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시 정보/2019

2019년 20호 태풍 너구리 발생 예상과 21호 태풍 부알로이 전망

MaGon 2019. 10. 17. 23:36

 

 

2019년 20호 태풍 너구리(NEOGURI)가 이번 주 안에 발생할 전망이다. 10월 17일 지상일기도를 보면 필리핀 동쪽 해상의 열대저기압 21W 및 동쪽 멀리 마셜 제도 인근의 열대요란 97W 등을 볼 수 있는데,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와 일본 기상청(JMA)은 이 중 21W에 대해 '20호 태풍'으로의 발달을 공식 예보했다.

 

마셜 제도 인근의 열대요란 97W의 경우 당장의 발달이 21W보다 늦을 뿐, 양호한 주변 환경 및 위치적 조건 등에 힘입어 강력한 세력으로의 발달이 기대된다. 따라서 필리핀 동쪽 열대저기압이 20호 '너구리'로 승격한다면 이 97W는 2019년의 '21호 태풍 부알로이(BUALOI)'가 될 것이 유력하다.

 

만약 21W가 발달 부진으로 태풍 승격에 실패한다면 자연적으로 97W가 부알로이 대신 '너구리' 유력 후보가 될 것이다. 참고로 '너구리'와 '부알로이'는 각각 대한민국과 태국에서 제출한 이름으로서, 부알로이는 '태국 디저트의 한 종류'를 의미한다.

 

여담이지만 20호 너구리의 공식 발생이 예보된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그런데 10월 초 '19호 태풍 하기비스'가 발생할 무렵에도 20호 태풍 너구리가 연달아 발생할 것처럼 잘못된 정보가 넷상에 퍼진 바 있다. 그러한 정보의 대부분은 일부 모델의 신뢰도 낮은 중장기 예측장을 인용한 것이었는데, 공신력 높은 미국 합동태풍센터 및 일본 기상청 등의 실황 분석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섣부른 태풍 발생 단언은 가짜 뉴스와 다름없다. 이러한 행위는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10월 17일 북서태평양 위성 적외 영상과 해수면 온도 분포도(JMA)

 

예비 20호 태풍 너구리(21W)는 최근 들어 중심권에 두껍고 강한 대류역이 형성(T값 2.0)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21W는 육지와 근접한 발생 위치 및 높은 연직 시어 등의 요소로 인해 지난 '슈퍼 태풍 하기비스'보다 훨씬 약한 세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JTWC는 예비 너구리의 최성기 풍속이 40KT(약 20m/s)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에 남동쪽 멀리 위치한 예비 21호 태풍 부알로이(97W)는 조직 상태가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가운데, 비교적 양호한 환경과 위치적 조건에 힘입어 순조로운 발달이 전망된다. 2019년도 어느덧 10월 하순으로 접어들면서 북서태평양 해수온이 점차 낮아지고 있으나 북위 20도 이남에는 여전히 28도 이상의 해수면 온도와 높은 열용량이 갖추어져 있어, 열대저기압의 발달에 적합한 수준이다.

 

 

 

또한 CIMSS 분석 상층 유선도를 보면 겨울로의 계절 변화와 함께, 붉은색 계열로 표시된 편서풍대가 일본 오키나와 일대까지 남하한 모습이다. 해당 영역에 가까워질수록 연직 시어(SHEAR)가 급격히 증가하므로 열대저기압 특유의 수직 구조가 유지되기 어렵고, 급격한 세력 약화와 온대저기압으로의 변질로 이어진다.

 

21W보다 더 남쪽에 위치한 97W는 당분간 특별한 북상 기색 없이 미국령 괌 섬 방면으로 이동할 전망이기 때문에, 북쪽 한기와 연직 시어 등에 방해받지 않은 채 지속적 발달이 가능하다. 괌~사이판 일대는 예비 21호 태풍 부알로이(97W)의 잠재적 영향권으로 분류되는 만큼 97W의 동향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한편 예비 20호 태풍 너구리(21W)의 향후 경로는 매우 유동적인데, 이는 예비 너구리가 아열대 고기압과 편서풍대 어느 한쪽의 영향력이 애매한 위치에서 활동하고 있는 데서 비롯된다. 주변의 복잡한 지향류로 인해 현재 21W는 매우 느린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

 

21W에 대한 주요 수치 모델은 남중국해로 향하는 예측과 북동으로 전향해 일본으로 향하는 진로 등으로 구분된다. 캐나다 CMC / 미국 HWRF 등의 경로는 아열대 고기압의 세력권이 21W를 주도하면서 남중국해로 진출시키는 시나리오이며, 영국 UKM 앙상블 / GFS 앙상블 등은 21W가 편서풍대의 영향을 받아 일본쪽으로 전향하는 상황을 나타낸다.

 

일단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의 최신 예보에서는 남중국해 쪽으로의 경로 예상과 더불어 오래지 않아 소멸할 것이라는 내용이 발표되었으나, 예비 너구리가 그 이전에 일본쪽으로 방향을 꺾을 가능성도 존재하므로 상황을 계속 지켜보아야 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