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강의 4월 태풍으로 등극했던 '2호 태풍 수리개'의 소멸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북서태평양이지만, 최근 들어 대류 활동이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지상 일기도를 보다시피 미국령 괌 섬 남동쪽 해상과 필리핀 민다나오 섬 동쪽에서 각각 열대저기압(04W, 90W)이 발생했는데, 이들 모두 태풍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으며 특히 04W의 경우 '3호 태풍 초이완(CHOI-WAN)'으로의 승격이 확실시되고 있다.
04W는 별도의 기관인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가 부여한 번호이며, 공식 태풍 명명권(命名權) 가진 일본 기상청(JMA)은 04W에 대해서만 태풍 발생 예보를 발표했다. 상대적으로 발달이 더딘 90W(임시번호로서 90~99W가 순차적으로 사용된다)는 아직 감시 단계에 머물러 있다.
예보에 따르면 04W는 내일(5월 31일) 중 태풍으로 인정될 것이며, 90W는 후발 주자로서 4호 태풍 고구마(KOGUMA) 유력 후보라 할 수 있겠다. '초이완'은 홍콩에서 제출한 이름이며, '채운(彩雲)'을 의미한다.
위성 영상(JMA HIMAWARI)에서 04W와 90W의 모습을 보면, 04W의 경우 중심권에 강력한 대류역이 형성되고 있는 반면 90W는 매우 미성숙한 부분이 엿보인다. 위성 해석에서도 이것이 반영되어, 04W가 T2.0 / 90W가 T1.0 미만(강도 판정 불가)으로 분석되면서 대조를 이루고 있다.
북서태평양 저위도 일대의 해수면 온도가 열대저기압에 매우 적합한 수준인 가운데, 04W와 90W의 향후 발달에는 해수온 외에 연직 시어 및 건조 공기 등과의 상호 작용 여하가 관건이 될 것이다.
예비 3호 태풍 초이완(04W)는 북상하면서 필리핀 루손 섬 동쪽의 건조 공기(황색 영역)와 마주할 전망이므로 TY급(최대풍속 65KT 이상)까지 도달할 가능성이 낮게 평가되며, 90W는 당장의 조건이 좋지는 않지만 '태평양 먼바다'라는 위치적인 이점이 있기 때문에 동향을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다.
예비 3호 태풍 초이완(04W)의 예상 경로는, 아열대 고기압의 확장 및 2개 태풍 후보의 발달 여하 등의 다양한 변수로 인해 유동성이 제법 크다. 각국의 주요 수치 모델은 필리핀 상륙~관통(미해군 NAVGEM, COTC)부터 빠른 북동 전향 후 일본 남해상(유럽 ECMWF, 일본 GSM, 캐나다 CMC 등)에 이르는 광범위한 진로를 모의하고 있다.
대체적인 방향성은 필리핀 상륙 이전의 북동 전향을 시사하며, 일단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의 공식 예보는 3호 태풍 초이완이 필리핀에 상륙하지 않는 시나리오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필리핀 영향 정도를 확실히 가늠하기 위해서는 상황이 좀 더 진전되어야 할 듯하다.
*6월 2일 오후 7시 50분 UPDATE*
5월 31일 공식 발생한 3호 태풍 초이완은 당초 유력했던 필리핀 동해상 북상이 아닌, 중부권을 관통하는 경로를 밟으면서 현재 마닐라 남쪽을 통과 중이다. 이는 초기 수치 모델 예측에서 미해군 NAVGEM이 모의했던 진로와 유사하다.
육지와의 마찰과 부정적인 상층 환경 등의 요인으로 인해 초이완은 발생 이래 거의 발달하지 못하였으며, 향후 루손 섬을 통과한 뒤 대만 남쪽 해상에서 소멸(열대저기압으로 약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필리핀으로서는 태풍에 동반된 호우 등에 주의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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