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시 정보/2019

슈퍼 태풍 하기비스(HAGIBIS) 현황과 일본 태풍 전망

MaGon 2019. 10. 10. 21:46

 



제19호 태풍 하기비스(HAGIBIS)가 일본 도쿄를 향해 북상하고 있다. 이 태풍은 아주 훌륭한 위치적 여건과 높은 해수온과 열용량, 그리고 낮은 연직 시어까지 어우러지면서 순조롭게 발달했고, '5등급 슈퍼 태풍(SUPER TYPHOON)'을 달성하면서 2019년 최강의 태풍으로 등극하기에 이르렀다.

 

일본 기상청과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 등이 분석한 '하기비스'의 최성기 세력은 중심기압 915hPa / 10분 최대풍속 105KT (55m/s) / 1분 최대풍속 140KT (70m/s)의 SSHWS '5등급 태풍'이다. 무엇보다 도쿄 직격을 이틀 앞둔 10월 10일 오후 6시 시점에서도 그 세력이 쇠퇴하지 않아, 일본으로서는 큰 위협이 되고 있다.

 

태풍 하기비스의 위성 영상을 보면 매우 뚜렷한 눈과 운정 온도(雲頂溫度) 영하 70도 이하의 두꺼운 대류역을 볼 수 있다. 게다가 일본 기상청(JMA)의 크기 분류에 따르면 영향 범위가 직경 1400km에 이르는 '대형 태풍'이기도 하다. 현재 태풍은 도쿄 남쪽 약 1200km 부근 해상까지 접근했으며, 예보대로라면 이번 주말(10월 12일 오후)에 일본 시즈오카 현 이즈 반도~도쿄 인근 범위에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2019년 10월 9일 해수면 온도 분포도(JMA)와 1979년 20호 태풍 '팁' 경로도(태풍연구센터)

 

이번 2019년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주 세력권이 예년보다 북쪽에 위치하면서, 여름철 태풍은 물론 '미탁'이나 '링링'과 같은 가을철 태풍까지도 한반도 인근으로 이끌었다. 그런데 '예년보다 북쪽'이라는 것은 고기압이 일본 상공에 자리 잡을 때가 잦았음을 의미한다.

 

해수면 온도 분포를 보면, 강했던 고기압으로 인해 도쿄 남해상에는 평년보다 2도 가량 높은 해수온이 형성되었다. 10월 중순이라는 비교적 늦은 시기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높은 해수역이 '슈퍼 태풍' 하기비스의 세력 약화를 늦추는 데에 기여할 듯하다.

 

관측 역사상 최강의 태풍으로 알려진 1979년 20호 태풍 팁(TIP)은 '중심기압 870hPa'의 경이적인 위력과 '초대형'의 규모를 갖춘 채, 하기비스와 비슷한 시기(10월 중순)에 일본 본토로 북상했었다. 원래 10월 중순은 겨울로의 계절 변화와 함께 대륙 고기압의 잦은 남하 때문에 동북아시아 일대에서 열대성 저기압이 세력을 유지하기가 어렵고, '팁' 역시 낮은 수온과 건조 공기 등으로 인해 일본 상륙 시에는 중심기압 965hPa까지 약화된 바 있다.

 

'태풍 팁'은 세력 자체는 특별하지 않았지만, 초대형이라는 규모와 온대저기압으로의 성질 변화 등과 같은 요소가 겹쳐 일본에서만 100여명의 사망·실종자를 야기한 태풍이다. 일단 하기비스의 경우 미국, 일본 등 각국 예보 기관의 예측으로 미루어 상륙 시 세력이 965hPa보다는 강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하기비스 역시 '대형급' 규모를 갖췄으므로, 태풍 중심에서 다소 떨어진 지역에서도 강풍과 호우 등에 각별한 대비가 필요할 것이다.

 

 

 

일본에 있어서 19호 태풍 하기비스의 막판 변수는 도쿄가 태풍의 위험반원에 들어갈 것인지 여부다. 지난 9월 2019년 15호 태풍 파사이(FAXAI)는 일본 수도권(관동지방)을 강타한 태풍 중 최상위권으로 분류되는 태풍이었지만, 도쿄는 미묘한 차이로 가항반원에 들어갔고 태풍 피해는 진행 방향의 오른쪽, 즉 위험반원이었던 치바 현(千葉県)에 집중되었다.

 

첨부한 주요 수치 모델의 경로도를 보면 대부분의 멤버가 하기비스에 대해 도쿄 서쪽 통과를 예측하고 있지만,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는 가장 동쪽으로의 진로를 예측했다. 이는 도쿄만으로 진출했던 9월의 파사이와 유사한 경로다. 파사이는 한때 도쿄 서쪽 통과가 예상되었다가 최종적으로는 동쪽으로 치우쳤으므로, 하기비스 또한 정확한 상륙 지점은 당일(10월 12일)에나 알 수 있을 전망이다.

 

 

※참고 자료

 

10월 10일 오후 6시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의 하기비스 최신 예상도, 도쿄 동쪽 통과가 예보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