 민간 기상업체가 하기비스의 발생을 일찌감치 예보했던 것처럼 알려졌다. 위와 같은 반응들은 애초부터 잘못된 것이, 언급했다시피 윈디는 공신력 있는 자체 예보를 생산하는 기관이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GFS)과 유럽(ECMWF)의 수치 모델 자료는 대한민국 기상청은 물론 각국의 기상 기관에 두루 활용되고 있으며, 당연히 여기서 모의된 태풍 경로 등은 기상청도 인지하고 있다. 다만 수치 모델의 열대저기압 초기 강도 예상이 다소 미숙한 만큼, 태풍의 공식 발생 여부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기상청으로서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실제로 '19호 태풍' 및 '하기비스' 등이 처음 화제가 됐던 10월 2일, 미국 JTWC나 일본 JMA 그 어느 곳도 하기비스의 경로나 발생 가능성에 대해 별도의 정보를 발표하지 않았다. 게다가 최근 GFS는 하기비스의 바로 동쪽에서 2019년 20호 태풍 너구리의 발생까지도 모의하고 있으나 ECMWF를 이것을 부정하며, 그나마 GFS가 표현한 20호 태풍은 예상 강도가 시시각각 변한다. 이런 불안정한 예측을 공식 예보처럼 취급할 수는 없는 것이다.

 

태풍 등의 기상 예보는 GFS, ECMWF 등과 같은 단일 모델뿐만이 아닌 종합적인 요소들을 고려하여 시행된다. 윈디닷컴 등에서 제공되는 예측장은 어디까지나 참고 자료일 뿐,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질 수 없음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태풍 힌남노 Windy 이미지
2022년 9월 6일 오전 3시경 Windy에 표현된 태풍 힌남노(왼쪽)와 실제 경로도(오른쪽)

 

《2023년 7월 UPDATE》 하나 더 유의할 점은 Windy류 시각화 이미지는 어디까지나 수치 모델을 기반으로 한 "예측"일 뿐, 실제 바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즉 태풍의 진로가 궁금할 때 Windy류 이미지를 참고할 수는 있겠지만, 당장의 태풍 위치를 파악하는 용도라면 이것을 사용하면 안 된다.

 

예를 들어, 2022년 태풍 '힌남노'가 대한민국에 최접근했던 9월 6일 새벽 몇몇 커뮤니티에는 "힌남노 현재 위치"라는 제목으로 위에 첨부한 Windy 풍속 시각화 이미지가 올라왔다. 이것만 보면 마치 '힌남노'가 전라남도 여수 상륙이 임박했던 것으로 보이지만, 당시 힌남노의 실제 중심은 예상보다 진로가 동쪽으로 꺾이면서 여수 먼바다를 지나 부산을 향하고 있었다. 전술했다시피, Windy에 표현된 태풍은 실황이 아닌 모델 데이터가 기반이기 때문에 이와 같은 차이가 나타난 것이다.

 

따라서 태풍이 대한민국에 바짝 접근했을 무렵에는 Windy류의 풍속 시각화 이미지가 아닌 기상청이나 공식 예보 기관의 분석 자료를 보아야 한다. 실시간 태풍 위치는 모델이 아닌 관측소 풍향과 레이더 영상 등을 통해 추적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며, 이것이 예보 기관의 역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