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제 7호 태풍 무란(MULAN)이 오늘 오후 3시경 발생했다. 발생 위치는 남중국해 북부 중국 하이난 섬 남서쪽 해상으로서, 현재 호우가 계속되고 있는 한반도와는 멀리 떨어져 있다.
이 태풍은 앞서 발생한 5호 송다, 6호 트라세 등과 마찬가지로 몬순 저기압의 성질을 갖고 있는데, 이에 따라 태풍은 대단히 불규칙하고 어설픈 형태로 조직되었다. 현재 태풍의 세력은 중심기압 996hPa / 최대풍속 18m/s(35KT)에 불과하며,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는 이것을 '태풍'으로 인정하지도 않고 있다.
위성 영상을 보면 태풍 '무란'에 동반된 대류역이 남중국해부터 중국 대륙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펼쳐져 있으나, 그 형태가 체계적이지 않아 태풍 특유의 소용돌이와는 거리가 멀다. 게다가 위치적인 여건도 좋지 않기 때문에 별다른 추가 발달도 없을 가능성이 높다. 머지않아 중국 하이난~베트남 일대에 상륙하면서 소멸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일본 도쿄 남쪽 먼 바다에서 북상 중인 열대요란 90W는 미국 JTWC와 일본 기상청 등이 동향을 주시하기 시작했다. 부정적 상층 환경으로 인해 향후 발달 전망이 밝지는 않지만, 높은 해수온에 힘입어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만일 이것이 태풍으로 승격한다면 '8호 태풍 메아리'로 명명될 예정이다.
※무란 : 중국에서 제출한 이름. 목란(꽃의 한 종류)을 의미한다.
현재 북서태평양 중층 기압계(유선도)를 보면, 일본 도쿄 동쪽 해역에 주력을 둔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권(시계방향 회전)이 폭넓게 확장하여 동-서 고압대를 이루고 있다. 해당 고압대의 영향력이 약한 남중국해 일대에서는 7호 태풍 무란이 발생했고, 한반도 중부 지방의 경우 고기압/북쪽의 비교적 찬 공기 간의 경계선이 된 형국이다.
대한민국은 이 고기압 경계선을 기준으로 폭우와 폭염이 엇갈렸다. 수도권 지역에 많은 비가 내리는 동안 고기압의 세력권 내에 해당하는 영호남 지방에서는 폭염 특보가 발령되면서 극명하게 대조되는 모습이다.
지상일기도를 보면 대한민국 수도권 상공에 전선대(前線帶)가 위치한다. 통상적인 장마전선의 경우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권이 날마다 변동되면서 소강 상태에 접어들거나 잠시 물러나기도 하지만, 이번에는 북쪽의 찬 공기와 남쪽의 고기압이 한치도 양보할 기색 없이 강대강의 대치를 벌이고 있다.
2022년 8월 8~9일의 서울~인천 지역 '물폭탄'은 위와 같은 상황에서 아주 두껍고 강력한 비구름대가 만들어진 결과라 할 수 있겠다. 특히 8월 8일 밤 서울 동작구에서는 1시간 강수량 141.5mm / 일강수량 381.5mm가 기록되었는데, 이는 서울 기상 관측 사상 역대 1위에 해당하는 폭우였다. 그야말로 '물폭탄'이 쏟아졌던 것. 다만 동작구의 강수량은 AWS(자동기상관측시스템) 기록으로서, 비공식으로 취급된다.
서울에서는 1907년부터 기상 관측이 시작되었고, 1시간 강수량은 1942년 8월 5일 기록된 118.6mm가 공식 역대 1위 기록이다. 8월 8일 서울 강남 일대에 쏟아진 비는 115년을 통틀어 가장 맹렬했다고 할 수 있다. 참고로 대한민국 전체를 놓고 보면, 1시간 강수량은 145.0mm(1998년 7월 31일, 순천시), 일강수량은 870.5mm(2002년 8월 31일, 강릉시)가 공식 역대 1위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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