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시 정보/2017

2017년 14호 태풍 파카르 예상 경로와 중부 지방 호우 분석

MaGon 2017. 8. 24. 20:35





2017년의 14번째 태풍, 파카르(PAKHAR)가 곧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필리핀 루손 섬 동쪽 약 450km 부근 해상에 열대저기압 96W가 위치하고 있으며, 북서태평양 지역특별기상센터(RSMC)를 맡고 있는 일본 기상청은 해당 96W에 대해 '24시간 내 태풍 발달'을 공식 발표한 상황이다. 루손 섬 동쪽 해역은 전통적으로 강력한 태풍들이 출현하는 곳으로서, 지금도 높은 해수면 온도/해양 열용량과 양호한 상층 환경 등 열대저기압의 발달에 유리한 조건들이 갖추어져 있다.


다만 열대저기압 96W가 8월 25~26일 사이 필리핀 루손 섬 북부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 부분이 향후 발달에 지장을 초래할 전망이다. 루손 섬 북부에는 해발 2000m 이상의 높은 산지가 존재하며, 이는 태풍(열대저기압)에게 치명적이다. 최근 중국 홍콩을 강타한 13호 태풍 하토(HATO)의 경우 대만과 루손 섬 사이(루손 해협)를 통과하면서 무난하게 발달할 수 있었던 반면, 예비 14호 태풍 파카르(96W)는 악조건에 직면한 것이다. 만일 96W가 태풍으로 발달하지 못한 채 루손 섬에 상륙한다면 '14호 태풍 파카르'의 발생이 예상보다 다소 늦어질 것으로 판단된다.


'파카르'는 동남아시아 라오스에서 제출한 이름이며, 메콩강에 서식하는 민물고기 중 하나를 의미한다.







500hPa 일기도를 보면 중국 내륙부터 동중국해~일본 열도 남해상에 걸쳐 아열대 고기압의 세력권이 폭넓게 형성된 모습이다. 예비 14호 태풍 파카르는 해당 고기압 남쪽의 동풍류를 따라 서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한편으로 한반도의 북쪽으로는 한기를 동반한 한랭저기압이 위치하며, 24일 오전에는 중국 내륙으로부터 하층의 '습한 난기'가 한반도로 유입됨에 따라 중부지방 곳곳에 적지 않은 비가 내렸다.


여기서 '습한 난기'에 대해, 언론 등에서는 13호 태풍 하토로부터 유입되는 수증기라고 설명했으나 사실 이번 비는 태풍 하토와는 연관성이 크지 않았다. 하토는 중국 상륙 후에도 제법 형태를 유지한 채 내륙 깊숙이 진출했는데, 태풍이 중국 상륙 후 완전히 와해되었다면 수증기가 보다 순조롭게 유입될 수 있었겠지만 실제는 그렇지 못했던 것이다. 오늘 수도권에 내린 비가 당초 기상청이 예상했던 수준(최고 200mm)에 미치지 못했던 것은 태풍으로부터의 수증기가 미미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잠시 주제가 샜는데 다시 14호 태풍 파카르 관련으로 돌아오면, 전술한 아열대 고기압의 세력권은 당분간 견고하게 유지될 전망이다. 따라서 루손 섬 동쪽에 위치한 예비 14호 태풍 파카르는 고기압에 막혀 동중국해로는 북상하지 못하고 계속 서진하여 남중국해로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적인 예상 경로가 13호 태풍 하토와 꽤 유사하기 때문에 하토의 직격탄을 맞았던 중국 홍콩·마카오로서는 당연히 태풍 파카르도 요주의 대상이다. 그런데 이번 태풍은 루손 섬 산지의 영향으로 인해 세력이 하토보다 약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 각국 주요 수치 모델의 진로 예측을 보면 하토에 비해 조금 남쪽으로 치우친 경로가 우세하다. 이로 미루어, 홍콩 일대에 대한 '14호 태풍 파카르'의 영향력은 앞선 하토보다는 덜할 것으로 보인다.