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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니뇨/라니냐 현상과 태풍

MaGon 2014. 5. 24. 15:32





첨부 이미지는 1997년의 13호 태풍 위니의 모습이다. 엘니뇨 현상이 두드러졌던 1997년에 발생한 이 태풍은 최성기 세력이 일본 기상청(JMA) 해석으로 915hPa/100KT(50m/s)의 강도 "매우 강".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 해석 140KT의 SSHS "5등급 태풍"에 이르렀으며, 특히 강풍역 직경이 약 2350km에 달하면서 관측 사상 가장 크기가 컸던 태풍으로 기록되었다. 흔히 말하는 "슈퍼 태풍"의 전형.


서두에서 해당 태풍을 소개한 이유는 올해 역시 1997년과 마찬가지로 엘니뇨 발생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각국 기상 기관의 예측에 의하면 이번 엘니뇨는 여름에 시작되어 가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 이미 여러 언론을 통해 소개가 되기도 했다. 엘니뇨는 태평양의 수온과 관계된 현상이므로 열대저기압(태풍)의 활동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주는데, 평년과 비교해 대체로 아래와 같은 특징이 나타난다.


① 태풍 발생 수가 조금 적어지는 경향이 있다.

② 태풍의 발생 위치가 동쪽으로 치우치는 경향이 있다.

③ 태풍의 최성기 세력이 강해지는 경향이 있다.

④ 태풍의 수명이 길어지는 경향이 있다.



태풍 위니는 위 요소들이 잘 반영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엘니뇨가 발생할 경우 동태평양 저위도 해역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지면서 아열대 고기압 및 저위도 대류역의 주력이 평년에 비해 동쪽에 위치하게 된다. 이에 따라 태풍의 발생 위치가 전체적으로 보다 더 동쪽, 즉 육지에서 더 먼 바다로 옮겨지면서 해당 특징들이 관측되는 것이다. 태풍 발생 수가 줄어드는 것은 엘니뇨로 인해 태풍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해역인 필리핀 동쪽 해상의 해수면 온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데에 원인이 있다.


한편, 엘니뇨와는 반대로 동태평양 저위도 해역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아지는 현상인 라니냐 발생 시에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나타난다. 서태평양의 수온이 평년보다 높아지면서 태풍의 발생 위치가 보다 더 서쪽, 즉 보다 더 육지에 가깝게 옮겨진 데에 따른 결과이다.


① 태풍의 발생 위치가 서쪽으로 치우치는 경향이 있다.

② 태풍의 수명이 짧아지는 경향이 있다.



다만 유의해야 할 점은 위에서 설명한 엘니뇨/라니냐 기간 동안의 열대저기압 활동 변화는 어디까지나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할 뿐, 항시 나타나는 특징이 아니라는 것이다실제로 가장 최근에 엘니뇨가 발생한 연도인 2009년의 열대저기압 활동은 비교적 평범한 편이었다. 또한 엘니뇨/라니냐 현상은 한반도 영향 태풍과는 별다른 연관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