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시 정보/2023

2023년 7호 태풍 란(LAN) 예상 경로와 8호 태풍 후보 '허리케인 도라' 전망

MaGon 2023. 8. 8. 23:20

8월 11일 허리케인 도라 위성 영상8월 11일 태풍 란 각국 예상 경로도
8월 11일 북서태평양 위성 영상(JMA)과 태풍 란의 각국 예상 경로도

 

《8월 11일 오후 8시 40분 UPDATE》

 

7호 태풍 란은 일본 본토 어딘가에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8월 11일 갱신된 각국의 수치 모델을 보면 모든 모델이 일본 상륙을 예측한 상황이다. JTWC 분석에 따르면 현재 '란'의 세력이 중심기압 936hPa / 1분 최대풍속 115KT(약 60m/s)에 달할 정도로 강력하기 때문에, 일본으로서는 상당한 위협이다. 아직 상륙 지점이 특정되지는 않은 만큼 동향을 계속 주시해야 할 듯하다.

 

한편, 저 멀리 멕시코 인근에서 발원한 허리케인 도라(DORA)는 동태평양과 미국 하와이 섬 남해상을 통과한 뒤 현재는 서경 176도에 이르렀다. 예보대로라면 내일(8월 12일) 중 180도선을 넘어 북서태평양으로 월경(越境)할 전망인데, 이 경우 해당 허리케인은 '8호 태풍 도라'로 바뀌게 된다.

 

위성 영상을 보면 비록 크기는 작지만 대칭적인 형태와 함께 두꺼운 대류역을 동반한 허리케인 도라의 모습이 확인되는데, 3일 전에 비해서는 세력이 조금 약화되었다. 현재 세력은 중심기압 961hPa / 1분 최대풍속 105KT(약 55m/s)의 SSHWS '3등급'이며, 강한 연직 시어와 건조 공기 등의 영향으로 인해 한반도나 일본까지는 접근하지 못한 채 해상에서 소멸할 가능성이 높다.

 

참고로 당초 순서상 8호 태풍 이름이었던 '사올라(SAOLA)'는 도라의 갑작스런 출현 때문에 순번이 밀렸다. 따라서 9호 태풍 '사올라'가 될 예정이다.

 

 


 

 

2023년 7호 태풍 란 위성 영상
북서태평양 위성 영상에서 태풍 카눈과 란의 모습(8월 8일 오후 10시경, JMA HIMAWARI)

 

2023년 제 7호 태풍 란(LAN)이 8월 8일 오전 9시를 기해 발생했다.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권이 동북아시아 일대로 확장하는 가운데 북위 25도 이남에서는 열대 수렴대(ITCZ)의 대류 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났고, 이것이 태풍 '란'의 발생으로 이어졌다.

 

위성 영상을 보면 대한민국 남해안으로 북상하는 6호 태풍 '카눈'과 일본 도쿄 남동쪽 먼바다에 위치한 '란'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카눈은 중심권이 상대적으로 부실(얼핏 보면 태풍 특유의 '눈 구조'처럼 보이지만 눈이 아니다)한 대신에 대칭적인 형태를 이루고 있는 반면, '란'은 중심권의 두터운 대류역을 기반으로 점차 발달하는 모습이다.

 

'란'의 경우 발생 위도(약 24도)가 평균적인 태풍에 비해 조금 높긴 하지만, 주변에 낮은 연직 시어와 높은 해수온 등이 갖추어져 있어 발달 조건은 저위도 못지않다. 따라서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와 일본 기상청 모두 무난한 발달을 예상하고 있으며, 중심기압 950hPa 이하, SSHWS '2등급' 이상(1분 최대풍속 85KT 이상)의 세력 달성이 기대된다.

 

※란 : 미국에서 제출한 이름. 마셜 제도 원주민어로 "폭풍"을 의미한다.

 

 

7호 태풍 란 각국 예상 경로도2023년 8월 7일 북서태평양 해수면 온도
태풍 '란'의 각국 모델의 예상 경로도(왼쪽)와 북서태평양 해수면 온도 분포도(JMA)

 

7호 태풍 '란'은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의 북서 지향류(指向流)를 따라 진행할 것이다. 해당 고기압의 확장이 어느 정도일지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란'의 진로는 매우 유동적이며,

 

각국의 수치 모델은 일본에 상륙하는 경로(영국 UKM / 유럽중기예보센터 ECMWF / 미국 GFS) / 상륙 없이 일본 도쿄 동해상을 북동진하는 경로(GFS 앙상블 / 캐나다 앙상블 / 미해군 NAVGEM) / 일본 남해상을 서진하는 경로(캐나다 CMC)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나리오를 모의하고 있다.

 

일단 현재로서는 "태풍 란이 일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정도로만 판단할 수 있는데, 카눈이 그랬듯이 예상 경로는 향후 바뀔 수 있으므로 며칠 더 동향을 지켜봐야 한다. 태풍이 최성기를 맞이할 무렵이면 고기압의 세력 예측도 안정되면서 진로의 유동성이 줄어들 것이다.

 

 

하와이 허리케인 도라 위성 영상8호 태풍 도라 각국 예상 경로도
허리케인 도라 위성 영상(NOAA)과 각국 모델의 허리케인 도라 예상 경로도

 

한편 미국 하와이 섬 남쪽 먼 바다에서는 허리케인 도라(DORA)가 시속 35km/h의 제법 빠른 속도로 서진하고 있다. '도라'는 무려 멕시코 앞바다에서 발생한 허리케인으로, 거의 북상하지 않은 채 서진을 계속하여 하와이까지 진출한 것이다. 서두에서 언급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최근 며칠 동-서로 아주 길게 뻗으면서 그 세력권이 일본 동해상~미국 캘리포니아 먼바다에 이르렀고, 허리케인 '도라'를 계속 서쪽으로 이끌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허리케인 센터(하와이 CPHC)의 공식 예보 및 각국 수치 모델의 예측에 따르면, '도라'는 8월 11~12일 사이 경도 180도선을 넘어 북서태평양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허리케인이 북서태평양으로 진입할 경우 '태풍'으로 인정되며, '허리케인 도라'는 '8호 태풍 도라'로 대체된다.

 

'도라'의 8월 8일 오후 9시(한국시간) 기준 세력은 중심기압 953hPa / 1분 최대풍속 115KT(약 60m/s)의 SSHWS '4등급'에 달하지만, 향후 발달 전망은 좋지 않다. 경도 180도 인근의 해수온이 그리 높지 않은 데다 강한 연직 시어까지 존재하므로, '8호 태풍 도라'가 될 무렵에는 세력이 크게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다수의 수치 모델은 태평양 한가운데에서의 소멸을 모의하고 있기 때문에 동아시아 일대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