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9호 태풍 사올라, 10호 태풍 담레이 예상 경로와 전망

북서태평양 위성 영상에서 관측된 태풍들의 모습(JMA HIMAWARI, 8월 24일)

2023년 제 9호 태풍 사올라(SAOLA)와 10호 태풍 담레이(DAMREY)가 연속으로 발생할까? 태풍의 명명권(命名權)을 가진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오늘 오후 3시를 기해 '사올라'가 공식 발생했고, 내일(8월 25일)은 담레이까지 발생할 것으로 예보되었다. 북서태평양 위성 영상을 보면 저위도 대류 활동이 매우 활발한 가운데, 필리핀 인근의 '사올라'와 괌 북동쪽에 위치한 열대저기압 08W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원래 열대요란 단계에서의 조직화는 더 먼바다에서 발생한 08W가 더 빨랐지만, 후발 주자였던 필리핀 동해상의 열대저기압 09W가 빠르게 발달하면서 '사올라'가 될 수 있었다. 특히 각국 수치 모델은 08W, 09W에 이어 괌 인근의 대류역(연두색 원)의 발달까지도 모의하고 있는데, 이것이 명명될 경우 11호 태풍 '하이쿠이'가 된다.

 

*사올라 : 베트남에서 제출한 이름. 베트남에서 발견된 희귀 동물의 이름이다.

*담레이 : 캄보디아에서 제출한 이름. '코끼리'를 의미한다.

 

 

사올라의 위성 영상(JMA)과 각국 수치 모델의 예상 경로도

 

9호 태풍 사올라는 위성 영상을 보다시피 강력한 대류운과 대칭적인 형태를 갖추어나가고 있다. 이 일대는 해수면 온도(SST)와 해양 열용량(OHC)이 매우 높은 수준인 데다, 연직 시어도 강하지 않기 때문에 사올라의 급격할 발달을 이끌 것이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는 사올라가 1분 최대풍속 120KT(약 60m/s)의 SSHWS 4등급 태풍이 될 것으로 예보했다.

 

태풍 사올라의 예상 경로는 대단히 유동적으로, 주변의 복잡한 기압배치로 인해 기이한 진로가 예측되고 있다. 당장은 남중국해에 자리잡은 아열대 고기압 가장자리의 북풍류를 타고 남진(南進)한 뒤, 다음 주에는 세력을 다시금 확장하게 될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을 받기 시작하면서 방향을 180도 바꾸어 북상한다는 것이다.

 

각국의 주요 수치 모델의 예측을 보면, 사올라의 이러한 움직임이 반영됨에 따라 마치 거미줄 같은 진로를 모의한 모습이다. 유럽 ECMWF / 영국 UKM 앙상블 / 미국 GFS 등 다수의 모델이 사올라의 남중국해~대만행을 지향하며, 일본 GSM / 캐나다 CMC 앙상블과 같은 비교적 소수 모델이 동중국해 북상 경로를 시사하고 있다. 일단 현재로서는 이 태풍이 대한민국으로 북상할 가능성은 낮다고 할 수 있지만, 상황 변화를 계속 지켜봐야 할 것이다.

 

 

예비 10호 태풍 담레이(08W)의 위성 영상, 500hPa 일기도(JMA)와 미국 JTWC의 예보도

 

한편 10호 태풍 '담레이'로의 승격이 예보된 08W는, 발달에 부정적인 상층 환경(상층 수렴역에 의한 건조 공기 유입)으로 인해 좀처럼 형태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위성 영상을 보면 하층 수렴역이 대류역 바깥에 노출된 비대칭적인 형태(T1.5)를 띄는 모습이다. 얼핏 보면 구름들이 중심을 감싼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중심은 주황색 원 내에 위치하며, 향후의 발달 전망도 어둡다.

 

500hPa 일기도를 보면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권(하늘색 원)이 예비 담레이(주황색 원)의 북쪽에 자리잡고 있는데, 해당 고기압은 중국 내륙에서 접근하는 상층 기압골(갈색 원)의 접근으로 인해 동쪽으로 밀려날 예정이다. 그리고 예비 태풍 담레이는 밀려나는 고기압의 가장 자리를 따라 북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서는 미국 JTWC, 일본의 공식 예보와 수치 모델의 예상 경로가 거의 일치하므로 변동성이 적다. 9호 태풍 사올라의 진로가 매우 유동적인 것과는 대조적인 상황이다. 따라서 태풍 담레이는 일본 동해안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친 뒤 소멸할 가능성이 높다.

 

 

북서태평양 건조 공기 강조 영상과 해수면 온도 분포도(J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