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시 정보/2021

2021년 제 2호 태풍 수리개, 필리핀 접근 후 북동으로 전향할 듯

MaGon 2021. 4. 13. 22:48

'태풍 수리개'로의 승격이 임박한 02W의 모습(JMA HIMAWARI)


2021년 제 2호 태풍 수리개(SURIGAE)가 내일 중 발생할 듯하다. 4월 13일 북서태평양 위성 영상을 보면, 필리핀 동쪽 해역(야프 섬~팔라우 일대)에서 대류 활동이 대단히 활발하게 진행되는 예비 태풍 수리개(02W)의 모습을 관측할 수 있다.

특히 해양과 상공의 양호한 환경에 힘입어, 최근 수시간 동안은 예비 태풍의 조직 상태가 급격히 개선되고 있다. 일본 기상청(JMA)의 공식 예보 및 미국 / 유럽의 주요 수치 모델의 예측에 따르면, 이번 태풍은 중심기압 940hPa / SSHWS 4등급 이상의 세력을 달성할 전망이다.

참고로 '수리개'라는 이름은 북한에서 제출했으며, 수리의 한 종류(솔개)를 의미한다. 앞서 2015년의 22호 태풍 무지개가 중국 남부에 큰 피해를 미침에 따라 '무지개'라는 이름이 제명되었고, '수리개'로 대체되었다. 이번 2호 태풍이 '수리개'라는 이름이 쓰이게 될 첫 태풍이다.

 

 

북서태평양 해수면 온도 분포(JMA, 왼쪽)와 HIMAWARI 수증기 영상(오른쪽)


1호 태풍 두쥐안이 약한 강도로서 2월 말 소멸한 이래, 북서태평양에는 이렇다 할 열대저기압 활동이 없었다. 때문에 필리핀 민다나오 섬 동쪽 해역은 태풍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높은 해수온'이 보존된 상태다.

 

또한 낮은 연직 시어와 전방위로 진행되는 발산류가 예비 태풍 수리개의 발달을 촉진시키는 데다, 건조역이 북쪽으로 다소 떨어져 있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수리개는 순조롭게 발달해, 전술했다시피 강력한 세력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4월 중순이라는 시기적인 한계로 인해 북위 15~20도 영역부터는 급격한 쇠퇴가 불가피하며, 현재 예측대로라면 동북아시아 일대에는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할 것이다.

 

 

주요 수치 모델의 예상 경로도(왼쪽)와 JMA 500hPa 일기도(오른쪽)


2호 태풍 수리개는 첨부한 주요 수치 모델의 예측을 보다시피, 비교적 일찍 전향하여 태평양 먼바다를 북동진하는 경로가 굳어지고 있다. 발생 초기에는 필리핀 상공에 자리 잡은 아열대 고기압(500hPa 일기도의 하늘색 선) 주변의 동풍류에 이끌려 느리게 서진하겠지만, 차후 해당 고기압의 약화와 함께 상공의 서풍류가 점차 강해지면서 태풍의 북동 전향을 이끌 것이 유력하다.

다만 유럽 ECMWF / ECMWF 앙상블의 시나리오처럼 북동 전향 시점이 늦춰질 경우, 필리핀으로서는 위협이 될 수 있다. 이 즈음이면 태풍의 세력이 최성기에 근접해 있을 가능성이 높은 데다, 수치 모델이 예측하는 태풍의 규모가 제법 크기 때문에 중심권이 비껴가더라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010년 이후의 엘니뇨~라니냐 발생 추이. 붉은색은 엘니뇨, 하늘색은 라니냐를 나타낸다(JMA)

 

한편 작년(2020년) 하반기부터 지속된 라니냐 현상은 거의 해소되는 추세이며, 올해 여름에는 종식될 것으로 예측된다. 작년의 경우 라니냐로 인해 북서태평양 태풍의 발생 위치가 서쪽으로 편중되는 경향이 있었고 발생 수의 감소(23개)로도 이어졌다. 올해는 좀 더 먼바다에서의 태풍 발생과 함께 발생 수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