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태풍/주요 사례

0418 태풍 송다 - 일본 전역을 휩쓴 대형 태풍

MaGon 2014. 6. 6. 16:20


Typhoon 22W SONGDA; 2004년 제18호 태풍 송다


  • 최저 기압 : 925hPa
  • 최대 풍속(JTWC 해석) : 125KT
  • 대 풍속(JMA 해석) : 50m/s (95KT)








1. 개요


2004년에 일본 본토에 상륙한 총 10개의 태풍 중에서 가장 강했던 태풍이다. 북서태평양의 저위도 해역의 마셜 제도 내에서 발생, 서진하는 동안 일본 기상청(JMA) 해석 925hPa/95KT(50m/s)의 강도 "매우 강",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 해석 125KT의 SSHS "4등급 태풍" 세력으로 최성기를 맞이했다. 이 세력은 태풍이 오키나와 섬 근해에 도달할 무렵까지도 유지되었으며, 이에 따라 송다는 오키나와 제도 본 섬에 직접 영향을 준 최강급의 태풍으로 기록되었다. 


태풍은 오키나와 섬 통과 후 동중국해를 진행하면서 세력이 조금 약화되긴 했지만 큐슈 상륙 시까지 중심기압 940hPa대를 유지했을 정도로 완고한 모습을 보였다. 큐슈 상륙 이후 동해상을 가로질러 홋카이도 부근에서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되었는데, 상륙 시 태풍의 크기가 "대형"이었던 데다 경로상 일본 전역이 태풍의 위험 반원에 해당했기 때문에 피해 지역이 매우 광범위했으며 보기 드문 온대저기압 재발달까지 겹치면서 바람으로 인한 피해가 컸다.




2. 최저해면기압 924.4hPa



WTPQ20 RJTD 050600 RSMC TROPICAL CYCLONE ADVISORY NAME TY 0418 SONGDA (0418) ANALYSIS PSTN 050600UTC 26.3N 128.2E GOOD MOVE NW 08KT PRES 935HPA MXWD 090KT 50KT 130NM EAST 110NM WEST 30KT 350NM EAST 300NM WEST FORECAST 24HF 060600UTC 28.0N 127.0E 80NM 70% MOVE NNW SLOWLY PRES 940HPA MXWD 085KT 48HF 070600UTC 31.5N 128.5E 150NM 70% MOVE NNE 09KT PRES 945HPA MXWD 085KT 72HF 080600UTC 42.0N 137.0E 300NM 70% MOVE NNE 31KT PRES 960HPA MXWD 075KT =



일본 기상청(JMA) 베스트 트랙에서는 태풍 송다가 오키나와 섬에 접근/통과했을 시의 세력이 925hPa / 95KT(50m/s)로 되어 있지만 원래 속보로 해석된 세력은 인용된 당시 예보 전문을 보다시피 935hPa / 90KT(45m/s)였다. 


상황을 돌이켜 보면 송다가 오키나와 섬에 최접근했던 2004년 9월 5일 당시 JMA는 태풍 영향에 따라 1시간 단위로 태풍 정보를 갱신하고 있었는데, 태풍의 중심이 아직 섬에 도달하기 전인 오후 5시경에 관측된 오키나와 현 나고 시의 해면기압이 예상 외로 낮게 나오자(935.1hPa) 해석 중심기압을 935hPa에서 930hPa로 낮추었다. 


그러나 이를 비웃듯이 나고 시의 기압은 930hPa대에 그치지 않고 오후 6시에 926.0hPa까지 떨어진 것에 이어 오후 6시 28분에는 924.4hPa로 최저값을 기록했다. 이에 JMA가 1시간 후의 통보문에서 태풍의 중심기압을 930hPa에서 925hPa로 다시 발표하니, 태풍이 발달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매시간마다 통보문 상의 기압이 5hPa씩 떨어지는 기이한 광경을 볼 수 있었다. 924.4hPa은 오키나와 제도 내 관측 사상 최저기압이다. 


한편, 이때 해석된 925hPa이라는 중심기압은 당시 약간의 논란을 낳기도 했다. 나고 시에서 관측된 최저해면기압이 925hPa보다 낮았던 데다 해당 기압이 관측되었을 무렵의 평균풍속이 10m/s 이상으로 꽤 높은 편이었으므로 중심기압이 보다 더 낮아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기 때문. 그러나 이는 베스트 트랙에 적용되지 않았고 중심기압 925hPa은 그대로 유지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이 태풍의 사례가 JMA에게 있어서 2012년의 15호 태풍 "볼라벤"의 세력 해석에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볼라벤은 송다와 마찬가지로 크기 분류상 "대형"의 태풍이었으며 오키나와 섬 접근 시의 위성 해석 T값 또한 5.5 안팎으로 두 태풍은 비슷한 점이 많았다. 


다소 상이했던 부분이 바로 속보로 해석된 세력으로, 송다가 935hPa / 90KT(45m/s)에 그쳤던 것에 비해 볼라벤은 910hPa / 100KT(50m/s)에 이르렀다. 원래 5.5라는 T값은 930hPa대의 기압에 대응하는 경우가 많지만 앞서 세력 해석이 크게 빗나갔던 송다의 사례가 있었기 때문에 볼라벤은 일종의 보정을 받아 930hPa보다 훨씬 낮은 910hPa로 해석되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볼라벤의 경우는 과감한 보정이 결국 독이 되었지만 말이다. (과거 사례 : 볼라벤 포스트 참조) 참고로 별도의 예보 기관인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의 속보 해석에서는 두 태풍의 세력이 동일(최대풍속 115KT)했다. 








3. 큐슈 상륙, 온대저기압 재발달


태풍 송다는 9월 7일 오전 9시에 큐슈 북부 나가사키 현에 상륙했다. 오키나와에서 맹위를 떨친 뒤 동중국해에서 그 기세가 꺾임에 따라 상륙 시 세력은 최성기 세력에서 다소 약화된 945hPa / 75KT(40m/s)로 해석되었지만 위도를 감안하면 선방했다고도 볼 수 있었다. 중심기압 945hPa 이하의 태풍이 일본 본토에 상륙한 것은 1993년 이래 약 11년 만이었을 정도. 


여기에 태풍의 영향 범위가 매우 컸기 때문에 일본 본토 대부분이 직접 영향권에 들어가면서 각지에서 기록적인 바람이 불었다. 히로시마에서 관측 사상 최고인 최대순간풍속 60.2m/s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50m/s 이상을 관측한 곳이 속출했으며 태풍 중심으로부터 약 500km 떨어져 있었던 도쿄에서도 최대순간풍속 33.5m/s가 관측되었다. 


사실 송다는 풍속만을 놓고 보면 앞서 8일 전인 8월 30일에 950hPa / 80KT의 세력으로 큐슈 남부에 상륙한 16호 태풍 "차바"보다 약했던 태풍이었다. 그러나 진행 속도가 20~40km/h에 머물렀던 차바에 비해 송다는 진행 속도가 60~90km/h에 달하면서 위험 반원의 풍속이 대폭 증대되었으며 동시에 세력 유지 측면에서도 이점을 얻었기 때문에 종합적인 영향력에 있어서 최강급의 태풍으로 변모했다. 


특히 송다의 경우 이 대단히 빠른 진행 속도가 서두에서 잠깐 언급했던 "온대저기압 재발달"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는데, 당시 동해 상공에 위치하고 있던 한랭저기압을 향해 태풍에 동반된 남쪽의 습하고 따뜻한 공기가 급격히 유입되는 형국이 되면서 온대저기압이 발달하기 매우 용이한 환경이 조성되었고, 이에 힘입어 낮은 해수면 온도로 인해 한때 970hPa까지 약화되었던 송다는 온대저기압화 과정을 거치는 동안 일본 홋카이도 인근 해상에서 960hPa까지 재발달하기에 이른다. 이로써 홋카이도 일대에서는 태풍이 처음 상륙했던 큐슈 못지않은 최대순간풍속 50m/s 이상의 강풍이 관측되었다. 


본래 홋카이도는 태풍의 영향이 드문 곳으로, 이 지역 풍속 기록의 대부분은 겨울철의 온대저기압에 의한 것이었지만 이때의 강풍이 얼마나 대단했던지 이전까지 겨울철의 온대저기압이 갖고 있었던 풍속 상위 기록을 거의 갈아치웠다. 진행 속도가 태풍의 영향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준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